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이 제목인 글을 발견했다

"글에 대한 의심을 거두고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by 이드id


그럼 너 자신을 심판하거라.
실은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로다.


브런치에 글을 안 쓴 지 한 달이 훌쩍 지났다.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매일 글이 쓰고 싶어 안달이 났을 때도 있었다. 며칠 글을 쓰지 않다가도 번개처럼 무언가 떠오르면 당장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열어 쉼 없이 써 내려가곤 했다. 요즘에는 남아도는 시간이 무색할 만큼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가 많다. 가끔 바쁘기도 했지만, 지금보다 더 바빴을 때도 시간을 박살 내며 글을 썼기에 변명일 뿐이다. 딱히 당기지 않았고, 머리도 복잡했고, 내 글을 사랑했지만 의심을 품기도 했다.


습관적으로 클릭하던 브런치 아이콘 터치 횟수도 줄고, 이웃과의 소통도 사라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삭막한 분위기만 풍겼을 나의 안쓰러운 브런치. 그러던 오늘(6월 3일)이었다. 재택근무를 마치고 개인 노트북을 꺼내 검색하던 중 제목이 <이드id, 작가 장한이>라는 글을 발견했다. 클릭했더니 "닮고 싶은 브런치 작가는 누구인가요?라는 커다란 문구가 보였고, 그 아래 적힌 첫 문장에 놀랐다.


"이드id 작가를 닮고 싶어요."


"이드 작가는 직장생활과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아빠의 이야기를 주제로 일상을 에세이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중략) 작가의 부모님과 가족을 향한 따스한 마음을 닮고 싶습니다. 또한 직장생활의 애환을 자신만의 언어로 진솔하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담은 글들의 생생한 표현력과 타인을 향한 공감과 위로의 마음을 닮고 싶습니다. 작가의 글들은 직장생활을 하는, 두 자녀의 아빠인 저를 포함한 독자들에게 위로와 공감, 웃음과 눈물을 전해줍니다. 독자를 향한 글을 쓰는 점을 닮고 싶습니다."


한 달 브런치 작가 도전하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분의 글이었다. 읽고 또 읽었다. 나처럼 두 자녀를 둔 아빠가 보내는 응원이자 희망이고 바람이었다. 남보다 조금 먼저 시작한 분야에서 누군가에게 닮고 싶은 존재가 된다는 건 사명감까지 떠올리게 할 만큼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데 한 달 넘게 나는 글을 끊어 버렸다. 어쩌면 직무유기가 아니었을까.


반사적으로 컴퓨터 메모장을 열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두 달을 건너뛰고 다시 시작하는 글. 글쓰기 프로젝트 질문 때문에 내 이름이 얻어걸렸다고 해도 의미 넘치는 자극이다. 가족 교환 일기장에 오늘의 이야기를 남겼다. '아무리 당연하고 사소한 일상이라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해 보일 수 있는 교훈을 얻었다'라는 깨달음을 듬뿍 담아 가족에게 전했다.


다시 글을 시작하는 충분한 동기가 되었다. 내 글을 챙겨보는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는 걸 깨달았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도 다시 일고 있다. 전혀 낯선 새로운 기분을 몸에 걸친 기분이다.


"그럼 너 자신을 심판하거라. 실은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로다." 왕이 대답했다. "남을 심판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심판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법이니라 네가 너 자신을 훌륭히 심판할 수 있게 된다면 그건 네가 진정 지혜로운 사람인 까닭이니라."


최근에 다시 읽은 <어린 왕자>에 나온 글이다. 자신을 제대로 판단하기는 힘든 일이다. 나를 잘 모르는 누군가가 전하는 긍정의 자극 덕에 나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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