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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어스 Jun 10. 2021

친구들 취준할 때, 7년차 경력 챙겨 퇴사합니다

최종 학력, 정말 채용에 영향을 줄까?

오늘은 또래보다 일찍 사회로 뛰어들어 성장하고, 성공한 일하는 우리를 만나봅니다.



1.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한승예(이하 승예) : 스무살, 이제 디자이너 1년차, 한승예입니다. 저는 마케팅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유솔(이하 유솔) : 저는 7년차 디자이너, 28살 이유솔입니다. 저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현재 브랜드와 모션그래픽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2. 두분 다 디자이너이신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승예: 저는 광고 계정을 각자 하나씩 맡아가지고 마케팅 팀에서 기획안을 주면, 배너 같은 거나 인스타 페이스북의 광고용 이미지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유솔님은 7년차신데, 계속 브랜드와 모션 그래픽 디자인을 해오셨나요? 


유솔: 저는 처음에 SK 네트웍스에서 그래픽디자이너 계약직으로 먼저 시작을 했고요. 그 다음에는 NHN 에이스나 뭐 Ground X 같은 회사들을 다니면서 UI/UX, GUI, 브랜드를 겸하다가 이제는 브랜드랑 모션그래픽이 저한테 너무 잘 맞아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3. 특성화고를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셨잖아요. 어떤 전공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승예: 저는 산업 디자인과 나와서 시각 디자인을 주로 배웠고, 시각 디자인 안에서도 배너나 포스터 등을 많이 배운거 같아요.


유솔: 저는고등학교에서는 멀티미디어과를 전공했고요. 멀티미디어과는 보통 디자인이랑 개발자를 양성하는 학과인데, 개발쪽에 약간 중점이 맞춰진 학과였어요. 저는 학교에서 디자인을 배워 그쪽으로 (일)한 학생입니다.



4. 처음 딱 취업하셨을 때 기억나세요? 취업해보니 어떻던가요?(웃음)


승예: 처음엔 되게 무섭다고 생각했어요. 첫 사회생활이고 아무래도 딱 20살 되자마자 나가는 거니까. 학교 선생님들께서도 사회 나가면 각자 자기 일만 열심히 하고 뭘 알려주는 사람도 별로 없을거라고 해서 걱정을 많이 하고 사회에 발을 내딛었는데, 생각보다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소통하는 방법 같은 거 많이 배운거 같아요.


유솔: 저는 좀 오래되서(웃음) 제가 취업을 나갔을 때가 거의 8,9년 전이니까 기억이 잘 안나는데, 저도 사수분들 좋은 분들을 만나서 다행히 회사를 잘 다닐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제가 처음에 고등학교 추천으로 간 회사에서 그 천부장님이라는 분이 계셨거든요. 그 분이 저 그만둘 때, 그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대학 졸업을 못해서 고졸로 남더라도, 보통 취업 지원을 할 때 학력 기준이 있잖아요. 대졸 이상 이렇게 적혀있잖아요. 그런 거에 주눅들지 말고 무조건 지원을 해봐라. 넌 디자이너니까, 너 실력만 있으면 다 되는거니까, 그런 거에 대해서 네가 기준점을 두지마 이런 말씀을 해 주셔가지고. SK네트웍스도 채용 공고는 대졸이었는데, (그 말씀대로) 무작정 넣어 봤는데 붙었거든요.

 면접 때, 그 천부장님 이야기를 드렸어요. 우리회사 대졸인데 왜 지원하셨어요 하고 질문을 하길래. 그분들도 그때 약간 생각이 바뀌신거 같아요. 실력이 있으면 되는 자리인데, 학력이 뭐가 중요할까 싶으셨대요. 그래서 그 분의 얘기가 제 인생의 첫 시작에 가장 중요한 얘기가 된 거 같아요.



5. 사회생활 하면서, 대학 진학 해야하나 고려해 본 적도 있으실까요?


승예: 지금은 취업을 3년 경력 쌓고 대학교를 갈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전형으로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이 있어가지고 아직까지는 후진학을 생각하고 있는거 같아요.


유솔: 그 3년 있다가 대학가는 그거죠? 토요일 수업듣고 그러는 건가요? 그거 너무 엄두가 안 나가지고. 안했는데.


승예: 아갼 수업? 그냥 지금은 고민만.


