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 알면 좋았을 것들

그 시간이 돌아왔다.

by Sunday

2020년이 지나고, 2021년을 준비하는 시간이 돌아왔다. 그리고, 우리는 늘 그래 왔듯이 다이어리를 구매하고 나서 올해 할 일들을 적어본다.


2020년은 어김없이 다사다난했다.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번 글을 1년 동안 지나오면서 어떤 일이 있었고, 그 일들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올해는 조금 특별했다. 나이가 한 살 더 먹는 것 외에 숫자의 앞자리가 바뀌었다. 그렇다. 30대가 된 것이다.


20대가 되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대가 되다니. 아버지는 30에 형을 낳으셨다.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예전에 30대가 된다면 다 이루고, 떵떵거리며 살 줄 알았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자기 앞가림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그때는 몰랐다. 크게 성공하는 것은 둘째 치고, 내 밥벌이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사실 말해줘도 내가 듣지 않은 것이겠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약 30년간 살아보니 새삼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아쉬운 마음에 내가 20대 때 알면 좋았을 것들을 기록해본다. 이 글의 대전제는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제를 끝까지 놓지 않기를 바란다.



1.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비교해봤자 나만 힘들다. 침대에 누워 남의 인스타 훔쳐보는 것만큼 쓸데없는 짓도 없다. 이번 연말에 친구들 인스타를 보니 거짓말처럼 똑같은 사진들이 올라왔다. 식탁에 한 상 거하게 차리고, ‘나는 이렇게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사진들의 구도도 비슷했다. 그런 사진들이 물밀듯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부럽다기보다는 뭔가 애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것 또한 생각하기 나름이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 좋아요 수가 많이 나오지 않은 연말 사진은 의미가 없는 걸까?


내가 행복한 것을 누구에게 인정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 내가 행복하고 좋으면 되는 것이지, 누가 인정해주고 부러워해줘야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되면 노예가 되고 만다. 나는 좋고 행복해도 좋아요 숫자가 예전보다 적으면 기분이 상하게 된다. 그러니, 남들 좋으라고 살 필요도 없고, 자랑할 필요도 없다. 내가 만족스럽고 충만한 느낌이 들면 된다. 너무 보여주려 애쓰지 말고, 남의 좋은 것도 크게 부러워하지 말자. 인스타의 그 찰나는 그 친구 행복의 정점일 때다.



2. 불평불만하는 사람보다 감사하는 사람이 매력적이다.


일을 시작하게 되면 매일 똑같은 날의 연속이다. 특별한 날은 1년에 하루 이틀 있을까 말 까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졸린 채로 샤워를 하고, 시간이 없어서 배고프지만 아침은 굶고, 아메리카노를 입에 털어 넣는다. 오전 정신없이 일하고, 밥 먹고 또 아메리카노는 때려 넣는다. 이제 커피 없이는 살기 힘들다. 그리고 졸린 채로 오후 시간을 보내면 퇴근하고, 집에 온다. 그리고, 주말이 온다. 매일매일이 반복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감사함을 가지고 살기 힘든 세상이다. 찾아보면 욕할 것이 많고, 나를 짜증 나게 하는 것들 투성이다. 배달음식에 꼭 사이드 음식 놓고 오거나, 꼭 먹고 안 치우는 직장동료는 나를 화나게 한다.


감사한 것을 억지로 찾는 능력이 필요하다. 세상은 불평불만할 것만 찾으면 계속 그것만 튀어나오고, 나는 그래도 운이 좋구나. 아직 세상은 살만하구나라고 생각하면 그런 것들만 튀어나온다.


직장동료 중에 맨날 구시렁대고, 불평불만만 하는 사람은 옆에 가기도 싫다. 그 기운이 전염돼서 나도 모르게 인상 쓰고 있다. 그러니, 억지로 감사한 것을 찾아보자. 오늘 아슬아슬하게 버스 탄 것에 감사하고, 점심 식사는 맛있게 먹어서 감사하고, 햇살이 따사로이 나를 감싸줘서 감사하다. 짜증 내는 사람보다 감사함을 아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다.


3. 운동 안 하면 급격하게 늙는다. 그리고 복구하려면 힘들다.


20대 초, 중반은 다 비슷하다. 술 먹고 살이 찌기는 하지만, 그래도 건강 측면에서는 다들 비슷한 출발선을 가지고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에 노출되지 않고, 혈색도 다들 비슷하다. 하지만 20대 후반이 되면서 급격하게 달라진다. 술과 담배에 찌든 친구들은 어디가 아프다. 고혈압도 슬슬 나타나고, 머리도 빠진다. 피부도 퍼석퍼석한 게 혼자 세월을 다 책임진 듯하다. 그에 반면 매일 조금씩이라도 운동하고, 술도 잘 먹지만 매일같이 달리지는 않고, 잘 웃는 친구들은 크게 변한 점이 잘 없다. 피부도 거의 그대로고, 어깨는 좀 더 넓어진 것 같다. 더 당당해지고 멋있어졌다. 30대가 되니 확연하게 구분이 되는 듯하다.


