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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마귀의밥 May 11. 2024

호암미술관 관람기

고려불화전 부분 스포일

웃는호랑이돌 호암들. 호암 한자는 다르지만 그렇게 맞아떨어지게 배치해두었다
호암미술관의 평점을 한등급 올려준 사진
꽃과 해태 (마당)
미술관옆 마당
크레인으로 돌 들어옮기다가 실수로 깬것같다 뜨앗~ 헉 했을듯
우리는 과연 진흙에 물들지않는 연꽃처럼 살고있는 것인가
추사김정희가 쓴 반야심경. 글씨는 수려하나 기교와 오자와 탈자가 난무하여 다시쓰기 대상
수려한 고려불화. 국보인가 국보급이다
불상들 나의 작품사진
백제의 미소
고려불화

비오기직전 용인의 호암미술관을 다녀왔다. 에버랜드 옆에있었다.

전시회 이름은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이었고 주제는 고려불화와 불상과 불경들이었다. 일본 불화나 중국불화 등도 여러점 전시해놨었지만 전시품중 고려불화나 백제.고려의 불상들에 비하면 미적 예술적 역사적 가치는 차이가 많이나서 굳이 없어도 될 사족이었다.

각 전시관 초입에 붙어있는 전시설명문들을 볼때 기획자가 여성분, 아마 젊은 페미니스트 여성인것이 거의 99% 확실했다. 전시회 관람후 기념품점에서 기념품사면서 전시회 기획 누가했냐고 슬쩍 물어보니 그중 한 남자직원분이 한남동에있는 미술관 누구누구라고 여자이름을 말해주셨다. 전시회 전체에 '여성이 기획함'이라고 씌여있는것 같았다. 처음 들어오는 입구에서 티켓팅할때 어느 젊은 여성분이 차량 바이패스로 티켓팅할수있도록 서서 티켓팅하고 '50분부터 입장가능'하다고 안내해주고 전시관마다 여성진행요원들이 서서 나처럼 불화안내스크린을 10여분씩 독차지하며 놀고있는 관객들을 제지하고 경고를 주었는데 처음 티켓팅해주신 분이나 나에게와서 혼자서 안내스크린을 너무 오래 독점하면안된다고 경고를 한 진행요원 여성분에게서 누구인지모르는 젊은 여성기획자의 모습이 보이는것 같았다.


고려불화와 고려불상, 백제시대 불상은 그야말로 예술 그 자체였다. 다른 여러점들의 작품이 있었지만 단 몇점의 고려불화와 불상들을 본 것만으로도 호암미술관 진흙속 연꽃전이 빛날만큼 아름답고 훌륭한 예술걸작품 들이었다.

(*그러고보니 제목이 진흙속에서 피는 연꽃이니 연꽃처럼 아름다운 고려불화와 백제불상이 연꽃이고 그외 일본불화나 중국불상 등은 진흙역할로 일부러 배치해둔것일지도 모르겠다) 호암미술관이 소장한건 일부고 대부분 다른 국립중앙박물관이나 다른사찰 성보박물관이나 외국박물관에서 빌려서 전시하는 작품들이었다. 임진왜란이나 일제강점기등 일제침략기때 외국으로 유출된 작품들이 임시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그렇게나마 명작들을 접할수 있어 좋았고 호암미술관과 조선시대여성들의 한과 울분을 전시회를 통해 일부나마 표출한 기획자분께도 아무튼 감사했다.


시관 마지막즈음에 추사 김정희의 유품과 반야심경 글씨가 있었는데 학생때 불교학생회 출신인 나로선 추사의 반야심경을 읽어보고 F(Fail) 낙제점을 줄수밖에 없었다. 겉으로 화려하고 속으로 공허한 현대 도시문명처럼 글씨체는 수려하나 몇군데 오자나 탈자가 있고 '고'자 처럼 빨간글씨로 빼먹은걸 슬쩍 옆에다 써놓은것도 있지만 빼먹고도 아예 오리발내밀듯 아무표시없이 넘어간것도 있고.. 이래서는 우리 불교학생회때였다면 지도법사 스님 통과못하고 나머지반에 남아서 다 외우고 집에가야하는 나머지반 수준인 것이다. 아무튼 그래도 흠결있는 문화재지만 글씨가 수려해서 보기는 참 좋았다.


호암미술관 주변경관들도 아름다웠다. 한국의 아름다운 정원 10곳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을정도로 기품있는 문화재급 석물들 곳곳에 전시해놓고 조경도 상당히 수준급이었다. 그러나 이십대때부터 풍찬노숙을 해오며 수한 산수경관을 접한 내 기준에서 볼때 상당히 수준있는 조경이었음에도 처음엔 학점으로치면 B+정도 주면되겠다 싶었다. 비가 오려고 바람이 부니 앞의 작은 호수에서 물결이 일고 정원에 물이 흐르게해놓고 수양버들 가지가 늘어게 해놓았으며 이른봄에 왔으면 예뻤을 매화나무를 곳곳에 심어놓은데다 과연 재벌가의 미술관답게 문화재급 불상과 석물들을 곳곳 전시놓고 그외에도 작약, 연꽃, 수국, 라일락, 단풍나무, 아름드리 소나무, 오래된 노간주나무?(추정), 구상나무, 하나에 수천만원씩은 할 돌들(수석) 여러개 등 멋지고 아름답고 수준있는 정원마당이었지만 비가오려는데 개구리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뱀도 한마리도 못봤다. 연못엔 물고기가 없었다. 등등 그래서 B+정도면 되겠다 하고있는데 마지막 떠나올무렵 산비둘기들이 놀고있는걸 보아서 A-로 조정하고왔다.(개인적인 평점)국화와 대나무도 어느구간에 심어진걸 슬쩍 본것같다.

들어갈때 보이던 티켓팅하던 분의 앞모습이 나올땐 뒷모습이 보였다.

자세히쓰려면 할말이 많고 발전의 여지도 많이남아있는 미술관과 정원이지만 밤이 늦어 이쯤에서 그만적어야겠다. 아무튼 인상깊은 호암미술관 고려불화 전시회였다. 끝


*호암미술관은 발전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지만 자연주의자들의 자문을 받지않는다면 새와 물고기들이 놀고있는 생기있는 정원을 만들기는 어려울것이다. 운좋게 멀리사는 산비둘기들이 잠시 놀러와서 승급되긴했지만 사실 아무리 문화재급 유물들이 많아도 눈동자없는 용처럼 생기가 없는것이다. 자연은 훌륭한 예술이고 그걸 모방하려고 부단히 애를 쓴 흔적들은 보이지만 너무 많은것들을 정원안에 몰아넣고 관리하려다보니 한계가 있는것이다. 새들이 놀러오지 않는 정원, 비가와도 개구리들이 울지않는 정원은 B수준을 넘기어렵다는걸 관리자가 알면 좋을것같은, 아까운 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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