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과삶 Mar 20. 2018

계획된 우연#1 - 호기심

사람, 일, 지식에 대한 호기심

호기심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하다. 어쩌면 젊게 산다는 판단 기준이 호기심이 있는가 없는가 일수도 있다. 어린아이들은 호기심이 많다. 5-6세가 되면 모든 게 궁금해진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끝도 없이 질문한다. 하지만 부모들의 인내심은 금세 한계를 느끼기 마련이다. 아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질문에 대해 답해주거나, 더욱 사고를 촉진하는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나가기에는 우리의 삶이 너무 고달프고, 바쁘고, 할 일도 많다.


아무튼 호기심을 어린 시절만큼 가지고 있지 못하더라도 어른이 되어서도 가지고 있다면 축복받은 삶을 누릴 수 있다. 나 역시 그런 축복받은 사람 중의 하나인 것 같다. 나는 3가지 영역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첫째, 사람에 대한 호기심


행동 선호 진단법인 DISC에서 큰 축을 두 가지로 본 다면 일중심-사람중심, 변화-수용으로 볼 수 있다. 그중 한 축인 일중심-사람중심에서 나는 사람중심의 선호를 가진다. 그만큼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다. 사람들을 만남으로서 행복을 느끼고,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싶은 것도 많아진다. 내가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일단 모든 사람이 제각각 다른 개성과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고를 하기도 하고, 나와 전혀 다른 관심분야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누구를 만나든 그 사람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 설사 나쁘고 잘못된 사람이 있다 할지라도 그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사람과의 인연은 정말 알 수 없다. 우연히 모임에서 알게 된 사람이 나의 지인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어서 실제로 나의 지인에게 큰 도움을 준 적이 있다. 우연히 만났던 전 직장 동료의 지나가듯 던진 말 한마디에 용기를 얻어 새로운 도전을 하여 성공한 적도 있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인연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고 했다. 그래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지극 정성으로 대하였다.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소중한 인연을 유지해 나가고자 한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리 역시 중요하다. 나는 개인적인 인적사항, 만났던 일자, 중요한 이벤트 등을 별도 엑셀로 관리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확인하면서 만남을 이어나가고 새로운 인연에 대해서는 추가해 나간다. 이러한 인맥관리 방법은 다른 사람의 인맥관리 방법 공유를 통해 얻은 팁이다.



둘째, 일에 대한 호기심


일반적으로 직장에서 저지르기 쉬운 실수 중 하나는 내 일이 아닌 업무에 대한 무관심이다. 물론 내 일에 열심히 집중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서도 다른 업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 관심은 호기심이 없으면 쉽지 않은 것 같다. 나는 회사 내 조직도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어느 부서가 무슨 일을 하는지,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계속 확인하였다. 그리고 그런 업무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우리 회사의 가치사슬을 만들어 내는지 큰 그림으로 지켜보았다. 


첫 커리어는 IT 개발업무였는데 내 적성에 맞지 않았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나로서는 컴퓨터 언어에 대한 호기심이 부족했다. 그러면서 계속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다른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호기심 어린 눈길로 지켜보았다.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면서 신규 입사자 교육을 진행하는 교육담당자를 보고 그 일에 대한 호기심이 느껴졌다. 그 교육담당자가 너무 멋있어 보었다. 그래서 나는 내 커리어를 교육담당자로 전환하였고 지금까지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 내가 다른 일에 대한 호기심이 없었다면 내 적성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커리어를 전환하여 경력을 이어오기까지 회색지대에 있는 애매한 일들을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하였다. 일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기 때문에 내 일만 하겠다는 욕심이 없었다. 내 일과 조금이라도 연결되면 하였다. 그러던 와중에 굵직한 프로젝트도 하였다. 당시는 그런 프로젝트를 통해 내 경력을 빛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단지 일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하였고 다행히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 프로젝트 경험이 계속 나를 따라다니면서 내 경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일에 대한 호기심은 그래서 중요하다.



셋째, 지식에 대한 호기심


일명 지적 호기심이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지적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다. 이성에 대한 관심조차 돈이 많거나, 잘 생긴 것과 상관없이, 똑똑한 사람으로부터 매력을 느낀다. 이러한 지적 호기심은 학문적으로 박사까지 가도록 만들었고, 책도 많이 읽게 하였다. 신문도 매일 보고, SNS도 열심히 한다. SNS를 하는 이유도 인맥이나 여가를 즐기기보다는 지적 호기심 충족을 위한 활동이다.


약어를 보면 풀네임이 항상 궁금하다. 새로운 신조어를 보면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 내 관심 분야의 교육이나 세미나는 평일 저녁이든 주말이든 상관없이 어떻게든 다 참가하고 싶다. 스터디도 많이 참여해오고 있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책 제목 같이 나는 "공부가 제일 좋았어요"라는 책을 써야 할 것 같다. 어쩌면 전생에 선비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호에는 무림의 고수가 많다. 여전히 나는 많이 부족하고 내가 취약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더욱더 많이 배우고 익히고 싶다. 


이상으로 나의 호기심에 대해 사람, 일, 지식으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여러분은 호기심이 많은 사람인가? 각 영역에 따라 호기심의 편차가 있을 것이다. 본인의 호기심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고 충족해 나가다 보면 그 호기심과 관련한 새로운 사건과 경험으로 계획된 우연이 발생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스쳐 지나는 것에 대해 "왜?"라고 질문해보고 호기심을 가져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