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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Apr 14. 2023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앵무새의 부활>.

Eduardo Galeano (1940~2015). 

에두아르도 갈레아노가 쓰고 안토니오 산토스가 그린 <앵무새의 부활>을 오랜만에 읽었다. 2014년 8월 16일에 구입해 읽었으니 거의 9년 만이다. 어제 아침에 달력을 보며 '오늘 무슨 날인데' 생각을 하다가 플래너에 뭔가 적어둔 거 같아 펼쳐보니 마침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기일이었다. 그는 2015년 4월 13일에 사망했다.


나는 그의 이름을 2013년 5월 17일에 처음 들었다. 남미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으면 말해줄 수 있느냐는 친구 어머니의 물음에 나는 안데스 산맥과 체게바라를 답했고,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계시던 그녀는 내게 '우루과이 작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책도 읽어보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그의 작품을 읽기 시작했다.


10개월의 워싱턴 DC 체류를 마치고 나는 2014년 1월 1일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간 쌓인 일들을 처리한 후 책상에 앉아 국내에 소개된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책을 이리저리 살펴봤고, 읽어 볼 만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어 한 권씩 한 권씩 사서 읽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 10년 만에 아메리카 대륙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는 '좌파 지식인'이었다. 스스로를 그렇게 불렀는지 아니면 세상에서 그렇게 불러서 ‘좌파 지식인’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좌우 진영 모두에게 ‘좌파 지식인’으로 불렸다. 몇 백년 동안 남미 대륙을 수탈한 서구 유럽을 비판했고, 수십 년 동안 남미 대륙을 강탈한 미국을 비판했고, 우루과이 군사독재정권을 비판했다.


작가가 <앵무새의 부활>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가늠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문적인 용어를 써가며 이 작품을 분석해놓은 평론도 있었지만 그리 읽어 보고 싶은 문장도 아니었다. 나는 다만 내게 갈레아노를 처음 알려주신 그때 그분의 음성과, 티슈 위에 천천히 새겨진 그분의 글자 몇 개가 기억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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