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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Jun 04. 2019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서평

시작법으로 배우는 글쓰기

공대생의 심야서재 카페 시 필사 모임에 참여하면서 시 필사를 하고 답시로 자작시도 올렸습니다. 안도현 시인의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를 읽으면서 자작시에서 사용한 표현을 떠올렸습니다. 사실 시를 공부한 적도 없고, 잘 모릅니다. 시인의 마음으로 답시를 썼을 뿐입니다. 책을 읽고 썼더라면 덜 부끄러웠을까요?


표현력과 감수성을 키우려고 시 필사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필사한 시를 매일 읽기도 했는데, (안 읽은 날이 더 많죠) 그렇게 시를 배워갑니다. 부족한 자작시를 쓰면서 시인의 마음으로 감정 이입합니다. 책에서 언급한 시인의 역할을 인용하여 정리했습니다. 저는 글쓰기 관점에서 시인의 역할을 바라봤습니다.


1. 세상 공부하기

시를 쓰는 일은 세상을 두루 공부하는 일이다.


시인은 "습작이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연습에 그치는 게 아니라 세상을 부단히 배우고 익히는 일이기 때문"에 시 쓰는 일이 세상을 공부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글쓰기도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저는 글쓰기를 영어학습에 비유하는데 꾸준히 해야 하고, 잠시 쉬면 실력이 줄어들고, 계단처럼 서서히 성장을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글쓰기에 임해야겠습니다.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2. 언어 받아쓰기

시인이란, 우주가 불러주는 노래를 받아쓰는 사람이다. 
시인이 '말하는 사람' 이 아니었다. 시인은 언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는 자일 뿐이었다.
죽은 언어를 구별하여 과감히 버리고 살아 있는 언어와 사투를 벌이는 일이다. 
시인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사람이다. 


그렇군요. 시인이 고민해서 언어를 쓰는 사람이 아니었군요. 우주가 불러주고 언어가 원하는 말을 알아채어 글로 표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전 얼마나 우주의 목소라를 들었을까요? 언어가 하고 싶은 말에 얼마나 귀 기울였을까요? 전 보이지 않는 것보다 보는 것을 믿는 사람이라 시인이 되기 어려울까요? 죽은 언어보다는 살아 있는 언어를 찾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시도해 봐야겠어요.


3. 감정 다루기

속에서 터져 나오려는 감정을 억누르고 여과시키는 일이 바로 시인의 몫이다.
시인은 세상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자가 아니라, 세상을 세밀하게 그리는 자다. 
말을 하고 싶어도 참을 줄 알고, 노래를 시켜도 한 번 쯤은 뒤로 뺄 줄 하는 자가 시인이다.


이 부분을 보고 가장 큰 반성을 했습니다. 자작시를 쓰면서 감정 그대로 표현했거든요. 평소 직접적으로 말하기 때문에 글에서도 묻어납니다. 세상을 세밀하게 그리듯이 묘사하는 일이 거의 없지요. 제 글은 감성적이기보다는 이성적인 글에 가까워서 시 필사를 시작했습니다. 시는 감정을 듬뿍 표현하는 장르라고 생각한 게 착각이었습니다. 절제하고, 참고, 뒤로 물러나 표현하는 게 시였습니다. 감정을 제대로 다루는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4. 경험 활용하기

더 많은 경험을 한 덕분에 더 많은 기억을 소유하게 된다. 그런 사람이 시인이다. 
현실 속의 '나'를 죽이고 구체적 경험 속의 또 다른 '나'를 살려 형상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가 경험을 활용한 글쓰기입니다. 관찰력 때문일까요? 같은 경험에서도 글감이 샘솟으니까요. 경험을 표현하는 게 글쓰기에서만 가능한 줄 알았는데 시 역시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현실 속의 나를 죽이고 또 다른 나를 살려 형상화하는 글을 써봐야겠습니다.


5. 독자 배려하기

시는 당신의 마음속에서 완성된 것일 뿐, 독자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언제든지 변화하고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는 유기체다.


비단 시만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예술이 그렇지 않나요? 글 역시 작가가 우선 완성하지만, 결국 독자가 받아들이고 해석하여 자신만의 사유나 행동으로 이끌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음악을 듣고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듣고 보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작품이 다시 태어납니다. 그게 바로 감동 아닐까요? 독자와 공감하고, 소통하며, 감동을 나누는 작가가 되리라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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