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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Mar 26. 2020

80세에 카톡 배우기

모지스 할머니와 우리 외할머니의 공통점

 니체는 우리가 의욕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도전하는 행위 자체가 스스로를 춤추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인생에 너무 늦은 때는 없습니다' 저자인 모지스 할머니는 12살에 가정부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27세에 결혼하여 10명의 아이를 낳고, 슬프게도 5명은 하늘나라로 떠나보냈습니다. 그녀는 삭신이 쑤셔 자수를 못하게 되자 붓을 들었습니다. 그때 나이 76세. 한 번도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지만, 어린 시절 추억과 기억들을 그림에 담아냈습니다. 93세에 <타임스>에 얼굴을 실었고, 101세 돌아가기 전까지 1600개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주고 떠나셨습니다.

75세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모지스 할머니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를 듣자마자 저의 외할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저희 외할머니는 지금 팔순을 가뿐히 넘기셨습니다. 어느 날, 인생의 기록을 남기고 싶다며 글을 쓰기 시작하셨습니다. 오늘도 컴퓨터 학원을 다니십니다. 컴퓨터로 시를 쓰고 싶다고요.

 외할머니는 꾸준히 시와 에세이를 쓰기 시작하셨습니다. 몇 년 후에 몇 번의 상을 타시더니 정식으로 등단을 하셨습니다. 실제로 책도 나와 저에게 몇 권 건네주셨습니다. 며칠 전에는 카톡을 등록하시고, 저에게 카톡도 보내셨습니다.

젊은이들이 소통하는 것을 따라 하고 싶으시다고요. SNS는 의떻게 하는지도 살짝 물어보시더군요.


 외할머니는 몸이 좋지 않습니다. 처녀시절 생선을 파셔서 무거운 생선을 머리에 이고 다니셔서 그런지 허리도 많이 굽으셨습니다. 무릎은 당연히 안 좋고요. 귀는 좋지 않아 항상 보청기를 끼고 다니십니다. 그래도 주민센터에서 하는 컴퓨터 수업이 있는 날이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길을 나섭니다. 잘 들리지도 않아서 선생님께 두 번 세 번 여쭤본다고 하십니다.

 추석, 설에 대구에 계신 외할머니 뵈러 가면, 갈 때마다 젊어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외할머니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존경심이 절로 나옵니다. 우리도 모지스 할머니와 외할머니처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나이가 들어서 할 필요는 없겠지요. 지금 시작하면 됩니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행복한 운명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생의 목적은 끊임없는 전진입니다. 높은 곳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은 결코 헛된 일이 아닙니다. 남과 내가 올라갈 곳을 비교하면서 투덜대기보다 자신의 운명을 똑바로 쳐다봐야 합니다.

 모지스할머니와 외할머니가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만 했다면 늦은 나이에 붓과 펜을 들지 않으셨을 겁니다. 모지스 할머니는 꾸준히 자수를 하시면서 예술성을 키우셨고, 우리 외할머니께서는 틈만 나면 책을 보시면서 본인도 모르게 체력과 실력을 비축해두고 계셨습니다.

 우리도 평소에 체력을 잘 비축해두었다가 '이때다!' 싶으면 단숨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현실이라는 시간에 몸을 던져야 합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지금'이 바로 분발할 때가 아닐까요? 지금이 내 인생에 있어 도약의 골든타임입니다. 모든 일의 시작은 위험한 법이지만, 무슨 일을 막론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습니다. 모지스할머니처럼 외할머니처럼 우리도 여건이 되는 대로 오늘부터 시작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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