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학력, 정말 채용에 영향을 줄까?
오늘은 또래보다 일찍 사회로 뛰어들어 성장하고, 성공한 일하는 우리를 만나봅니다.
한승예(이하 승예) : 스무살, 이제 디자이너 1년차, 한승예입니다. 저는 마케팅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유솔(이하 유솔) : 저는 7년차 디자이너, 28살 이유솔입니다. 저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현재 브랜드와 모션그래픽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승예: 저는 광고 계정을 각자 하나씩 맡아가지고 마케팅 팀에서 기획안을 주면, 배너 같은 거나 인스타 페이스북의 광고용 이미지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유솔님은 7년차신데, 계속 브랜드와 모션 그래픽 디자인을 해오셨나요?
유솔: 저는 처음에 SK 네트웍스에서 그래픽디자이너 계약직으로 먼저 시작을 했고요. 그 다음에는 NHN 에이스나 뭐 Ground X 같은 회사들을 다니면서 UI/UX, GUI, 브랜드를 겸하다가 이제는 브랜드랑 모션그래픽이 저한테 너무 잘 맞아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승예: 저는 산업 디자인과 나와서 시각 디자인을 주로 배웠고, 시각 디자인 안에서도 배너나 포스터 등을 많이 배운거 같아요.
유솔: 저는고등학교에서는 멀티미디어과를 전공했고요. 멀티미디어과는 보통 디자인이랑 개발자를 양성하는 학과인데, 개발쪽에 약간 중점이 맞춰진 학과였어요. 저는 학교에서 디자인을 배워 그쪽으로 (일)한 학생입니다.
승예: 처음엔 되게 무섭다고 생각했어요. 첫 사회생활이고 아무래도 딱 20살 되자마자 나가는 거니까. 학교 선생님들께서도 사회 나가면 각자 자기 일만 열심히 하고 뭘 알려주는 사람도 별로 없을거라고 해서 걱정을 많이 하고 사회에 발을 내딛었는데, 생각보다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소통하는 방법 같은 거 많이 배운거 같아요.
유솔: 저는 좀 오래되서(웃음) 제가 취업을 나갔을 때가 거의 8,9년 전이니까 기억이 잘 안나는데, 저도 사수분들 좋은 분들을 만나서 다행히 회사를 잘 다닐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제가 처음에 고등학교 추천으로 간 회사에서 그 천부장님이라는 분이 계셨거든요. 그 분이 저 그만둘 때, 그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대학 졸업을 못해서 고졸로 남더라도, 보통 취업 지원을 할 때 학력 기준이 있잖아요. 대졸 이상 이렇게 적혀있잖아요. 그런 거에 주눅들지 말고 무조건 지원을 해봐라. 넌 디자이너니까, 너 실력만 있으면 다 되는거니까, 그런 거에 대해서 네가 기준점을 두지마 이런 말씀을 해 주셔가지고. SK네트웍스도 채용 공고는 대졸이었는데, (그 말씀대로) 무작정 넣어 봤는데 붙었거든요.
면접 때, 그 천부장님 이야기를 드렸어요. 우리회사 대졸인데 왜 지원하셨어요 하고 질문을 하길래. 그분들도 그때 약간 생각이 바뀌신거 같아요. 실력이 있으면 되는 자리인데, 학력이 뭐가 중요할까 싶으셨대요. 그래서 그 분의 얘기가 제 인생의 첫 시작에 가장 중요한 얘기가 된 거 같아요.
승예: 지금은 취업을 3년 경력 쌓고 대학교를 갈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전형으로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이 있어가지고 아직까지는 후진학을 생각하고 있는거 같아요.
유솔: 그 3년 있다가 대학가는 그거죠? 토요일 수업듣고 그러는 건가요? 그거 너무 엄두가 안 나가지고. 안했는데.
승예: 아갼 수업? 그냥 지금은 고민만.
