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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어스 Jun 17. 2021

지금 너무 잘하고 있어요. 건강만 하면 돼.

[감동주의] 인생 2막, 취미를 직업으로 열어 낸 꽃차 강사이희재 님


저는 꽃차, 한방차를 만들면서 강사 일도 하고 있는 이희재라고 합니다.



1. 꽃차 강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꽃차 강사는 식용 꽃과 약성이 있는 그런 풀, 뿌리, 뿌리라고 하면은 뭐 이런 것들 있잖아요. 그런 뿌리 식물, 또 가지 하면은 헛개차, 뭐 헛개나무, 가지 이런 식으로 그런 약성이 있는 것들로 차를 만드는 일을 해요. 학교나 평생 교육원, 문화센터 같은데 강습이 많이 있어요. 그런 데서 가르쳐 주기도 하고 그래요.



2. 어떻게 꽃차를 가르치는 일을 시작하게 되셨어요?


 (처음에는) 꽃차가 있는지도 몰랐죠. 지금도 꽃차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제가 인터넷으로 꽃 이름을 몰라서 검색하느라고 꽃 쳤는데, 꽃차 이렇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전화해서 꽃차가 뭐예요? 그랬더니 설명 같은 건 안 해주고, 배우러 오세요 꽃으로 차 만드는 거예요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날 바로 등록해가지고 배우기 시작을 했어요. 그렇게 하다가 3급, 2급, 1급 심화과정, 마스터가 되는 그런 자격증 따고 나니까, 각 기관에서 수업 같은 게 개설이 되면서, 강사가 되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하게 됐죠. 자격증을 따니까 또 그런 기회도 생기더라고요. 잘한 거 같아요(웃음).



3. 벌써 12년 차, 일 하는데 위기는 없으셨나요?


 어려운 거는... 없어요. 건강만 하면(웃음). 꽃을 가지고 일을 하는 거라, 꽃 보고 화내는 사람 없잖아요. 내가 성격이 조금 너털너털하다고 해야 그래야 되나(웃음)? 그래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나이가 더 들어서 못할까 봐 걱정스러운 거? 그런 거 외에는 없는 거 같아요(웃음).


작년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 때문에 수업이 거의 없었죠? 

 하나도 없었죠. 완전 올 스톱. 하다가 안 하니까, (수업을) 못하게 되면 어떡하지? 그럼 나 이제 뭘 하지? 그런 마음이 있긴 했는데. 우리는 이렇게 있어도 자연은 그대로 있었잖아요. 같은 꽃이라도 새로운 것들이 탄생할 수 있으니까, 연구하고 만들어 보고. 또 하나 좋은 거 있었어요. 수업은 못했지만, 덕분에 비대면 수업도 좀 해보고. 비대면으로 하니까 젊은 분들이 들어와서 같이 하니까 또 재밌더라고요. 나 진짜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몰라. 카메라 놓고 하는데, 안 보여 가지고 (웃음) 내가 막 들여다봤어요. 나중에 코만 나오고 입만 나오고 (웃음) 그랬던 거 같더라고요. 그렇게 하면서 또 새로운 거 알게 되고, 재밌었어요. 그래서 가끔 비대면 수업도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4. 지금 한참 일하는 2,30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우리가 젊었을 때는 지금처럼 여자들이 일을 할 만한 그런, 기회 그런 것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전문적인 직업이 있는 분들, 있겠지만 저는 전문적인 뭔가도 배운 것도 아니고. 우리 때는요 신부수업이라는 게 있었어요. 결혼 날짜 잡아 두면 직장 그만둬야 돼(웃음). 아기 낳고 하다 보면 더 못했었죠. 우리가 봤을 땐 지금은 참 좋겠다 이런 생각은 하는데, 글쎄. 지금 사람들이 들으면 날 욕할지도 모르겠어. (웃음)



5. 지금 희재 님의 모습, 젊은 시절 상상한 이 나이의 삶과 비슷한가요?