본인도 운동은 일주일에 3회 이상은 꼭 했다. 20대 때 잘한 것들 중에 하나다. 예전에 가수 성시경이 그런 말을 했다. 20대 때 열심히 운동한 것 가지고 30대 때 살고, 30대 때 운동한 걸로 40대 때 버틴다고.

이미 몸도 망가지고, 술 담배에 찌드면 군대를 다시 들어가지 않는 이상 고치기 힘들다. 사람은 쉽게 안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렇게 안 망가지도록 미리 손을 써보자.


4. 조급하면 아무것도 못 이룬다.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을수록 급해진다. 급해지면 나의 호흡이 깨지고, 호흡이 깨지면 실수하게 된다. 결국 나의 재능들을 보여주기 힘들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니, 굳이 마음 급하게 먹을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급하게 마음먹는다 해도 시간이 필요한 일들이 있었다. 워렌 버핏의 말대로, 9명의 여성을 임신시킬 수는 있지만 한 달 안에 아기를 만들 수는 없다. 뭐든지 시간이 필요한 일들이 있다. 돈을 모으는 것도 마찬가지다. 30대가 되기 전까지 1억을 모을 거야!라고 아무리 벽에 써붙여놔도 한 달 월급이 드라마틱하게 올라가지는 않는다. 적어도 1년은 차분하게 모아야 천만 원이라도 모을 수 있다. 급할 필요가 없었다.


모로 가나 도로가나 도착지에만 가면 된다. 그리고 30대 때의 삶도 있고, 40대 때의 삶도 나를 기다리고 있다. 굳이 급 할 필요가 있을까? 인생은 과정의 연속이다. 모든 것을 다 이루고 난 다음에도 인생은 계속된다. 그러니 너무 빠르게 성공할 필요도 사실 없을 것 같다.


5. 사는 것이 다 비슷하다.


브이로그를 자주 보는 편이다. 연예인들이나 또래 사람들은 어떻게 사나 궁금하다. 그런데 사는 것 다 비슷하다. 놀러 가는 곳이 어디 우주도 아니고, 펜션 가서 고기 구워 먹고, 맛있는 식당 가서 맛있는 것 먹고 행복을 느낀다. 돈 많은 연예인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물론 어떤 메뉴를 먹고, 가는 호텔이 더 고급질 테지만... 되려 이런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하는 것보다는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해하며 사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앞에서도 말했지만, 크게 성공해서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벌어도 하루하루는 계속 진행된다. 똑같은 하루의 반복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내가 많이 웃고, 만족하는 것이다. 사는 것 다 비슷하니까 내가 누리고 있는 지금 이 삶도 좋은 삶이다. 이걸 인정하는데 10년이 걸린 것 같다.


6. 주변 사람에게 잘하자.


마지막으로 할 이야기는 뻔하지만 주변인들에게 잘하고, 가족과 친구에게 잘해야 되는 것 같다. 사람은 자랑하고 싶어 한다. 나이가 들어 우연히 큰 상을 받았는데, 옆에서 좋아해 주는 사람이 없다면 정말 씁쓸하다. 연말에 같이 보낼 사람이 없다면 그것 또한 비극이다. 추운 날 유튜브 보는 것이 전부다. 사기꾼도 많고, 거친 세상에 내 편은 많이 없다. 그러니,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해서 최대한 아군을 많이 만들면 좋다. 그 사람들에게 언제 도움을 받을지도 모르고, 언제 위로를 받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사람을 좋아한다. 반려견도 못 채워주는 것들이 있다. 그러니, 나 잘난 맛에 살기보다는 좀 겸손하고 나를 많이 낮추고, 옆 사람들 감정도 잘 챙겨주면 좋다.




군대에서 대대장님이 항상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사람은 장기적으로는 자신을 과대평가해. 회계사 자격증도 딸 수 있을 것 같고, 몸도 금방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담배도 금방 끊을 줄 알아.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자신을 또 과소평가해. 그러니까 그 중간을 잘 찾고, 너무 먼 계획만 세우지 말고 오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지금 시간도 금방 지나가. 명심해’


어른들 말 틀린 것 잘 없다. 정말 금방 지나간다. 그리고 나는 오늘 새해 계획을 다시 세운다. 1년을 기준으로 보면 나를 과대평가할 수 있다. 자격증 따기, 몸 만들기, 책 100권 읽기... 하지만, 어제 오늘만해도 과식을 하고, 책은 펴보지도 않았다. 하루하루 충실하게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라는 말도 참 가슴에 와 닿는다. 생각보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없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20대에는 내가 세상에 중심인 줄 알았지만, 지나고 보니 나만이 내 세상의 중심이다. 내가 없어지면 세상도 없다. 내가 존재하니 세상도 존재하는 것이다.



남 눈치보기보다 나를 위해 사는 삶, 과정을 중시하는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계획을 짜야겠다. 감사한 것도 억지로 찾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잘해줄 생각이다. 지나간 과거는 묻어두고 앞으로 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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