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먼 듯하였다가 가깝다
느린 듯하였다가 빠르고
정이 없는 듯하였다가
이리도 다정하다
화에 차있었다
점점 더 멀어져만 가는 행복을 바라보며
내가 여기 이렇게 있는데 어딜 그렇게 가버리냐고
울부짖는 것 같은 느낌
꺼지지 않는 불씨인 줄 알았던 그 화도
가을 아침 이슬의 서늘함이 서린
적당한 따뜻함으로 누그러들었다
다 싫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회복되는 거겠지
그러니까 계속 살아가고 살아가고 살아가고
긴 시간 내 삶을 채웠던 가장 큰 중심을
이번주에 끝낸다
남은 것은 중심을 잃은 그 공간에
다른 것들을 잘 채워 넣는 것
그래서 그럼에도 휘청이지 않고
다시 잘 나아가는 것
그렇게 조금 더
인생을 살아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