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주의] 인생 2막, 취미를 직업으로 열어 낸 꽃차 강사이희재 님
저는 꽃차, 한방차를 만들면서 강사 일도 하고 있는 이희재라고 합니다.
꽃차 강사는 식용 꽃과 약성이 있는 그런 풀, 뿌리, 뿌리라고 하면은 뭐 이런 것들 있잖아요. 그런 뿌리 식물, 또 가지 하면은 헛개차, 뭐 헛개나무, 가지 이런 식으로 그런 약성이 있는 것들로 차를 만드는 일을 해요. 학교나 평생 교육원, 문화센터 같은데 강습이 많이 있어요. 그런 데서 가르쳐 주기도 하고 그래요.
(처음에는) 꽃차가 있는지도 몰랐죠. 지금도 꽃차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제가 인터넷으로 꽃 이름을 몰라서 검색하느라고 꽃 쳤는데, 꽃차 이렇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전화해서 꽃차가 뭐예요? 그랬더니 설명 같은 건 안 해주고, 배우러 오세요 꽃으로 차 만드는 거예요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날 바로 등록해가지고 배우기 시작을 했어요. 그렇게 하다가 3급, 2급, 1급 심화과정, 마스터가 되는 그런 자격증 따고 나니까, 각 기관에서 수업 같은 게 개설이 되면서, 강사가 되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하게 됐죠. 자격증을 따니까 또 그런 기회도 생기더라고요. 잘한 거 같아요(웃음).
어려운 거는... 없어요. 건강만 하면(웃음). 꽃을 가지고 일을 하는 거라, 꽃 보고 화내는 사람 없잖아요. 내가 성격이 조금 너털너털하다고 해야 그래야 되나(웃음)? 그래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나이가 더 들어서 못할까 봐 걱정스러운 거? 그런 거 외에는 없는 거 같아요(웃음).
작년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 때문에 수업이 거의 없었죠?
하나도 없었죠. 완전 올 스톱. 하다가 안 하니까, (수업을) 못하게 되면 어떡하지? 그럼 나 이제 뭘 하지? 그런 마음이 있긴 했는데. 우리는 이렇게 있어도 자연은 그대로 있었잖아요. 같은 꽃이라도 새로운 것들이 탄생할 수 있으니까, 연구하고 만들어 보고. 또 하나 좋은 거 있었어요. 수업은 못했지만, 덕분에 비대면 수업도 좀 해보고. 비대면으로 하니까 젊은 분들이 들어와서 같이 하니까 또 재밌더라고요. 나 진짜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몰라. 카메라 놓고 하는데, 안 보여 가지고 (웃음) 내가 막 들여다봤어요. 나중에 코만 나오고 입만 나오고 (웃음) 그랬던 거 같더라고요. 그렇게 하면서 또 새로운 거 알게 되고, 재밌었어요. 그래서 가끔 비대면 수업도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우리가 젊었을 때는 지금처럼 여자들이 일을 할 만한 그런, 기회 그런 것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전문적인 직업이 있는 분들, 있겠지만 저는 전문적인 뭔가도 배운 것도 아니고. 우리 때는요 신부수업이라는 게 있었어요. 결혼 날짜 잡아 두면 직장 그만둬야 돼(웃음). 아기 낳고 하다 보면 더 못했었죠. 우리가 봤을 땐 지금은 참 좋겠다 이런 생각은 하는데, 글쎄. 지금 사람들이 들으면 날 욕할지도 모르겠어. (웃음)
나는요. 내가 50대가 올 거라는 상상도 안 했어요(웃음). 내가 50이 될 거라는 거는 상상도 안 했고, 우리 엄마가 늙을 거라는 것도 생각 안 했고, 나는 그냥 30대, 20대, 그때 그냥 딱 서있을 줄 알았지. 내 나이를 얘기해놓고. 허어- 깜짝 놀란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일을 안 하고 있다가 일을 하니까, 선생님 소리도 듣고 너무 뿌듯한 거예요. 근데 우리 애들이 어떤 일을 했다 그러면 내가 엄마니까 아이고 잘했어 토닥토닥 이런 게 있는 데, 나는 토닥토닥해주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우리 부모님 다 돌아가셨거든요. 그니까 내가 맨날 저녁에 수업 끝나고 집에 올 때, 나 혼자 하늘을 보면서 엄마 나 오늘 잘했지 이렇게 큰 소리로 하고 들어가요. 그게 엄마가 없어서 슬픈 게 아니라, 그냥 엄마가 나 봤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기분 좋게 엄마 나 잘했지. 바람이래도 엄마가 나를 한번 토닥토닥해준다는 느낌 받으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그렇게 살고 있어요. 매일매일 그러고 있어요.
나를 생각해볼 때 사람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 거에 따라서 마음 가짐이나 이런 게 일을 따라가는구나 이런 느낌을 받아요.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 마음이 예쁘더라고요. 내 선생님한테 받았던 그 마음 그대로 내가 가르쳐 드리는 분들한테도 전달해주고 싶어요.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나이가 들 거라고는 생각 안 했지만 행복할 것이라고는 생각했지요(웃음)
요즘 젊은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 살아요. 그런 분들한테 내가 어떻게 살아라 얘기하는 거는 너나 잘해. 이럴 거 같아요(웃음) 그냥 잘 먹고 건강하게. 하고 싶은 일 열심히 했으면 좋겠고.
하나 내가 살아오면서 조금 경험했던 것들 얘기하자면, 살다가 보면 내 의도치 않게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요. 우리 때는 직장이라던가 일이라던가, 한 우물만 파라. 직장 하나 다니면 거기서 30년 40년 퇴직할 때까지 다니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렇게 안 하잖아요.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속상한 일이라던가 생겼을 때, 그런 슬픈 생각 하지 말고 빨리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 내 몸이 컴퓨터라 생각하고, USB 같은 거 하나 저장해놨다가 딱 꽂으면, 다른 일이 쫘악 펼쳐질 수 있도록. 준비하셔 가지고 빨리 전환할 수 있도록, 그렇게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신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일 해가지고 늙어서 여행만 다닐 거야 이러지 말고, 나이 들면 여행 못 다녀요(웃음). 젊었을 때 일도 열심히 하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많이 놀고.
너무 잘하고 있어요.
안쓰러울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어서 너무 그러지 말았으면.
일 일이라고 하는 거? 나한테 일이라는 건 그냥 내가 내가 존재하는, 내가 살아있는 이런 거. 그 전에도 내가 살아있긴 했지만, 그래도 또 뿌듯한 마음들. 내 속에서 세포가 막 꾸물꾸물 움직이는 이런 느낌들.
꽃차 만드는 거는 마음이 굉장히 행복해지는 일이거든요. 슬픔이라든가 별로 잘 모르고 사는 거 같아요. 낙엽이 져도 너무 예쁜 색깔, 저기서 무슨 맛이 날까 이럴 정도로. 빨리 무슨 꽃이 필까 그런 기대감, 나 자신한테 생동감 그런 것도 있는 거 같고. 내 몸에 젊음. 이런 것들이 나이가 이렇게 먹었는데도 마음은 맨날 내가 삼십 대 초반 스물일곱 이렇게(웃음) 젊게 살아가는 그런 원동력이라, 즐겁게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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