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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Jan 18. 2024

이이 지음, 한문희 엮음, <어린이 격몽요결>.

공부란 사물의 이치를 생각하고 인간의 도리를 실천하는 것.

율곡 이이 선생의 <격몽요결>은 1577년에 세상에 나온 책이다. 선생이 해주 海州의 고산 高山 기슭에 머물고 있을 때 한두 명의 사람들이 선생에게 공부하는 일에 대해 물었으나, '스승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 선생은 학생들에게 말끔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선생은 마흔 두 살이 된 정축년 丁丑年 섣달에 <격몽요결 擊蒙要訣>이라는 책을 엮어 '공부'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에 답을 하게 된다.


<격몽요결> 서문의 마지막 단락은 이렇다. "그러므로 간단히 책 한 권을 엮어, 뜻을 세우고 몸을 잘 간수하고 부모님을 잘 모시고 일을 올바로 처리하는 방법을 간략히 쓰고, 책 이름을 <격몽요결 擊蒙要訣>이라 하였다. 공부를 하려는 사람들은 이 책을 보고 마음을 씻고 자리를 잡고서 당장 그날부터 제대로 공부를 하도록 하고, 나도 우물쭈물 전과 같이 일하는 오랜 병폐를 그대로 지녀온 것을 스스로 경계하고 반성하려는 것이다."


이 <격몽요결>을 어린이가 읽을 수 있게 편집된 책이 연암서가 출판사에서 2014년에 펴낸 <어린이 격몽요결>로, 2024년 갑진년 甲辰年 첫 책으로 열흘 동안 천천히 읽고 내 나름대로 정리를 마쳤다. <어린이 격몽요결>은 모두 10개의 장으로 구성된 <격몽요결>을 25개 질문으로 엮었고, 마지막 3장에 '율곡 이이 선생님의 일생과 업적'이라는 20쪽 짜리 글을 추가로 붙여 놓았다. 율곡 선생은 1536년에 태어나 1584년에 별세했다.


총 25개의 질문 가운데 내가 특별히 주목한 물음은 모두 3가지로, '평생 힘써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 '왜 책을 읽어야 하나요?' 그리고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였고, 그에 대한 율곡 선생의 답은 이렇다. "조심하는 마음, 도리에 맞게 깊이 연구하고, 진실을 실천하는 것", "근본을 알아 올바른 도리를 실천하기 위해서". "눈 앞의 이익에 흔들리지 말고 큰 뜻을 세워 끝까지 실천하는 것". 선생은 "실천"을 이야기했다.


율곡 선생에 따르면 배움이란 특별한 게 아니다. 함께 지내는 사람들과 더불어 잘 살기 위한 방법을 익히는 것이 곧 배움이요 공부이다. 모르는 것을 배우고, 배운 것을 몸에 익을 때까지 반복하고, 반복해도 틀렸으면 계속 고치는 게 배움이다. 독서는 기본이고, 가족에게 배우고 이웃에게 배우고 사람에게 배우는 게 곧 배움이다. 사물의 이치 理致 를 생각하고, 인간의 도리 道理 를 실천하는 게 배움과 공부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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