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대한 수용
유연성이라는 표현은 주로 우리의 신체를 표현할 때 더 많이 사용한다. 신체도 유연해야 하지만 사고도 유연해야 한다. 사고가 유연하다는 의미는 수용성과 관련 있다. 좀 다르거나 특이한 것도 받이 들일 수 있는 열린 사고를 의미한다. 유연성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미술관에 본 작품을 보고 '이게 유연성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 글의 표지 사진은 노상호 작가의 작품이다. 그는 큰 미술작품을 잘게 나누어 쪼개어 판매하고, 마치 의류처럼 옷걸이 걸어 진열했다. 미술작품을 하나의 완전체로 생각하는 우리의 편견을 깨는 유연한 사고다.
젊은 시절 나는 계획한 것이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유연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돌발적인 상황이 생기면 당황하고 힘들어했다. 하지만, 내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우연히 알게 된 사실과 경험을 통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인생의 어떠한 상황도 교훈이 있다. 그러므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즐기면 된다.
과거 나는 모두가 싫어하고, 하고 싶지 않아하는 힘든 일을 받아들인 적이 있다. 어렵긴 하지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남들이 가지지 못한 성공적인 프로젝트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때의 성공경험이 수년 동안 나를 따라다니면서 나의 커리어에 큰 도움을 주었다. 그러므로 쉬운 일만, 내가 하고 싶은 일만, 영양가 있는 일만 하겠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 겉으로 보기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일도 언젠가는 계획된 우연이 되어 빛을 발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상황도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있는 한 열심히 하여, 성공적이든 실패를 하든 자신의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고자 하는 태도다.
최근 몇 년간 나는 아주 많이 변했다. 점점 더 유연해지고 있고 점점 더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가고 있다. 정신적으로 점점 더 젊어지고 있다. 이러한 오픈 마인드는 20대 동료와 친구처럼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의도된 노력이라기보다는 세상이 나를 그렇게 만든 것 같기도 하다. 너무나 빨리 변하는 세상에 살다 보니, 오히려 받아들이는 게 더 편할 수 있다. 저항하고 피할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계획 없이 마구 살 것을 권하진 않는다. 계획을 세워 본인의 방향성을 나아가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여 실망하지 마라. 돌아가더라도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