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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Jan 14. 2022

김태훈, <성심당 : 우리가 사랑한 빵집>.

인간의 상식, 기업의 상식.

1987년 6월 항쟁 무렵의 일이었다. 전국이 다 그랬지만, 대전의 대흥동성당 부근에도 시위가 있었다. 인근에서 빵집을 운영하던 임영진은 그날도 빵을 만들었다. 손님은 뜸했고 빵은 팔리지 않았다. 임영진은 빵집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시위대와 전경들에게 빵을 건넸다. 1주일 뒤, 건수를 잡은 경찰은 임영진을 연행했다. 어떻게든 빵집을 탈탈 털고 싶었다. 동사무소에도 압력을 넣었다. 웬걸, 강종호 동장은 임영진을 변호했다.


“성심당은 정치색을 띠는 곳이 아닙니다. 그곳은 그날 남은 빵은 모조리 가난한 이웃에게 기부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날도 어차피 장사가 안 되니 기부하는 마음으로 시위대에 빵을 나누어 준 것입니다. 전경들에게도 빵을 나눠 주지 않았습니까. 동사무소에서도 행사가 있을 때면 성심당을 이용합니다. 그곳은 하루 지난 빵은 절대 팔지 않는 양심적인 곳입니다.” 임영진은 그런 사람이었고, 성심당은 그런 곳이었다.


2005년 1월 22일, 성심당에 불이 났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지만 직원 23명이 다쳤다. 가게는 잿더미가 됐다. 소식을 들은 지인들이 찾아와 이런저런 지침을 주었다. 자세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기 전에, 미리 소방 관계자들에게 로비를 하라는 내용이었다. 성심당 부부는 거절했다. “그저 양심을 걸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대응해 나가자고 생각했다.” 소송은 1년 넘게 이어졌고, 국과수는 꼼꼼히 현장을 감식했다. 발화 지점은 성심당 옆 건물이었다.


화재 이튿날, 직원들은 팔을 걷어붙였다. “풍전등화 같은 회사의 운명을 놓고 저마다 의견과 생각을 나누었다. 직급과 경력에 관계없이 저마다 자기 의견을 펼쳤다. 대부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들이었다. 직원들의 구호도 이때 나왔다.” “잿더미 속의 우리 회사 우리가 일으켜 세우자!” 잿더미가 된 성심당은 화재 6일 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대전 시민들은 응원했고, 매출은 “화재 이전보다 30%나 올랐다.”   


2011년 5월 29일, 임영진은 ‘테드 대전(TED×Daejeon)’ 강의의 연사로 나왔다. 성심당의 역사로 말을 시작했고, 2005년 화재와 그 복구 과정, 빵집의 여러 운영 방침들을 이야기했다. 대전컨벤션센터 객석을 꽉 채운 청중들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당부했다. “성심당은 빵으로 지역에 봉사하는 로컬 기업이 되고 싶고, 빵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변화시키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동참하지 않으시겠습니까?



**

얼마 ,  철딱서니 없는 50 사내가 멸공을 이야기했다. 그는, 거저 재벌 임원이  자였다. 그의 이야기에 전직 법조인 셋이 멸치와 콩으로 나란히 화답을 했다.  명은 가족이 다 모였을 때 ‘국기에 대한 경례 하는 자였고,  다른  명은 개한테 사과를 주는 자였고, 나머지  명은 주어를 자주 빠뜨리는 자였다.


이 셋의 화답은 놀라울 것이 없었다. 그들은 원래 그런 자들이었다. 그들은 단지, 거저 재벌이 된 사내에게 갖은 아양을 떤 것뿐이었다. 나는 이 모자란 넷에게 책 한 권을 권한다. 《성심당 : 우리가 사랑한 빵집》이다. 멸치와 콩을 다 먹었으면, 이 책을 읽어봐라. 인간의 상식과 기업의 상식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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