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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Dec 21. 2018

날카로운 말에 베이지 않는 방법

'뻔한 쪽대본에 쉽게 현혹되지 마'


"사람들이 뭐라는 줄 알아? 너 팀 옮기는 거 가지고 말 엄청 많아. 그리고 팀장한테만 너무 잘 보이려고 설친데. 주변 사람들한테도 좀 잘하고 그래."


"그래?..."


  떡볶이를 먹다 동료가 무심한 듯 휘두르는 칼에 마음이 베었습니다. 더 말을 이어가면 안 될 거 같았어요. '흔들리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무심하게 넘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속에서는 피가 흘렀지만, 피식 웃으며 아픈 티, 불쾌한 티, 누가 그랬는지 궁금한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평소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찬 불순분자 입에서 흘러나온 쓸데없는 배설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다행인지 사회에 나와 십여 년 이상 모진 풍파에 꾸준히 시달리다 보니 이런 공격쯤에는 흔들리지 않는 내성이 생긴 듯합니다. 사회초년생 시절이었다면 밤잠을 설쳤을 거예요. 회사에서 사람들을 마주치면 마치 죄인이라도 된 거처럼 슬슬 피해 다녔을지도 모르죠.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스스로 떳떳한 마음도 있지만, 직장에서 너무도 흔하게 반복되는 삼류 드라마의 재방송일 뿐이란 걸 알기에 더는 흥미가 없는 거죠. 그리고 저는 저 자신을 믿으니까요.


  둘째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 일입니다. 한 아이 엄마가 아내에게 전화해서 우리 애가 자기 아들을 때리고 장난감을 빼앗았다고 다짜고짜 화를 내며 욕을 했습니다. 어린이집에 확인하지도 않고, 아이 말만 듣고 흥분한 것이었어요. 엄마들 단톡방에도 피해자인 양 글을 남겼습니다. 화가 났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아들을 믿고 선생님에게 상황을 알렸습니다.


 

  근거 없는 말은 진실을 드러내고, 근거 있는 믿음은 현실이 됩니다. 그날 아들은 그 아이를 만난 적이 없었어요. 자칭 피해자 아이는 심지어 아들보다 머리 하나만큼 큰아이였습니다. 장난감은 어린이집 차에서 발견됐고, 선생님은 오히려 우리 아이가 평소 한 살 어린 그 동생을 살뜰히 챙긴다고 했습니다. 형을 좋아하는 마음을 엉뚱하게 표현한 거였죠. 아이 엄마에게 사실을 전했더니 무심한 듯 "그래요? 알았어요."라며 전화를 끊었어요. 회사나 어린이집에나 그냥 그런 사람들이 있는 거예요.


  부모는 때론 아이의 대변인이 되거나 아이로 빙의해 자신의 분신을 지켜냅니다. 부모 = 아이이기 때문이죠. 서로 믿지 않으면 분신 등식은 결코 성립할 수 없습니다. 이는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도 직결됩니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떤 순간에도 자식을 믿는 부모 마음처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진실을 밝히는 빛이자, 삶에 대한 의지이고, 희망이고 버티는 힘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 자라서 어른이 된 사람'을 뜻하는 성인(成人)이 아닌, '지혜와 덕이 매우 뛰어나 길이 우러러 본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불리는 성인(聖人)이 되기 위해 애써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지혜와 덕을 바탕으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키워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이러한 믿음은 곧 자신감으로 드러납니다. 자신감은 당당한 삶을 위한 자양분으로 작용합니다. 모든 것이 완벽할 때 갑자기 솟아나는 게 자신감이 아닙니다. 하나하나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갖춰나가면서 자신감도 충전되는 것입니다. 에너지가 쌓이고 쌓이면 예기치 못한 적의 공격에도 멘탈갑으로 무장해 버틸 수 있는 능력으로 표출되는 거죠.


  날카로운 세상입니다. 남이 뭐라 하면 헛웃음으로 넘기는 기지와 지혜를 갖춰야 베지 않습니다. 개인 생각을 다수 생각으로 포장하는 사람에 휘둘릴 필요도, 뻔하고 뻔한 무리가 모여 휘갈기는 쪽대본에 현혹될 필요도 없습니다. 나는 나로, 당신은 당신으로 참 괜찮은 사람이니까요. 상대는 자신의 가치를 내동댕이친 채 남 깎아내리기에만 몰두하는 안타까운 사람일 뿐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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