유솔: 제가 SK네트웍스를 다닐 당시에 곧 입시할 수 있는 내신 기간이 만료되니까 수시를 넣어 봤는데 서울 예대를 붙은 거예요. 그 때 면접관 교수님이 지원서를 보시더니 우리학교를 졸업해도 다니기 힘든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회사생활을 계속하는게 낫지 않겠냐 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서울예대 교수님조차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더 이상 누군가에게 코멘트를 받을 필요가 없을 거 같아서, 그럼 나는 이제 이 경력을 살려서 살아가면 되겠다 싶은 자신감이 생겼죠.



6.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한 지금의 선택이 만족스러울 때는 언제인가요?


승예: 저는 아무래도 동네 친구들을 보면 많이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친구들이 대학가고, 끝나면 술먹고 많이 논 것도 부러웠지만, 저는 반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돈도 벌고. 경력 쌓는다는 생각을 하니까. 그래서 지금은 만족하고 있어요.


유솔: 저는, 초기엔 잘 못느꼈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일하는 거에 대한 장점을. 사실 대학간 친구들이 굉장히 부러웠거든요. 근데 이제 그 친구들이 막 취업을 시작해요. 남자인 친구들은 군대 갔다오고 그러면. 그런데 저는 벌써 7-8년차가 되는 디자이너니까. 좀 여유롭죠. 제가 프리랜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연차가 7,8년 차니까, 1-2년 정도는 나를 위해 프리랜서로 도전하는 시간을 가져도 되겠다, 이제 시작한 친구들 보다도 훨씬 연차가 많으니까. 이런 부분에서 더욱 확신을 갖게 됐죠. 제 선택에 대해서.



7. 특성화고에 대한 선입견도 많잖아요. 


유솔: 특성화고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 학교를 진학할 때 어느 정도 본인들이 하고 싶은 분야가 있기 때문에 진학을 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가진 아이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특성화고를 나온 건 사실은 되게 자랑스러운 일이고. 본인들이 주관이 뚜렷한 학생들이 많아요.


승예: 1,2학년 때는 솔직히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많이 힘들었어요. 디자인이라는 게 과제를 할 때마다 내 생각을 표출하는 게 많이 어려워서 2학년때 까지는 (진로를) 많이 고민했거든요. 3학년 되어서 마음 먹고 학교 주최 공모전이나 외부 공모전에 많이 도전을 해봐서 상을 몇번 타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자신감이 오르고. 아 이렇게 계속 수상 경력을 쌓고 취업 나가면, 나도 나중에 좀 멋있는 디자이너가 되진 않을까 하고 달려왔던거 같아요.



8. 특히 일찍 사회에 나와보니, 학교에서 이런 건 정말 가르쳐야 한다 하는 게 있으셨다고요. 


유솔: 저는 학교에서 세금 관련해서 본인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취업하고 딱 한달 있으면, 급여 명세서 나오는데 솔직히 봐도 몰라요. 건강보험, 국민연금, 이게 왜 이만큼 빠져나가는지 이거를 어디다 전화해서 알아봐야 되는지 이런 걸 전혀 모른채로 그냥 명세서를 받는데, 경험해보셨을 지 모르겠지만 저는 몇번 월급이 틀리게 나온적이 있거든요. 그걸 내가 볼 줄 알아야 되는데, 누가 알려주지를 않으니까. 잘 모르는 거죠.


승예: 첫 직장이었는데, 거기서 월급날이 됐는데 월급을 안 주시는 거예요. 한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아무 말씀도 없고 돈도 안들어오는거예요. 그때까지도 이해를 하려고 했는데, 집에서는 이건 진짜 아닌거다. 사람 간의 약속이 어긋나는 일인데 네가 왜 이해를 하냐 하셔서, 제가 대표님한테 여쭤봤거든요. 혹시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지. 회사에 자본금 문제 때문에 월급이 안 나오는 건데, 계속 기다려 달라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계속 기다릴 수 만은 없어서 저 포함해서 그 회사에 다녔던 사람들 중에 한 3-4명은 다같이 퇴사를 했어요.


유솔: 그쵸. 이게 퇴사할 일이 아닌데 사실. 고용노동부를 이용했으면 그렇게 승예님이 대표님이랑 직접적으로 부딪힐 필요도 없고 한 달 이상 기다릴 일도 아닌데.  이런 걸 안 알려주니까. (웃음)



9. 인터뷰를 마치며


유솔: 물론 승예님이나 다른 분은 안 그러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제가 고등학교 졸업이 최종 학력인 게 많이 부끄럽고 자격 지심이 될 때가 있었어요.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소위 말하는 좋은 학교를 나온 분들이니까, 그 분들이 디자이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뭔가 저보다 잘 알 것 같았거든요. 

