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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Feb 13. 2022

원하나, <독서모임 꾸리는 법>.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작년 말에 이어 <독서모임 꾸리는 법>을 다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독서모임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났던 때였다. 모임을 운영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려고 이 책을 읽었지만 실행은 흐지부지됐다. 다시 읽었을 때는 마음이 편안했다. 뭐가 됐든 모임을 일단 해보기로 결정한 후였고, 이번에는 저자가 반복하는 표현이 뭔지 주목하며 읽어나갔다. 원하나 작가는 "책과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독서모임을 운영할 수 있다고 했다.  


첫 모임 때 읽은 책은 강원국 작가의 <강원국의 글쓰기>였다. 이 책을 선정한 구체적이고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모임을 하기로 한 친구가 읽고 있던 책이었고 나도 작년에 읽어본 책이었다. 독서모임을 제안한 건 나였으니 첫 모임은 내가 진행하기로했다. <독서모임 꾸리는 법>에서 배운 걸 작은 종이에 적어놓고 틈틈이 참고했다. 모임을 제안했을 때 들었던 생각으로 말문을 열었고, 기억에 남은 문장을 공유하며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말했다.


첫 모임은 비대면으로 했다. 한 사람은 대구시에 살고 한 사람은 경기도 파주시에 산다. 여러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살펴보다가 스카이프skype로 골랐다. 코로나 이후 많이 사용한다는 줌zoom은 무료사용 시간제한이 있다고 했다. 스카이프는 내가 2010년대 초반에 자주 사용하던 프로그램이다. 영상과 음성이 선명하고 디자인이 간명했다. 모임 이틀 전에 폰과 노트북을 셋팅했고, 모임 하루 전에 친구와 3분 50초간 테스트했다.


첫 모임은 100분간 진행했다. 오후 3시에 시작했고 4시 40분에 마무리했다. 모임은 2시간이 적당하다고 <독서모임 꾸리는 법>에 나와있었다. 3시간은 지루하고 1시간은 너무 짧다고 해서, 아무리 길어도 2시간에 끊자고 서로 약속을 하고 시작했다. 모임 중간중간에는 물을 마셨다. 오랜만에 독서모임을 해서 기분은 좋았지만, 오랜만에 말을 많이 하니 목이 금새 말랐다. 15시 기준으로 미세먼지 단계는 '나쁨'이었고 비상저감조치가 적용되고 있었다.


원하나 작가는 독서모임을 이렇게 정의했다. "독서모임은 거창한 형식이나 절차 없이 책을 둘러싼 모든 종류의 감상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독서모임을 하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건 "집단 지성과 수준 높은 지식보다는 소통과 감상의 공유"라고 했다. 첫 모임을 100분간 랜선으로 해보니 그런 거 같았다. 편안한 분위기에 솔직한 이야기가 좋았다. 다음 모임은 4주 뒤에 하기로 했고, <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를 읽기로 했다. 모임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부담없이 소통하며 즐겁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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