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두번째 마주친 개를 10여분간 쫓아가 스토킹했다.
지금은 없는 나의 애마 로시난테를 타고 외출할때 작은 발바리 개가 도로맞은편에서 뛰어오는걸보고 속도를 줄여 도로를 벗어나게한뒤 가던길을 갔다. 그런데 일보고 돌아오는길에 그 개가 도로에서 헤메이며 아까와는 도로 반대방향으로 뛰어가는걸 보고 저 발바리개도 길을 잃었다는걸 알고 로시난테를 돌려서 개를 쫓아갔다. 근처에 차를 대고 방금전 빵집에서 사온 오천원짜리과자를 뜯어서 유혹해보았지만 낯선사람에게 2미터정도까지만 관심을 보여준뒤 개는 다시 도로로 방황을 시작했다. 나도 다시 차를 타고 쫓아갔지만 스토킹당하는걸 눈치챈 개는 더이상 거리를 좁혀주지않았다. 나와 로시난테는 둘다 그 개에게 아웃된 것이었다.
*그러면 개가 만약 다가와 호의를 보여주는 낯선사람에게 안기면 어떻게하려했냐 묻는다면, 일단 데리고 있으면서 주변 전봇대같은데 개주인찾음 전단지를 붙여놓고 당근에도 올려놓은뒤 그러나 그래도 2주이상 아무소식이 없으면 키우려했다. 유기견센터에 보내면 2주인가 3주안에 주인이나 입양자가 안나타나면 안락사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전에 도로에서 태어난지 아마 한달쯤됐을법한 꼬물이 새끼강아지를 차를 세우고 주운뒤 주변을 돌아다니며 주인을 찾아줬는데 나오면서 보니 가게에 염소탕ㅜㅜ같은걸 판다고 붙여진걸보고 충격을 받고 다음부터 도로에서 새끼강아지를 줍거든 그냥 키우기로 결심한적이 있다. 이 강아지는 어차피 주인과의 인연이 다한거라고 보기로한 것이었다.
아무튼 쫓아가도 개를 돕는다거나 개의마음을 얻기는 어렵다는걸 깨닫고 다시 로시난테를 타고 돌아왔다. 잠시 마주쳤다가 이내 다시 각자의 갈길로 간것이다. 아마도 낯선곳에 갑자기 던져진 존재였던, 그래서 삶의 본질이 또한 그러함을 알고있는 나에게 동질감을 주었던 그 개는 그후 어디로 간건지 더이상 보이지않았다. 관계의 종말은 언젠가는 일어나게될 일이니 거기에 너무 마음써서 다치지말고 훌훌털고 새롭게 주어지는 길을 가길 바랬다. 귀여운 발바리개.
개를 함께 쫓아간것이 나의 애마 로시난테와 함께한 거의 마지막 추억이었다. 원래 가을쯤 가려했던 로시난테는 성격급한 주인을 둔 이유로 결정된지 한달만에 차량재활용센터 픽업직원 손에 넘겨지게된 것이다. 헤어짐의 섭섭함을 달래려는듯, "그동안 수고했다. 그동안 고마웠다. 잘가라" 소리내서 말해주었다.
쫓던 개도 안보이고, 함께 쫓아가던 차도 안보이고, 허전한 방엔 반달쯤지난 달빛만 가득하다.
개와 로시난테와 나는 그렇게 각자의 갈길로 출발하여 가고있는 것이다. 달빛은 얼마간 더 함께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