유솔: 제가 SK네트웍스를 다닐 당시에 곧 입시할 수 있는 내신 기간이 만료되니까 수시를 넣어 봤는데 서울 예대를 붙은 거예요. 그 때 면접관 교수님이 지원서를 보시더니 우리학교를 졸업해도 다니기 힘든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회사생활을 계속하는게 낫지 않겠냐 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서울예대 교수님조차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더 이상 누군가에게 코멘트를 받을 필요가 없을 거 같아서, 그럼 나는 이제 이 경력을 살려서 살아가면 되겠다 싶은 자신감이 생겼죠.
승예: 저는 아무래도 동네 친구들을 보면 많이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친구들이 대학가고, 끝나면 술먹고 많이 논 것도 부러웠지만, 저는 반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돈도 벌고. 경력 쌓는다는 생각을 하니까. 그래서 지금은 만족하고 있어요.
유솔: 저는, 초기엔 잘 못느꼈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일하는 거에 대한 장점을. 사실 대학간 친구들이 굉장히 부러웠거든요. 근데 이제 그 친구들이 막 취업을 시작해요. 남자인 친구들은 군대 갔다오고 그러면. 그런데 저는 벌써 7-8년차가 되는 디자이너니까. 좀 여유롭죠. 제가 프리랜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연차가 7,8년 차니까, 1-2년 정도는 나를 위해 프리랜서로 도전하는 시간을 가져도 되겠다, 이제 시작한 친구들 보다도 훨씬 연차가 많으니까. 이런 부분에서 더욱 확신을 갖게 됐죠. 제 선택에 대해서.
유솔: 특성화고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 학교를 진학할 때 어느 정도 본인들이 하고 싶은 분야가 있기 때문에 진학을 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가진 아이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특성화고를 나온 건 사실은 되게 자랑스러운 일이고. 본인들이 주관이 뚜렷한 학생들이 많아요.
승예: 1,2학년 때는 솔직히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많이 힘들었어요. 디자인이라는 게 과제를 할 때마다 내 생각을 표출하는 게 많이 어려워서 2학년때 까지는 (진로를) 많이 고민했거든요. 3학년 되어서 마음 먹고 학교 주최 공모전이나 외부 공모전에 많이 도전을 해봐서 상을 몇번 타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자신감이 오르고. 아 이렇게 계속 수상 경력을 쌓고 취업 나가면, 나도 나중에 좀 멋있는 디자이너가 되진 않을까 하고 달려왔던거 같아요.
유솔: 저는 학교에서 세금 관련해서 본인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취업하고 딱 한달 있으면, 급여 명세서 나오는데 솔직히 봐도 몰라요. 건강보험, 국민연금, 이게 왜 이만큼 빠져나가는지 이거를 어디다 전화해서 알아봐야 되는지 이런 걸 전혀 모른채로 그냥 명세서를 받는데, 경험해보셨을 지 모르겠지만 저는 몇번 월급이 틀리게 나온적이 있거든요. 그걸 내가 볼 줄 알아야 되는데, 누가 알려주지를 않으니까. 잘 모르는 거죠.
승예: 첫 직장이었는데, 거기서 월급날이 됐는데 월급을 안 주시는 거예요. 한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아무 말씀도 없고 돈도 안들어오는거예요. 그때까지도 이해를 하려고 했는데, 집에서는 이건 진짜 아닌거다. 사람 간의 약속이 어긋나는 일인데 네가 왜 이해를 하냐 하셔서, 제가 대표님한테 여쭤봤거든요. 혹시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지. 회사에 자본금 문제 때문에 월급이 안 나오는 건데, 계속 기다려 달라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계속 기다릴 수 만은 없어서 저 포함해서 그 회사에 다녔던 사람들 중에 한 3-4명은 다같이 퇴사를 했어요.
유솔: 그쵸. 이게 퇴사할 일이 아닌데 사실. 고용노동부를 이용했으면 그렇게 승예님이 대표님이랑 직접적으로 부딪힐 필요도 없고 한 달 이상 기다릴 일도 아닌데. 이런 걸 안 알려주니까. (웃음)
유솔: 물론 승예님이나 다른 분은 안 그러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제가 고등학교 졸업이 최종 학력인 게 많이 부끄럽고 자격 지심이 될 때가 있었어요.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소위 말하는 좋은 학교를 나온 분들이니까, 그 분들이 디자이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뭔가 저보다 잘 알 것 같았거든요.
