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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노래

by 까마귀의발

그저께 자다가 나무의 노래를 들었다. 요새 우리가 겪는 부조리하고 복잡한 인간사회의 모습과는 다르게 단순하면서도 감미롭고 아름다운 노래였다.


어느 조직이라 말은 안하겠지만 많은 관공서의 공무원들을 접해본결과 실제상황이 벌어졌을때 아무것도 못하고 별다른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너무 느리고 경직돼있고 눈치보고 자기들끼리 경쟁에서 살아남느라 바빠서 실제로 분초를 다투는 현실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다. 기본적인것도 모르면서 아무도 질문을 안한다. 그런 인원들이 300명 아니라 3천명이 있어도 별로 소용없고 실제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 한명이 소중한 것이다. 영화에서든 삶에서든 그건 주로 비공식적인 영역에서 일어나는것 같다.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세상에 더 많고 우주에도 물질의 4%정도만 알려져있다.


나무의 언어같은건 거의 알려져있지 않지만, 꺾어진 나뭇가지를 머리맡에 꽂아둔날 엄청나게 감미로운 노래를 들었다. 반복된 영어노래였고 자세히 들어보니 가사가

"I want to stay" (나는 머물고싶다) 였다. 요새 한국나무들은 영어로 노래하는 것이었다.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서 아까 꿈에서 들었던 노래의 멜로디를 떠올려보려했지만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전에들었던 노래는 아닌것이고 주변에 무언가가 노래부른것 같았는데 그저께 새로 방에 들어온 것이 그 나뭇가지밖에 없었던 것이다.

I want to stay.

감미롭지만 가사를 생각해보면 좀 애절한 노래였다. 나뭇가지를 살릴 방안을 찾고있다. 일단 물과 바람을 적당히 주고있다. 나무가 이렇게 아름답게 노래한다는 사실은 처음알았다. 나무. 나무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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