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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Jul 05. 2024

직장에서 쪽팔린 상사가 되지 않는 방법

드라마 <김과장>과 <기생수>에서 배우는 리더의 역할


최근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 내 세대차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75.9%가 "세대차이를 느끼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세대차이를 느끼는 대상자는 사원급(35.6%)이 가장 높았고, 임원급(23%), 부장급(16%), 대리급(11.5%) 순이었습니다. 요즘 세대에게 느끼는 세대차이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대 간 갈등은 '감정 소모로 스트레스 증가', '소통 단절로 성과 감소', '업무 동기부여 하락' 등 개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정작 세대차이 극복을 위한 노력을 한다는 이들은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조직 내에서의 갈등은 성과에도 연계될 수 있는 만큼 개개인이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리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저 탄식하고, ‘요즘 애들이 다 그렇지 뭐’라는 핑계로 넘기면 안 됩니다. 리더의 남 탓은 직무유기입니다. 세대차이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상황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그 역할은 바로 윗물에서부터입니다.


<드라마 ‘김과장’에서 서율 이사의 모습>

 

"패배가 늘어나면 제일 엿 같은 게 뭔지 알아? 패배에 익숙해지는 거. 익숙해지잖아? 그럼 이기는 방법을 까먹어. 그게 진짜 쪽팔린 거거든."


드라마 <김과장>에서 서율 이사(이준호)가 주인공 김 과장(남궁민)에게 한 말입니다. 많은 직장인이 패배에 굴복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인생에서의 패배가 아닌 자신이 처한 불편한 상황에서의 패배 말입니다. 직장에서 반복하는 포기, 굴복, 외면 모두 같은 맥락입니다.


"팀장이 막내랑 싸우고 수개월째 말을 안 해. 팀장한테 둘이 자리 마련해서 해결하라고 했는데, 세대차이 나서 말이 안 통한다고 단번에 싫다더라."


선배가 부임한 팀에 40대 중반 팀장과 30대 초반 팀원이 수개월 째 말을 안 하고 지낸다고 합니다. 세대차이로 발생한 트러블에 팀장은 팀원을 포기하고, 불편함에 굴복하고, 상황을 외면해 버렸습니다.


이처럼 한 팀에서 발생하는 작은 소통의 문제조차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수시로 이러한 상황에 굴복하고 외면하다 보면 결국 극복하는 방법, 소통하는 방법을 까먹게 되지 않을까요. 서율 이사가 말한 쪽팔린 상사로 살아가게 될 확률이 대폭 상승하지 않을까요.


세대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상사는 직급 남용을 자제하고, 세대를 배우면서 수시로 활용해야 합니다. 세대차이 극복 노하우 3가지를 소개합니다.


하나, 명확하게 말해야 합니다


상사의 말은 명확해야 합니다. 질책인지, 격려인지, 칭찬인지 돌려 까기인지 등의 불명확함은 요즘 세대에게 불평불만만 유발합니다. 상사의 애매모호한 표현을 해독하기 위해 머리 싸매고 고민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업무 지시를 할 때가 특히 중요합니다. 대충 얼버무리며 '무슨 말인지 알지?'나 막무가내로 '일을 왜 이런 식으로 해. 다시 해 와!'는 관리자의 말이 아닙니다.


상사도 처음 해보는 일이라면 샘플이라도 쥐여주어야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팀원들에게 깔끔한 지침도 주지 않고 화부터 내면 '자기도 잘 모르니까 저러는구나'라며 무능한 상사 취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업무 분장도 명확하게 선을 지켜야 합니다. 과거처럼 눈에 띄는 사람에게 일을 슬쩍 던지던 시대는 진작에 막을 내렸습니다.


"전무님이 자료 준비하라는데 누가 할래?"

"..."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일을 안 하려고 해!"


대리, 과장 시절, 함께 일한 팀장은 이런 식으로 단톡방에 업무를 툭툭 던졌습니다. R&R도 무시하기 일쑤였죠. 피곤한 눈치작전 시간이자, 불필요한 감정 소모 시간이었습니다. 일을 맡기는 근거를 명확하게 대지 않으면 '3요'(제가요? 이걸요? 왜요?)라는 세대갈등에 당황할 수 있음을 관리자는 기억해야 합니다.


직원들과 면담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사와의 면담을 마쳤을 때, "도대체 뭐라는 거야?", "나 한마디 했는데 팀장이 열 마디 해서 그냥 입 다물고 듣다가 나왔어"라는 결론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사는 해야 할 말만 명확하게 전달하고 상대가 처한 상황을 인지하고 공감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을 시작해야 합니다.


인사평가 피드백에서도 성과, 업무 태도와 역량 등을 명확하게 설명해야 내가 왜 그 등급을 받았는지 납득할 수 있습니다. 대리 시절 팀장에게 들은 '미안하다. 그렇게 됐다. 내년에는 밀어줄게'라는 인사평가 피드백이 제일 끔찍한 말이었습니다.


