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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Mar 24. 2020

우리는 우리 삶의 방관자가 아니다.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지금 우리의 삶에서 버티는 방법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면서 계속 초록 불인 적이 있던가?

그런 경우는 없다. 결국에 빨간불은 마주하게 된다. 하물며 고속도로 또한 막힌 적 없이 도착한 적이 있던가? 그런 경우는 잘 없다. 저 앞쪽에 발생한 예기치 않은 사고에 속도를 줄이게 된다. 삶이 그러하다. 계속 초록불일 수는 없다. 반대로, 계속 초록불이면 차에 무리가 온다. 엔진은 과열되고 타이어는 뜨거워진다. 우리에게 빨간불은 꼭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우리는 빨간불을 마냥 안 좋은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심지어 남과 비교하면서 내 옆에 동기는 빨간불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니다. 다만 조금 빨리 빨간불을 만났거나, 조금 늦게 만날 뿐이다.


 우리 인생에서 매일 같이 반복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아침, 낮, 밤. 끊임없이 우리는 반복되는 시간 속에 갇혀 살고 있다. 반복되는 그 시간 속에서 누구는 무료함을 느끼면서 암울한 미래를 떠올리고, 누구는 자투리 시간을 써가면서 인생을 누리고 있다.

 

 지금은 범죄(?)로 인해 해외 도피 중이지만, 마이크로닷이 "나 혼자 산다"에 나왔을 때 했던 말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저는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고 행복해요, 하루 24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하루가 40시간이면 좋겠어요'라는 말이 텔레비전을 보고 나서도 마음속에 맴돌았다. 도대체 저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 어떻게 삶을 살면 매 순간 아쉽고,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울까? 저렇게 사는 게 정말 인생의 방관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시대는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심지어 '금수저'라 할지라도 자신이 금융지식이나 사업 소질이 없다면 집안 말아먹는 것은 시간문제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1년 안에 당첨금 몇십억을 까먹는 일은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이제 별로 놀랍지도 않다.


 하물며 우리처럼 일반적인 사람은 그 어떤 것도 우리의 삶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언제 어떻게 급변할지 모른다. 신기하게도 인생은 한순간에 좋아지는 경우는 잘 없다. 한 순간에 망하거나, 몰락하는 속도는 빠르다. 역사책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잘 돌이켜보면 원래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는 듯하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직면한다.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는 것도 '나'고,
우리의 삶을 구렁텅이에서 끌어올리는 것도 '나'다. 우리는 우리 삶의 방관자가 아니다.




우리가 지금 배우는 학교 교육은 미국에서 왔다. 미국은 프러시아에서 가져온 것이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우리가 지금 배우는 공립교육은 빠른 시간 안에 효과적인 직업인을 만드는 산업사회의 산물이다. 군인, 공무원, 노동자 등 딱히 창의력이 필요 없는 집단을 효율적으로 교육하고 있는 시스템을 가져온 것이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세대만 해도 그 교육은 통했다. 명문대에 진학하여 대기업에 들어가면 성공이었다. 금리가 20퍼센트가 넘으니 저축만 해도 괜찮게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시대다.



 하지만, 부모님은 잘 모른다. 시대가 바뀌었어도 본인이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자신의 길을 강요한다. 부모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안전한 길, 평균의 길을 추천한다. 혹시나 우리 아들 딸이 실패해서 살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중간만이라도 해라'라는 생각을 강요한다.

 

 학교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다양한 인생 경험이 없다. 물론 선생님들 중에서도 다양한 도전을 하고, 멋있게 사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임용을 보고 나서 바로 교사로 발령 난다. 스타트업 회사를 차려본다거나, 창업을 해보았거나, 운동선수를 해본 경험 없다. 단순히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잘 가고, 취직했다. 따라서, 선생님들의 조언 또한 한계가 있다.


 결국 부모님, 선생님, 내 주변의 친구들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는 않는다. 그들은 엄연히 말하면 내 인생의 방관자다. 자기 인생 살기에 바쁘다. 스스로의 고민도 벅차다. 그들은 예수도, 부처도 아니다. 남들을 생각할 여력이 많이 없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들의 눈치를 보는가.



쉬운 일이 있을 거라 기대하지 말고 눈앞에 보이는 것에 집중하자. 정말 그것만 생각하자. 냉철하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의 위치를 생각해보고, 절대 남의 기준을 가지고 스스로를 평가하지는 말자. 아무것도 보장되어 있지 않은 사회다. 결국 믿을 거라곤 나 하나뿐이다.


우리는 우리 삶의 방관자가 아니다. 남 인생 생각하듯 우리 인생을 생각해서는 안된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우리의 유한한 삶을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 어차피 한 번에 계속 초록불이 이어질 수는 없다. 그게 좋은 것도 아니다. 빨간불은 만나게 되어 있다. 그때, 좌절하지 말고, 툭툭 털고 일어나자. 다시 걷자. 나 스스로를 아끼면서, 조급해하지 말고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자. 그렇게 인생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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