 나는요. 내가 50대가 올 거라는 상상도 안 했어요(웃음). 내가 50이 될 거라는 거는 상상도 안 했고, 우리 엄마가 늙을 거라는 것도 생각 안 했고, 나는 그냥 30대, 20대, 그때 그냥 딱 서있을 줄 알았지. 내 나이를 얘기해놓고. 허어- 깜짝 놀란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일을 안 하고 있다가 일을 하니까, 선생님 소리도 듣고 너무 뿌듯한 거예요. 근데 우리 애들이 어떤 일을 했다 그러면 내가 엄마니까 아이고 잘했어 토닥토닥 이런 게 있는 데, 나는 토닥토닥해주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우리 부모님 다 돌아가셨거든요. 그니까 내가 맨날 저녁에 수업 끝나고 집에 올 때, 나 혼자 하늘을 보면서 엄마 나 오늘 잘했지 이렇게 큰 소리로 하고 들어가요. 그게 엄마가 없어서 슬픈 게 아니라, 그냥 엄마가 나 봤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기분 좋게 엄마 나 잘했지. 바람이래도 엄마가 나를 한번 토닥토닥해준다는 느낌 받으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그렇게 살고 있어요. 매일매일 그러고 있어요. 


 나를 생각해볼 때  사람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 거에 따라서 마음 가짐이나 이런 게 일을 따라가는구나 이런 느낌을 받아요.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 마음이 예쁘더라고요. 내 선생님한테 받았던 그 마음 그대로 내가 가르쳐 드리는 분들한테도 전달해주고 싶어요.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나이가 들 거라고는 생각 안 했지만 행복할 것이라고는 생각했지요(웃음)



6. 지금 한창 열심히 일하고 있는 젊은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젊은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 살아요. 그런 분들한테 내가 어떻게 살아라 얘기하는 거는 너나 잘해. 이럴 거 같아요(웃음) 그냥 잘 먹고 건강하게. 하고 싶은 일 열심히 했으면 좋겠고. 


 하나 내가 살아오면서 조금 경험했던 것들 얘기하자면, 살다가 보면 내 의도치 않게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요. 우리 때는 직장이라던가 일이라던가, 한 우물만 파라. 직장 하나 다니면 거기서 30년 40년 퇴직할 때까지 다니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렇게 안 하잖아요.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속상한 일이라던가 생겼을 때, 그런 슬픈 생각 하지 말고 빨리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 내 몸이 컴퓨터라 생각하고, USB 같은 거 하나 저장해놨다가 딱 꽂으면, 다른 일이 쫘악 펼쳐질 수 있도록. 준비하셔 가지고 빨리 전환할 수 있도록, 그렇게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신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일 해가지고 늙어서 여행만 다닐 거야 이러지 말고, 나이 들면 여행 못 다녀요(웃음). 젊었을 때 일도 열심히 하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많이 놀고. 


너무 잘하고 있어요. 
안쓰러울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어서 너무 그러지 말았으면.



7. 희재 님에게 ‘일’이란?


 일 일이라고 하는 거? 나한테 일이라는 건 그냥 내가 내가 존재하는, 내가 살아있는 이런 거. 그 전에도 내가 살아있긴 했지만, 그래도 또 뿌듯한 마음들. 내 속에서 세포가 막 꾸물꾸물 움직이는 이런 느낌들.


 꽃차 만드는 거는 마음이 굉장히 행복해지는 일이거든요. 슬픔이라든가 별로 잘 모르고 사는 거 같아요. 낙엽이 져도 너무 예쁜 색깔, 저기서 무슨 맛이 날까 이럴 정도로. 빨리 무슨 꽃이 필까 그런 기대감, 나 자신한테 생동감 그런 것도 있는 거 같고. 내 몸에 젊음. 이런 것들이 나이가 이렇게 먹었는데도 마음은 맨날 내가 삼십 대 초반 스물일곱 이렇게(웃음) 젊게 살아가는 그런 원동력이라, 즐겁게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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