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할 마음

by 우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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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쫄아있지?
왜 자꾸 쫄았었지?"


쓰윽.


오늘 아침, 집을 나선 순간

모든 게 너무 고요했다.


어젯밤 나는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의 더미에 파묻혀 있었고,
그 고민들은 내 세상이 막 다 무너질 것 같은 마음까지 느끼게 했다.


그런데 아침.
현관문을 열자마자 마주한 동네 골목 풍경은 믿기지 않을 만큼 평온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그저 잘 흘러가고 있는 고요한 동네 골목이

순간, 너무 이질적이었다.


"너 혼자 쫄고 있었어."


쓰윽.


그러니까... 왜?
왜 그렇게 쫄고 있었던 거지?


스스로 되뇌며
쫄린 마음의 시작점이 뭐였을까 곱씹다 보니
스르륵 떠오른 마음 하나.


내가 하려는 모든 것들의 시작을
동시에 완성이라고 믿는 마음.


시작과 동시에 완성이야.


오디션을 보면서도,
촬영장을 가면서도,
인스타에 영상을 올리면서도,
두려움이라는 마음이 자꾸 맴도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한 번 세상에 내놓으면 절대로 고칠 수 없는 완성본이라고 믿으니,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겼고.

그리고 이 마음은 자신이 주인인 양 내 세상을 휘두르고 있었다.


참 오랫동안 내 마음을 차지했던
지겹디 지겨운 녀석의 실체.


그렇게 좋아했던 촬영장에서도,

오디션장에서도
나는 덜덜 떨기 시작했고.


내 표현을 공감해 주는 인스타라는 공간 안에서도
나는 초조함으로 덜덜 떨었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일들을 해야 하는 이 시기에도
이유 모를 두려움에 덜덜 떤다.


후...... 그랬구나.


떨림 속에서의 깨달음.


수정하면 돼.

핸드폰 늘 업데이트하는 것처럼
나도 그냥 업데이트하면 돼.


나는 그동안 수정을 옵션이라고 생각했다.
필요할 때만 하는, 안 하면 더 좋은 것처럼 여겼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게 느껴진다.
수정을 즐겨야 한다.


실수할까 두려워하던 나에게
나는 늘

"처음이니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말로
나를 위로해 왔다.


하지만,
내게 진짜 필요한 말은


"완벽한 건 없어.
원래 모든 것은 늘 변해.
그때에 맞는 최적을 만들어야 해.
그러니깐 수정을 피하지 말자."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수정해도 정말! 괜찮아"라는 말이었다.


그냥 " 괜찮아" 말고
"수정해도 괜찮아"


오늘 아침.
그리고 어제
그리고 그저께도 보았던
문 앞의 익숙한 풍경 속 어딘가도
누군가에 의해 조금씩 수정되어 있었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냥. 좀.

쫄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을

치켜세우기 위한

오늘의 글이었다.


어차피.

수정하면 된다.




완벽하지 않아도, 정답이 아니어도

그저 자유롭게 적어 볼 용기


지금 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들이

그냥 흩어지지 않도록

[오늘의 끄적임]을 이어가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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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화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