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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온트 Aug 31. 2020

오늘의 자랑거리2

2020년 8월 31일 월요일

나는 무화과를 사랑한다.

나는 걷기도 사랑한다.

오늘은 그 두 가지를 모두 얻은 날!


퇴근 후 굳이 지하철로 한 정거장 옆에 있는 롯데마트에 걸어가서

딱 무화과 한 박스와 블루베리 한 팩만을 사 가지고 나왔다.

그 걸음걸이는 마트를 거니는 이들 중 가장 비장했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개만 샀을 뿐인데 만 오천 원이나 나와서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어쨌거나, 나는 이 두 가지를 품에 안고 잠시 갈등했다.

여기서부터 두 정거장 밖에 있는 집까지 지하철을 탈 것인가? 걸을 것인가?

답은 걸을 것이었다.


요즘 점심시간에도 자리에 가만히 앉아 내가 싼 도시락을 꺼내 먹는다.

정말 하루에 출근할 때, 화장실 갈 때, 커피 뜨러 갈 때, 에어컨 온도 조절하러 갈 때, 퇴근할 때 빼고는 걷질 않는다.

이 순간만이라도 걸어야 할 것이었다.

에어팟을 귀에 꽂고 걷기 시작했다.

출발지점부터 집까지는 걸어서 약 3-40분 정도 걸리는 거리.

걷는 동안 무슨 생각을 하면서 왔는지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허리가 아프다.... 정도? (한의원을 가야 할까)


집에 도착하니 8시 3분이었다.

퇴근한 지 정확히 1시간이 지나있었다.

나는 마켓컬리에서 구매한 그릭 요거트를 그릇에 담고

그 위에 견과류와 오늘 산 블루베리, 무화과를 양껏 담았다.

요거트 볼이었지만 요거트는 보이지 않았다.

뿌듯했다.

모든 재료를 한 입에 담으며

아이폰 건강 앱으로 오늘 걸은 걸음수를 체크했다.

"이번 주 하루 평균 걸음 수가 지난주보다 1,091걸음 늘었습니다.'

얏호.

내일도 아마 나는 걷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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