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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Nov 05. 2024

오늘부터 직장에서 운을 모아보는 건 어떨까요?

초긍정 일본 드라마 <중쇄를 찍자>를 추천합니다


240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신입사원에게 대단하다고 말하니 "운이 좋았습니다"라고 답합니다. 한 임원이 경력 직원을 보면서 운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추천받은 내정자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면접에 불참하는 바람에 뽑았거든" 이라면서요. 저도 대기업 입사에 성공했을 때 운이 정말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입사 후부터는 시종일관 '내 운은 이제 끝났나'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자신이 운 좋다고 여기며 살아가는 직장인이 얼마나 될까요? 아마 운이 좋다고 느끼는 사람보다 매번 '운도 더럽게 없지!'라며 한탄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입니다.


대리 진급에 떨어진 경험이 있습니다. 제 앞에 진급 대상인 선배가 4명이나 있었죠. 심지어 제가 속한 부문에서 저 혼자 진급에 누락됐습니다. 진급 축하 부문 회식 자리에서 모두가 화기애애할 때 혼자 쓴 웃음을 삼켰습니다. ‘난 정말 운이 없구나. 관둬야지’라는 생각을 꽤 오래 했어요.


'운'이라는 말, 참 야속합니다. '이미 정해져 있어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운(天運)과 기수(氣數)'라는 의미이니 말입니다. 운칠기삼(運七氣三)(세상사 모든 일에 있어서 운이 7할이면 노력은 3할이라는 뜻)도 기운 빠지는 사자성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이가 '70%나 되는 운이 왜 나에게는 오지 않을까'라고 여기며 살아갈 테니까요.



"이 세상은 더하고 빼서 0이 될 수도 있네. 갖고 태어나는 거에는 차이가 있어도 패는 모두 동등하게 나뉘네. 좋은 일을 하면 운은 쌓이고, 나쁜 일을 하면 바로 운은 줄어들지. 운을 자기편으로 만들면 행복이 몇십 배는 많아질 걸세."


일본 드라마 <중쇄를 찍자>에 등장하는 대사입니다. 이 드라마는 주간 만화 매거진 편집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출판사(홍도관) 이야기입니다. 출판사 사장은 불행한 청소년 시절을 겪으며 막장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러다 돈을 뺏으려던 사람에게 위와 같은 충고를 듣고 깨달음을 얻죠.


"난 도박을 그만뒀다. 술과 담배도 끊었다. 취미는 산책과 청소. 집은 세 들어 살면서 차도 소유하고 있지 않는다. 사치 부리지 않고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했다. (중략) 만약 운을 모을 수 있다면 난 일에서 이기고 싶다. 모든 운을 책이 잘 팔리는데 쏟아붓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난 계속 운을 모으고 있다."


이후 사장은 운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긍정적이고 바른 생활을 이어갑니다. 그는 출판사 대표가 되었고 모든 운을 출판사가 잘되는 데 쓰기 위해 노력합니다. 심지어 복권이 1등에 당첨됐음에도 그 운이 출판사의 책이 잘 되는 일에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당첨금을 포기합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일본의 유명 야구선수인 오타니 쇼헤이가 떠올랐습니다. 오타니 쇼헤이 선수는 경기장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 자신의 주머니에 넣습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다른 사람이 무심코 버린 운을 줍는 겁니다"라고 설명합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자신의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거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결과를 결코 알 수 없는 운을 모으고, 남이 버린 운을 줍는 일, 어찌 보면 허무맹랑하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마법 같은 말이었습니다. 입가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직장인에게 운 모으기를 추천합니다


"좋은 일을 하면 운이 쌓인다. 그런 동화 같은 얘기를 계속해서 지키는 이유는 저울을 한쪽으로 기울이고 싶어서다.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운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도록."


<중쇄를 찍자>에 등장하는 부편집장 이오키베 케이(오다기리죠)는 평소 어려움에 처한 노인을 돕고,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잔돈을 모금함에 넣는 등 일상에서 바르고 착한 일 실천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출판사 대표님을 존경해 그의 삶의 방식을 본받았기 때문입니다.


그와 함께 일하는 신입사원 쿠로사와 코코로(쿠로키 하루)도 국가대표 유도선수 시절 기부도 하고, 참배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운을 모았습니다. 그녀도 이렇게 모은 운이 시합에서 승리를 안겨준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출판사 대표, 부편집장, 신입사원 모두 자발적으로 운 모으기에 동참했습니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라며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소리야!’라는 누군가의 잔소리 때문이 아닌, 자발적인 마음의 실천이었죠. 덕분에 우여곡절 있던 그들의 삶이 시나브로 매끈하게 풀릴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최근 회사에서 괴롭고 어려운 일이 많이 벌어졌습니다. 다른 팀장들은 모두 무탈해 보이는데, '왜 나만 이렇게 힘들지?', '난 지지리 복도 없다'며 이런저런 운과 타이밍 탓을 했습니다. 의욕 게이지도 점점 꺾여가던 차였죠. 친구가 타이밍 좋게 추천한 긍정 드라마 <중쇄를 찍자>를 보고 따듯하면서도 설레는 에너지를 얻었어요. 더불어 운 모으기도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에서 어떤 상황에 처하든 나중을 위해 나의 운을 차곡차곡 모은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어떨까요. 직장에서의 삶이 조금은 설레고 조금은 덜 불행하지 않을까요.


직장인이 괴로운 순간은 대부분 엇비슷합니다. 내가 가고 싶은 회사에 나보다 낮은 스펙인 친구가 붙었을 때,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던 동기가 잘 풀리는 모습을 볼 때, 나만 진급에서 떨어질 때, 원치 않는 부서로 발령이 났을 때, 매번 이상한 팀장과 동료들을 만날 때, 상사가 일을 자꾸 떠넘길 때 등등 직장인에게 운 타령은 한도 끝도 없습니다.


원치 않는 부서로 발령이 났을 때는 새로운 인맥과 남다른 경력을 쌓을 기회라고, 최악의 상사가 팀장이 되었을 때는 배우지 말아야 할 것을 배울 기회라고, 상사가 일을 자꾸 떠넘길 때는 상사가 버리는 운을 내가 차지하는 거라고 생각하며 남이 놓친 운을 조금씩 모으는 중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한번은 회의 시간에 너도나도 바쁘다며 모두가 출장을 못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래! 너희들이 버린 운을 내가 주울 테다’라는 마음으로 바쁜 시간을 쪼개어 대신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가끔 누군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할 때 억울함을 느꼈는데, 이제는 운이 쌓이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졌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생각하고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심플한 결론에 다다랐네요. 운을 모으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 행동거지, 마음 씀씀이, 타인을 대하는 태도, 즉 삶을 대하는 기준이 바뀌는 경험을 했습니다.


여러분도 하루하루가 스펙타클한 직장에서 운 모으기를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지금보다는 분명 마음과 정신이 훨씬 건강해지지 않을까요. 드라마 <중쇄를 찍자>의 출판사 사장의 독백처럼 차곡차곡 운을 모아 결국 내 일에서 이길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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