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를 보고 시란 무엇인지 각자가 생각하는 결론 얻기
영화 '시'에서 미자가 수강한 문화원 시 강좌(김용택 시인 강의)를 나도 같이 듣는 구성이다.
수업 #1: 관심을 가지고 오래도록 바라보고 상상하면 대상이 자연스럽게 느껴질까? 나에게도 순수한 가능성의 세계가 열릴까?
시는 내 인생에서 얼마나 머물렀던가? 사춘기 시절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유안진 시인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읽으며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되고 싶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을 읽으며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을 읽으며 사뿐히 즈려밟고 가는 사랑에 눈물 흘렸고,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을 읽으며 영원한 사랑을 꿈꾸었다.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읽으며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나 혼자라도 가쁘게 가고 싶었고,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를 읽으며 독립을 다짐했다. 고등학교 시절 잠시 동안이었다. 이후로는 시집을 거의 읽지 않았고 읽어도 별 감흥이 없었다.
수업 #2: 일상의 삶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나는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을까? 내 인생에서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인가?
아름답다의 정의는 '보이는 대상이나 음향, 목소리 따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줄 만하다'이다. 나에게 균형과 조화, 즐거움과 만족을 주는 건 뭘까?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감상할 여유가 거의 없다. 텔레비전 플러그도 뽑아둔 채 24시간도 부족한 일상에서 어떻게 아름다움을 생각할 수 있을까? 시인의 눈을 통해서 잠시라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시를 읽는 것일까?
내 인생에서 아름다운 순간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핑크빛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 같던 벅찬 사랑의 마음, 내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엄마의 마음, 부족하나마 내가 가진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 도와주고 아껴주고 싶은 배려의 마음, 소소한 행복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수업 #3: 시를 쓰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시를 쓰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게 어렵다.
시를 읽는 것조차 쉽지 않은 내가 과연 시를 쓸 수 있을까? 시를 쓰겠다는 마음, 내 인생에서 아름다운 순간을 쓰겠다는 마음을 가져본다.
마음
용기를 내어 운명을 받아
너의 선율을 느낀다
공간을 열어 계절을 받아
너의 마음을 담는다
시간을 멈춰 시선을 받아
너의 주변을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