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폼

자세 혹은 태도 혹은 마음가짐

by 포동이

며칠 전, 퇴근 후에 테니스를 쳤다. 좋았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게 다 좋았다.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상대의 완벽한 '폼'을 보았을 때. 강한 서브였다. 비록 공이 네트에 걸렸지만, 넋을 잃고 봤다. 아마 넘어왔어도, 받아치지 못했으리라. 폼의 여운을 느끼느라...


직업으로 글을 쓰고, 취미로 악기를 하고, 또 다른 취미로 운동을 한다. 각각의 세상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있다고 본다. '몸'으로 한다는 점.


셋 중 글쓰기는 몸과 무슨 상관인가 싶겠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쓰기 위해 달리기를 하고, 김훈 작가는 자전거를 탄다. 글쓰기가 전적으로 육체노동인 탓이다.


준비운동의 차원을 넘어, 글을 쓰는 행위 자체도 운동이다. 누군가는 연필을 깎아 종이에 쓱쓱 생각을 이어가고, 누군가는 PC를 켜, 키보드로 마음을 톡톡 두드린다.


'몸'으로 하는 모든 행위에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폼'이 필수적이다. 한때 폼을 '기교'라 여긴 적 있지만, 살아갈수록, 쌓여갈수록, 폼은 '기교'가 아닌 '기본기'임을 깨달아간다. 폼은 결국, '자세'이자, '태도'이자, '마음가짐'이니까.


우아함 없이는, 승리도 패배도 의미 없다


라코스테는 일찍이, 테니스 플레이어로서의 폼을, 중요하게 여긴 것 같다. '우아함'. 테니스라는 스포츠의 고유함일지도, 라코스테라는 한 사람의 집요함일지도 모르지만.


오늘 아침 나는, 우아함보다, 이기고 지는 데 집착했던 나를 돌아본다. 또한 실제로 승리하든, 패배하든, 우아함을 놓친다면, 어디까지나 진 것임을, 동시에 깨닫는다. 광고든, 음악이든, 운동이든, 다른 무엇이든.


언젠가 좋아하는 선배가 알려준, 스즈키 이치로의 말을 아껴 써보며, 오늘의 일과를 시작한다.


머릿 속으로 가장 이상적인 스윙을 그리고,
연습을 통해 그 갭을 줄여나간다


매거진의 이전글03.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