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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May 10. 2022

문재인 대통령 퇴임 연설문.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 

2022년 5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내려왔다. 2017년 5월 10일에 취임했으니, 헌법에 명시된 임기를 모두 채우고 퇴임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대통령의 마지막 공개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08시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08시 20분 효창공원 백범김구 묘역, 삼의사 묘역, 임정요인 묘역 참배, 09시 40분 여민관 소회의실 일일현안보고, 12시 상춘재 비서실 업무현안보고, 15시 본관 접견실 싱가포르 대통령 면담, 15시 30분 본관 2층 접견실 중국 국가부주석 접견, 18시 청와대 전직원 마지막 인사. 이 7가지 공식일정 외, '문재인 대통령 퇴임연설'이 오전 10시에 청와대 유튜브로 생중계됐고, 오늘 연설문 전문을 차분하게 읽어본다.  


연설문은 모두 21개 문단으로 구성되어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같은 인사말을 제외하면 총 17개 문단이며, 서론 8개 문단, 본론 4개 문단, 결론 5개 문단으로 짜여있다. 서론에는 5년 임기를 마친 대통령의 소회와 문재인 정부의 탄생 배경, 임기 중의 안보 및 경제위기 극복사례, 지난 시간의 반성 및 회한이 담겨있다. 본론에는 코로나19 위기대응 및 극복과정이 묘사되어있고, 결론에는 제2차 세계대전 후, 해방 이후 갖은 위기를 극복해나간 국민들께 대한 감사 인사와 후임 정부에 대한 당부가 들어있다. 연설문의 첫 문장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고 마지막 문장은 "감사합니다"이며, 대통령은 이 연설을 11분 30초동안 낭독했다.


연설문에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국민'으로 모두 31회 쓰여졌으며, 그 다음으로 많이 활용된 단어는 총 30회가 반복된 '우리'이다. '국민'은 '국민 여러분', '국민 모두의 행복', '국민과 함께', '국민의 격려', '국민의 고통', '위대한 국민의 나라', '국민의 마음', '국민 통합의 길' 등의 표현으로 이용되었고, '우리'는 '우리 국민', 우리 정부', '우리의 희망', '우리의 의지', '우리가 넘어야 할 벽', '우리 제조업', '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 자신', '우리나라' 같은 방식으로 서술되었다. 다음으로 '위기'라는 단어가 21회 사용됐고, 이는 '위기 앞', '위기 속', '전쟁 위기', '코로나 위기', '위기에 강한 나라' 등으로 표현됐다. '코로나'라는 단어는 총 11회 사용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문 서론 3번째 문단에서 밝힌대로, 이 퇴임연설문의 목적은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이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정질서가 무너졌을 때, 국민은 가장 평화적이고 문화적인 촛불집회를 통해, 그리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 탄핵이라는 적법 절차에 따라 정부를 교체하고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지난 5년은 격동하는 세계사의 한복판에서 연속되는 국가적 위기를 헤쳐온 시기"였다. "힘들었지만 국민들은 위기 앞에 하나가" 되었고, "대한민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도약"했다. "그 주역은 단연 우리 국민"이다. "대한민국은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부러움을 받는, 그야말로 '위대한 국민의 나라'"가 되었다.  


이 연설문의 목적은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이지만, 이 헌사에는 국민에 대한 사과와 현 정부에 대한 당부도 비슷한 무게로 포함되어있다. 대통령은 서론 4번째 문단에서 이렇게 술회했다. "나라다운 나라를 요구한 촛불광장의 열망에 우리 정부가 얼마나 부응했는지 숙연한 마음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다 이루지 못했더라도, 나라다운 나라를 향한 국민의 열망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은 연설문 마지막 문단에서 이렇게 당부했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힘차게 전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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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남긴 '국민께 드리는 편지'의 마지막 문장을 이곳에 옮긴다. 

"함께 나이 드는 아내와 원래 있었던 남쪽 시골로 돌아가 노을처럼 잘 살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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