둘, 과한 비난은 금물입니다


질책(꾸짖어 나무람)에 감정이 실리면 비난(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이 됩니다. 상사가 비난을 시작하면 팀원은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반감 게이지만 대폭 상승합니다.


대리 시절, 팀원들 모두가 참석한 주간 회의 시간에 A 선배가 납품 단가 책정 실수로 팀장에게 깨졌습니다. 팀장은 화가 풀리지 않는지 과거 잘못까지 끄집어내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A 선배는 순간의 욱을 참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쩔까요? 물어낼까요?"

"… A가 하는 업무 다 B한테 인수인계해!"


상사의 비난과 선배의 감정 조절 실패가 만나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을 초래했습니다. 선배는 다른 팀으로 옮겼다가 결국 퇴사했어요.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은 팀장의 도가 지나친 비난 때문이었습니다.


상사는 비난 남발보다는 잘못만을 질책해야 합니다. 또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상대 입장에 대해서도 들어주어야 합니다. 본인이 오해한 내용이나 상황이 있다면 사과하고 인정할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기를 꺼립니다. 업무에 대한 상사 질책의 마무리는 경청이라고 생각합니다.


셋, 원온원을 추천합니다


앞서 언급한 A 선배의 실수에 대해서는 팀장이 당사자와만 따로 얘기해야 했습니다. 10명가량의 팀원이 다 보는 앞에서 당한 비난은 큰 상처가 됩니다.


주간 업무 회의 시간에 업무 하나하나를 이 잡듯 체크하며 타깃에 당첨된 팀원을 무지막지하게 깨던 팀장이 있었습니다. 회의 시간은 그 팀원의 공개처형으로 막을 내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남는 것 없이 회의를 마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회의 끝난 후 우는 직원도 속출했고, 팀원들은 잘못보다는 수치심을 더 크게 느꼈습니다.


담당자에게만 하면 될 말을 모두 새겨들으라는 듯 허공에 내지르면 당사자는 자존심이 상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불편합니다. 결국 아무에게도 도달하지 않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죠. 마지막까지 기억에 남는 건 불편한 공기와 상사에 대한 분노와 짜증스러웠던 감정뿐입니다.


원온원(일대 일 면담)에 대해 많은 리더가 '바빠 죽겠는데 언제 한 명 한 명 상대하냐?'라고 말합니다. 업무에서 발생하는 문제 지적뿐만 아니라 업무 지침도 일대일로 대응해야 효과적인 시대입니다. 이는 결국 앞서 언급한 명확한 업무 지시와도 연결됩니다. 팀을 위하는 일이고 다른 팀원의 불필요한 감정과 에너지 소모를 방지하는 일입니다.


도서 <원온원>에서 원온원의 효과를 아래와 같이 7가지로 설명합니다.


'리더와 구성원 간의 업무 및 개인적인 친밀한 관계 형성, 구성원의 심리적 안정감 향상, 동기부여 상승, 생산성 향상, 팀원 성장, 리더의 리더십 성장, 팀과 회사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 문화이자 시스템으로 구축'

 

이는 리더와 조직원 모두가 상생하는 지름길입니다. 개인과 팀, 회사 발전을 위해 조직의 리더가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사례의 대물림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리더는 조직의 힘을 발휘시켜야 합니다


관리자가 돼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못마땅한 직원 생각에 주말 내내 스트레스를 받았고, 회의 시간에 밀려드는 분노를 못 참고 폭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돌아오는 건 부족한 저 자신에 대한 자책뿐이었습니다. 요즘 관리자는 요즘 세대를 학습하고 조직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해결 방안을 찾아내야 합니다.


<드라마 ‘기생수’에서 기생생물이 집단을 이루어 조직을 확장하는 장면>


"조직이라는 건 정말 대단해. 하나의 개체는 약할지 모르지만, 그 개체들이 모인 조직은 엄청난 생명력과 힘을 발휘하지."


드라마 <기생수>에서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는 기생생물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인간의 위대함에 대해 언급한 말입니다. 회사는 조직입니다. 이 조직은 하나의 약한 개체들이 모여 엄청난 생명력과 힘을 발휘하며 쉴 새 없이 굴러갑니다. 개인이 모여 팀을 이룹니다. 팀을 이끄는 관리자 역할 역시 조직의 생명력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애들 눈치 보여서 참다가 암 걸리겠어."


임원으로 승진한 선배의 말입니다. 하지만 선배 말의 핵심은 조직원들이 문제라는 게 아니었습니다. 선배는 면담, 소통하는 방법 등에 대한 책을 읽고, 내외부 교육을 받으며 조직관리를 개선해 나갔습니다. 매달 조직원들 면담 일을 정해 소통을 통한 세대공감을 이어간다고 했습니다.


문제점을 알면서도 관리자가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상황을 회피하면 조직은 서서히 무너집니다. 관리자라면 나중에 쪽팔리지 않기 위해 또 조직이 생명력을 가지고 막강 파워를 발휘할 수 있도록 시대에 맞는 생존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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