 회사 일을 하다보면, 잘못된 점도 있고 한데. 그런 걸 말씀해주시면, 내가 소위 말하는 가방 끈이 짧으니 이것 밖에 안되는 구나, 약간 이렇게 제가 스스로 한계점을 해놓고, 비판을 건강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회사를 더 다니다보니, 누가 누구에게 이게 부족하니 이걸 개선하는게 좋을 거 같아 하는 얘기를 꺼내는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게 애정이 있어야 가능하고, 정말 용기를 내서 말해주는 거거든요. 

 비판을 건강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한데, 저는 그게 약간 제 학력에 대한 자격지심 때문에 잘 안됐던 때가 있었던거죠. 근데 우리는 실력으로  증명하는 사람이니까, 학력 같은 거에 대해서 너무 본인 스스로 한계점을 지정하지 않고, 당당하게 했으면, 그리고 그런 이야기도 잘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승예: 정말 오길 잘했어요. 누가 이런 이야기를 쉽게 듣겠어요. 일단,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진짜 많이 도전을 해보는 것도 좋은 거 같다... 제가 도전하는 걸 무서워해 가지고, 쉽사리 도전을 못했는데. 말씀 듣다 보니, 도전을 해보는 것도 되게 많이 도움이 될 거 같아서. 해볼겁니다. (웃음) 




그리고 남은 이야기, 

사회 초년생이 묻고 선배가 답한다.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도움되는 사회 생활 꿀팁 대방출!!!


Q1. 타 부서에 지속적인 업무요청, 어떻게 해야하죠?

제가 회사에서 일을 할 때, 마케팅 팀에서 기획안을 받아서 일을 하는데요. 가끔 디자인을 할 때, 거기에 필요한 상품 이미지 같은 거를 안 주시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요청을 드려도 한두번은 그렇게 잘 해주시다가, 갑자기 안 주시거든요. 그럴 때 마다 이걸 계속 요청을 해야 되는 건지, 그래도 되나요? 


A1. 팀장님을 이용하라!

그걸 안 받으면 일을 못하는 입장인데, 요청을 드려도 계속 안주시면 팀장님께 말씀드리는게 나아요. 내가 속한 팀의 팀장님한테 이러한 일이 있어서 업무 진행이 잘 안된다, 이게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니 한번 말씀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요청드리면, 팀장님이 직접 말씀해 주실 거고, 권한이 있는 팀장님이 말씀하시면 확실히 승예님이 말씀하시는 것보다 일이 잘 풀리게 됩니다.



Q2. 나의 성과,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저희 회사는 성과를 중시하는 데요. 성과를 내야만 직급이 올라갈 수 있거든요. 마케팅이나 영업과 같은 다른 팀들은 성과를 어떻게 평가한다는 건지 알겠는데, 디자인적으로 성과를 낸다는 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A2. 그동안 일해 온 일정표를 챙기세요!

디자이너의 작업물은 회사의 수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안 보이니까 어려워보일 수 있는데요. 한 일을 스케쥴표로 적어놓으면, 일년 동안 이런 일을 해왔구나를 잘 볼 수 있거든요. 내가 3월에는 무슨 일을 했고, 4월에는 무슨 일을 했고 5월에는 무슨 일을 했고, 상시 업무는 어떤 걸 했고, 이런 걸 잘 정리해 보여주면 됩니다. 많이 적어놔야 돼요. 그 결과물만 딱 보여주면, 이 결과물이 두 세달에 걸쳐서 한 걸 수도 있잖아요. 그런 건 보여주지 않으면 잘 모르니까, 스케줄 표와 함께 공유하는게 가장 효과적이에요.



Q3. 직속 상사와 관련 부서의 피드백이 달라요. 어느 장단에...?

작업물을 만들면 팀장님께 컨펌을 받는데요. 마케팅 쪽에서 원하는 디자인이랑 팀장님이 원하시는 디자인이 좀 달라서 그때마다 이걸 어떻게 해야할지....


A3. 그건 두 분이 알아서 할 일입니다. 

나는 실무자고, 거기에 의견을 주시는 분 두 분이 계신거잖아요. 그렇다면 두 분이 합의를 해 주셔야죠. 팀장님께 마케팅 팀과 의견이 다르니, 조율해서 업무지시를 해 주십사 당당하게 요청하세요! 내가 이 디자인은 확실히 이렇게 가야 성과가 좋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드는 경우라면, 그 두 분께 의견을 드릴 수도 있습니다.







▼ 두 분이 을매나 재밌게 이야기 하시게요? 나도 이 흥미로운 대화에 끼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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