회사 일을 하다보면, 잘못된 점도 있고 한데. 그런 걸 말씀해주시면, 내가 소위 말하는 가방 끈이 짧으니 이것 밖에 안되는 구나, 약간 이렇게 제가 스스로 한계점을 해놓고, 비판을 건강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회사를 더 다니다보니, 누가 누구에게 이게 부족하니 이걸 개선하는게 좋을 거 같아 하는 얘기를 꺼내는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게 애정이 있어야 가능하고, 정말 용기를 내서 말해주는 거거든요.
비판을 건강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한데, 저는 그게 약간 제 학력에 대한 자격지심 때문에 잘 안됐던 때가 있었던거죠. 근데 우리는 실력으로 증명하는 사람이니까, 학력 같은 거에 대해서 너무 본인 스스로 한계점을 지정하지 않고, 당당하게 했으면, 그리고 그런 이야기도 잘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승예: 정말 오길 잘했어요. 누가 이런 이야기를 쉽게 듣겠어요. 일단,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진짜 많이 도전을 해보는 것도 좋은 거 같다... 제가 도전하는 걸 무서워해 가지고, 쉽사리 도전을 못했는데. 말씀 듣다 보니, 도전을 해보는 것도 되게 많이 도움이 될 거 같아서. 해볼겁니다. (웃음)
제가 회사에서 일을 할 때, 마케팅 팀에서 기획안을 받아서 일을 하는데요. 가끔 디자인을 할 때, 거기에 필요한 상품 이미지 같은 거를 안 주시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요청을 드려도 한두번은 그렇게 잘 해주시다가, 갑자기 안 주시거든요. 그럴 때 마다 이걸 계속 요청을 해야 되는 건지, 그래도 되나요?
그걸 안 받으면 일을 못하는 입장인데, 요청을 드려도 계속 안주시면 팀장님께 말씀드리는게 나아요. 내가 속한 팀의 팀장님한테 이러한 일이 있어서 업무 진행이 잘 안된다, 이게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니 한번 말씀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요청드리면, 팀장님이 직접 말씀해 주실 거고, 권한이 있는 팀장님이 말씀하시면 확실히 승예님이 말씀하시는 것보다 일이 잘 풀리게 됩니다.
저희 회사는 성과를 중시하는 데요. 성과를 내야만 직급이 올라갈 수 있거든요. 마케팅이나 영업과 같은 다른 팀들은 성과를 어떻게 평가한다는 건지 알겠는데, 디자인적으로 성과를 낸다는 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디자이너의 작업물은 회사의 수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안 보이니까 어려워보일 수 있는데요. 한 일을 스케쥴표로 적어놓으면, 일년 동안 이런 일을 해왔구나를 잘 볼 수 있거든요. 내가 3월에는 무슨 일을 했고, 4월에는 무슨 일을 했고 5월에는 무슨 일을 했고, 상시 업무는 어떤 걸 했고, 이런 걸 잘 정리해 보여주면 됩니다. 많이 적어놔야 돼요. 그 결과물만 딱 보여주면, 이 결과물이 두 세달에 걸쳐서 한 걸 수도 있잖아요. 그런 건 보여주지 않으면 잘 모르니까, 스케줄 표와 함께 공유하는게 가장 효과적이에요.
작업물을 만들면 팀장님께 컨펌을 받는데요. 마케팅 쪽에서 원하는 디자인이랑 팀장님이 원하시는 디자인이 좀 달라서 그때마다 이걸 어떻게 해야할지....
나는 실무자고, 거기에 의견을 주시는 분 두 분이 계신거잖아요. 그렇다면 두 분이 합의를 해 주셔야죠. 팀장님께 마케팅 팀과 의견이 다르니, 조율해서 업무지시를 해 주십사 당당하게 요청하세요! 내가 이 디자인은 확실히 이렇게 가야 성과가 좋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드는 경우라면, 그 두 분께 의견을 드릴 수도 있습니다.
▼ 두 분이 을매나 재밌게 이야기 하시게요? 나도 이 흥미로운 대화에 끼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