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불장이 돼버린 강남 3구.. 기존쎄 강남구 부동산 입성 후기
무슨 티켓팅처럼 하루마다 잠실 매물이 빠졌다. 퇴근하고 네이버 부동산 매물 보고 전화하면 태반은
거둬들여 매물이 없었다. 어쩌다 매물이 있는 부동산에 연락하면 나보다 더 다급한 목소리로 부사님들은 '선생님 집 보신 적 있죠? 타입 구조 다아시죠? 지금 그냥 계좌 쏘셔야 해요' 아니면 놓친다고 했다
10억이 넘는 물건을 무슨 인기아이돌 티켓팅 하듯 계약금 쏴야 한다고 급하다고 한다. 그건 사실이었다. 한 달 전 실거래가가 9.75였던 물건이 풀리자 마지 이튿날 가장 저렴한 게 10.5, 이마저도 세가 끼어 있었고 반나절만에 이 물건은 빠져버렸다. 이것을 시작으로(살던 집이 안 나가서 아직 살 수 없기도 했다)
그다음 날이 되니 최저가가 10.7억.. 그리고 11억까지 사정없이 하루마다 그날의 최저가 물건은 하루도 기다려주지 않고 거래가 돼버리고 다음날이 되면 가격이 또 쭉쭉 올라갔다. 그래서 플랜비를 정말 가동해야겠다는 생각에 강남 부동산에도 연락을 했다
너무나도 신기하게 이미 잠실보다 급지가 높은 강남구 아파트들도 가격이 오르고 있었다.. 여기로 발을 돌린 건데 이곳도 이미 꿈틀거렸다. 그들은 뭐 토허제가 풀린 것도 아닌데...ㅠ.. 강남구 역시 연쇄효과로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렸다. 과거 데이터로만 봤던 온기가 퍼진다는 게 이런 거구나 직관하게 되었다.
강남 3구에 집을 산 커뮤니티 단톡방에는 축하글이 이어졌다. 나처럼 노리고 있던 사람들은 절망의 순간이지만 이미 소유하고 있던 분들은 축배를 들었다. 이렇게 찰나의 1-2주의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다.
반대로 부동산에 관심이 적은 지인들은 단톡방에서 나보고 요새 대한민국 경기가 어렵다는 둥,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는 둥 비관적인 얘기들이 이어졌다. 내가 속한 두 개의 집단이 같은 세상을 살아가며 누군가는 힘든 세상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축배를 드는 아이러니한 광경이 펼쳐졌다.
아 이게 자본주의의 민낯인가 싶었다. 책과 영화 신문에서 봤던 거 같은데 빅쇼트 영화에서였던가, 글로 읽었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리먼 브라더스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월스트리트에서 공매도 친 금융맨 주인공은 축배를 들며, 자산 가치가 폭락한 중산층은 울부짖는 것도 문득 떠올랐다. 국가부도의날 유아인도 떠올랐고..이런 광경이 내 눈앞에서도 펼쳐지는 거 같은 느낌이였다. 세상은 본래가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인 것일까, 씁쓸하기도 했다.
플랜비였던 강남 구축 매물도 혹시 사람일은 모르니 일단 구조라도 보자는 차원에서 부동산을 예약했다. 그리고 부동산 아주머니를 만나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모녀로 추정되는 2분과 부동산 2곳 사장님과 내가 타서 올라갔다. 모녀분과 부동산은 이미 아는 사이셨고, 따님분의 집을 올라가고 계셨다.
그 어머니분은 내 뇌피셜로 강의에서만 듣던 전형적인 인상 좋은 강남아주머니상이셨는데, 요새는 얼마 있으면 투자 가능하냐고 물으시보 나보고 여기 살기 좋다고 말씀 주셨다. 따님 분 나이가 내 나이 정도 돼 보였는데 집을 사주셨는지 공교롭게도 같은 층에서 내렸다. 딸은 집으로 들어가고 아주머니는 갑자기 우릴 따라오더니, 혹시 자기도 같이 봐도 되냐고 하셨다.
아마 내 합리적 추론상 이미 딸에게 한채 해주셨고 여기엔 살지 않으실 거 같은데, 본다는 건 수중에 십억이 상의 돈이 있기에 투자를 하는 건가 싶었다..!
강의에서만 듣던 그 옛날 압구정 할머니들이 떠올랐다. 진짜인진 전혀 모르겠고 그저 내 망상이지만 이런 분들을 실제로 있다니 ㅎㅎ..
강남 부동산에서는 또 삼성동과 이곳을 비교한다며 재건축을 노리면 이곳, 살기 좋은 준신축이라면 삼성동을 선택한다며 알려줬다. 내가 염두하고 있던 잠실은 이들에게는 역시 급지 차이에 의해 언급도 되지 않았다..!ㅎㅎ
2개의 매물을 보고.. 부동산 사장님은 혼자 살려고 하는 거냐며 어린 나이에 돈이 많으신가 보다고 하셨는데.. 이역시도 기존쎄가 느껴졌다.. 기분 탓인가
역시 강남은 잠실과 이 짧은 부동산만남에서 조차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2개의 물건을 본 후에, 나랑 같은 처지인 투자 동지도 온김에 카페에 가서 이 비상 상황에 대해 한탄하고, 같이 잠실 부동산에도 전화 돌리며 개인사까지 거의 3시간 넘게 수다를 떨며 작전타임 비상회동도 가졌다.
그래도 이번 주에는 4팀이나 살고 있는 오피스텔을 보러 왔다. 뭐니 뭐니 해도 이 집이 나가야 매수할 수 있으니 일단 얼른 집이 나가기만을 기도 한다.. 이렇게 집이 나가는 게 중요하다니..
한 치 앞도 모르게 변해가는 상황과 너무 생에 처음 하는 고민들이 많아서, 많이 배우기도 하지만은 골치 아픈 이 숙제가 얼른 끝났으면 좋겠기도 하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고 어디론가 여행이나 떠나고 싶단 생각을 했다.(사고 나면 풀대출 당긴 빚쟁인데.. 이제 여행자금은 어디서?ㅠ) 다음 글은 집을 빼고 계약서 인증샷을 올릴 수 있길.. 바라며!
강남구 부동산 후기 요약 : 역시 대한민국 최고가답게 잠실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기존쎄 느낌팍...정신 똑띠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