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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Mar 14. 2021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기

멀티태스킹의 함정

이것저것 시도해본 것이 많은 작년이었다. 브런치도 시작하게 되었고, 그림을 그려 인스타에 올리기도 하였다. 남들이 하길래 마이너스통장을 뚫어서 주식도 시작했다. 심지어 낮에는 한국 주식을 하고 밤에는 미국 주식도 한다. 최근에는 비트코인도 소량 매수했다. 월세를 받으면 생업을 그만두고 싶을 때 그만둘 수 있을 것 같아 부동산 공부도 열심히 했다. 이것저것 하다 보면 머리가 뜨거워질 때가 온다. 그러면 헬스장에 가서 땀을 빼고 온다.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도 않았고, 내공도 많이 부족하지만 욕심이 많은 편이다. 따지고 보면 욕심은 가끔씩 나를 괴롭히지만, 움직일 힘을 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차분하게 글을 쓰거나 그림 그리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인기 있는 글을 쓰거나 남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라고 고민할 때가 가끔씩 있다. 어리석은 고민이다. 그 시간에 책이라도 한자 더 보거나 글이라도 한자 더 써야 한다.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나를 짓누를 때가 있다. 취침시간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았는데, 글도 쓰고 싶고 달리기도 하고 싶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마음 같아선 달리면서 글 쓰고 싶다. 욕심이 크다.


자연스럽게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수행하려 한다. 시선이 분산되고, 한 가지에 집중하기 힘들다. 하루에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부동산 강의도 들을 때가 있다. 뭔가를 많이 하는 것 같지만,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 멀티태스킹은 빚 좋은 개살구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능력은 얼핏 보면 효율적일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일을 바꿀 때마다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뇌가 한 가지 활동에서 다른 활동으로 주의를 돌리면 포도당을 태운다. 멀티태스킹으로 주의 전환을 계속하다 보면 뇌의 연료가 금방 바닥나서 금방 지치게 된다. 말 그대로 뇌의 영양분을 고갈시키기 때문이다.

-‘정리하는 뇌’에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나서 잠에 들 때면, 오늘 하루 바쁘긴 했지만 딱히 뭘 한 것 같지가 않다. 하루를 꽉 채워 산 충만함을 느끼는 동시에 허무함도 느껴진다. 뇌는 뇌대로, 몸은 몸대로 지치게 된다. 하는 일을 바꿀 때마다 뇌는 에너지를 쓰기 때문이고, 몸은 새로운 일을 시작한 만큼 앉아서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전략을 조금 바꾸자 마음먹었다. 보통 나에게는 기상하고 출근하기 전까지의 시간과 퇴근하고 자기 전까지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6시에 기상해서 출근하기 전까지 한 시간반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때는 유산소 운동을 하거나 독서를 한다. 출근해서는 최대한 일에 집중하고 시간이 남으면 그림을 끄적인다. 최대한 몰래 끄적여야 한다. 퇴근하고는 요즘 세대 젊은이답게 재테크 공부에 열을 올린다. 대신, 하루에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는 몰입에도 효과적이다.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하면 조금 있어야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이것저것 일을 건드리게 되면, 계속 자전거를 바꿔 타는 것과 다름이 없다. 어느 정도의 임계점에 가기 전에 계속 갈아타니 나는 나대로 힘들고, 정작 이동한 거리는 짧다.


지금이라도 뇌의 비밀(?)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최대한 하루, 혹은 일주일 단위로 몰입하기 위해 힘써야겠다. 한두 가지에 온전히 집중하여 나의 내공을 높이는데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주도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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