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le/Scrum] 1단계. 비전 설정하기
지난번 발행된 브런치에서 스크럼의 전반적인 구조에 대해 설명드렸는데요. 오늘은 이 스크럼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지난 브런치 내용 기억하시나요?
스크럼에서 이야기하는 비전은 3년~5년 사이 팀의 목표라고 이야기하면서, 죠스바를 판매하는 가상의 팀이 되어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한 번 이상 죠스바를 먹게 한다'는 비전을 세워봤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면, 이전 화 바로가기 클릭)
비전을 세우는 것이 왜 일하는 우리에게 중요할까요?
애자일에서는 모든 직원이 자신의 업무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식을 지향합니다. 그런데 이때 회사의 비전과 일치하는 우리 팀의 비전이 없다면, 또는 팀의 비전을 팀원 모두가 공유하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팀원들이 아무리 최선을 다해 자신의 업무를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주도적으로 열심히 하면 할수록 개별 업무라는 배가 산으로 갈 수 있습니다. 좀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죠스바 만드는 회사에서 누군가는 장난감을 만들고 있을 수도 있죠.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팀의 비전이 필요합니다. 명확한 비전 아래 움직이는 배는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할 것이고,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친 선장들에겐 다음번 항해에서 보다 많은 신뢰와 권한이 부여되겠죠?
가끔 나에게 할당된 업무를 보면서, 아이고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 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이거 결국 쓸모없을 것 같은데 싶으면서도, 괜히 업무 맡기 싫어하는 걸로 느껴질까 봐 속으로만 생각하거나 동료들에게 하소연이나 하고 만 경험이요.
이런 경우에 팀의 비전이 제대로 설정되어 있다면, 크게 두 가지 면에서 나에게 도움이 됩니다. 먼저 이 업무가 궁극적으로 팀의 비전에 부합하는지, 또는 팀의 비전에 비추어볼 때 실행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죠. 이런 경우에 이 업무의 의미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업무를 해 나가는 데 있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즉, 내 업무의 의미가 명확해지고, 실현 과정에서는 확장성이 커지는 거죠.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죠스바 만들기’라는 팀 비전 아래, 나에게 주어진 업무가 죠스바 포장지의 새 디자인 업무라면, 어떤 디자인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것인가에 집중할 수 있겠죠.
팀의 비전에 부합하는 프로덕트 백로그와 스프린트 백로그까지 나왔다면, 이 과업들을 언제 어떻게, 얼마만큼의 시간을 들여 진행할지 계획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도 잘 세운 비전이 열 고양이 손 안 부럽죠. (고양이는 부럽습니다.)
레몬 맛 죠스바도 만들어 볼 계획이고, 멜론 아이스크림이 그랬던 것처럼 죠스바를 활용한 칫솔도 제작할 예정이고, 블랙핑크 멤버별 죠스바 출시하고 싶은데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럴 때, 우리 팀의 비전을 통해 그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예시로 든 내용은 팀 전체의 업무에 해당할 수 있지만, 각자의 개인 업무를 플래닝 하는 데에도 이것은 유효합니다.
비전이 중요성과 필요성은 이만하면 알겠는데, 과연 어떻게 이런 비전을 세울 수 있을까 궁금하시죠. 비전을 세우는 방법은 매우 다양한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짧은 시간 동안 소개할 수 있는 비전이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우리의 죠스바로 엘리베이터 피치를 한번 간략하게 작성해볼까요?
‘아이스크림’에 해당하는 ‘죠스바’는 ‘거대한 동물과 싸워서 이기고 싶어’하는 ‘전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하겐다즈’와 달리 ‘상어 모양의 디자인’을 갖고 ‘무시무시한 상어를 잡아먹는 경험’을 제공한다. 는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비전과 관련하여 우리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비전은 한번 설정하고 나면 절대 바꿀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시장이나 조직 내외의 상황에 따라 비전 역시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은 스크럼의 첫 단계, 비전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현재의 내가 팀의 비전을 세울 수 있거나 적어도 팀의 비전 설정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오늘 알게 된 내용을 적용할 수 있다면 베스트겠죠. 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해도,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나 혼자 설정해 보는 것 역시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업무를 진행하는 데에 있어 도움이 됩니다. 이를테면 팀장님이 '우리 씨, 죠스바 포장지 새로 디자인 좀 해보지' 하고 갑자기 업무 지시를 했을 때, 내가 세운 비전이 있다면 그 방향성을 잡는 게 훨씬 수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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