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얼마나 긍정적인가?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 준 원동력 중의 하나는 긍정성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의 힘으로 잘 버티어 낸다. 외국에 가서 현지인들 앞에서 영어로 발표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 '해도 해도 영어실력은 늘지도 않고. 영어 말하기 능력도 없으면서 이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잘못된 것은 아닌지. 교포가 해야 할 일을 토종 한국인인 내가 하는 건 아닌지.'등의 자괴감을 느낄 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렇게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이 정도 하는 게 어디야? 영어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 내용이 중요한 거지. 나니까 그나마 이 정도라도 하는 거야.'
이런 긍정적인 사고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사히 주어진 미션을 마치고 돌아왔다. 나의 과한 긍정성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올 때도 드러난다. 전화벨이 울리는 순간 이런 생각을 한다.
'어떤 좋은 소식이 오는 걸까? 어디 합격했나? 강의 의뢰가 오는 건가? 헤드헌터에게서 오는 전화인가?'
이러한 긍정성은 선천적일 수도 있지만 학습될 수도 있다고 본다. 최인철 교수는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려있고, 그게 프레임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강의 핵심은 《프레임: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에 잘 정리되어 있다. 또한 법륜스님도 비슷한 말을 했다.
"우리의 삶이란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태도를 지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흔히 운명론을 말하지만 그 운명도 내 자신이 만듭니다. 어떤 일이 내 생에 주어지는가가 운명이 아니라 그것에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느냐가 운명입니다."
- 법륜스님의 《인생수업》에서
이러한 태도를 인간의 유일한 자유라고 주장하는 빅터 프랭클은 수용소에서도 행복의 순간이 있다고 한다. 결국 인간의 자유의지가 중요한데 그런 것이 긍정성을 결정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유 중에서 가장 마지막 자유인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자유뿐이다. 자신의 시련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듦으로써 외형적인 운명을 초월하는 인간의 능력을 보여준 사람들도 있었다."
- 빅터 플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긍정성의 끝판왕은 뭐니 뭐니 해도 플로렌스(Florence Foster Jenkins)다. 플로렌스는 실존 인물이기도 하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우리나라에 2016년에 개봉했다. 그녀는 음치임에도 불구하고 긍정성으로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했다. 1%의 재능과 99%의 자신감으로 무대에 섰고 행복했다. 결국은 자신의 현실을 알게 되고 불행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죽는 순간 그녀는 긍정성으로 이런 명언을 남겼다.
"People may say I can't sing but no one can ever say I didn't sing. (사람들은 내가 노래를 못한다고 할 수 있어도 내가 노래를 안 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긍정성 때문에 실력과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일을 했고 행복했다. 그러면 되지 않을까? 현실을 알고 상처받거나 자괴감에 빠지는 것이 맞는 것인가? 약간의 착각 속에 행복하게 사는 것이 맞는 것인가? 물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어떤 삶이 현명한 삶인가?
나에게는 긍정을 대변하는 나만의 인생방정식이 있다. 바로 '안됨 말고'이다. 내가 열심히 시도해서 내 의지대로 되지 않으면 다시 노력해서 재시도하거나, 아니면 빠르게 포기한다. 어쩌면 그게 내 운명일 것이라고 받아들인다. 포기라기보다는 수용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 길이 아니면 저 길로 가면 된다. 이 문이 아니면 다른 문을 열면 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만나는 곳은 한 곳이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속상해하지 말자. 어쩌면 내가 원하는 것이 잘못된 바람일 수도 있고 다른 길로 가서 더 잘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내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내가 행복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