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과삶 Aug 26. 2019

글감을 찾습니다

나만의 글감 찾는 방법 세가지

글쓰기에 막 입문했을 때, 매 순간이 글감으로 넘쳐났다. 빨리 글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글감끼리 티격태격 싸웠다. 글을 쓰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늘어나는 글감의 속도를 따라 갈 수 없었다. 마음에 끌리는 글감이 먼저 간택된 후, 선택받지 못한 글감은 메모장으로 옮겨갔다. 하루 이틀 지나 저장된 글감은 새롭게 떠오른 글감과 경쟁을 치른 후 장렬히 전사해서 다시 곳간으로 가거나, 승전고를 울리기도 했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524일이 지났다. 지금까지 작성한 글은 260개. 이틀에 한 편을 쓴 셈이다. 그야말로 소처럼 일했다. 지금은 글을 주 3회  발행하는 원칙을 정해 실천한다.


최근 곳간에 저장해둔 글감이 거의 바닥났다. 본격적으로 글감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글감이 떠오르지 않거나 글쓰기가 어려워 괴로워하는 작가의 벽(Writer's block)을 경험해본 적은 없다. 어쩌면 향후 몇 년 이내에 맞이하지 않을까? 현재로서는 나만의 글감 찾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아직까지는 유효하다. 나는 글감을 찾기 위해 현재와 과거를 오가고 또한 주기를 정해 글감을 떠올린다.


첫째, 매 순간 깨어 알아차린다.


작가에게 필요한 스킬 중 하나는 관찰력이다. 같은 상황을 겪으면서 글감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친구들과 함께 계단을 오르는 게 싫어서 경로자,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탔다. 텅빈 엘리베이터인줄 알았지만, 그 안에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 우리를 주시하는 눈빛에 목이 움츠러들었다. 순간 그 분이 한마디를 건넸다.


"혼자 타기 민망했는데 같이 타서 좋네요."


비록 짧은 에피소드였으나 감동적인 글감이 되었다. 순간적으로 잡지 않으면 글감은 모래처럼 새어나간다.


둘째, 과거의 경험을 떠올려 연결한다. 


현재 상황에 과거의 경험을 연결하기도 하고, 아예 과거 경험을 떠올려 글을 쓰기도 한다. 김밥에 관한 글을 써야 하는데 도무지 글감이 떠오르지 않았다. 김밥을 생각하면 수업에 들어가기 전 빠르게 해결해야 하는 저녁 식사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글로 승화하기엔 삭막한 소재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첫사랑의 남자친구가 군에 갈 때 며칠을 고민하며 준 선물이 미숙한 김밥이었다. 아직도 잘 말지 못하는 실력과 연결되어 로맨틱한 김밥 글이 탄생했다.

 

셋째, 주기를 정해 글감을 떠올리는 훈련을 한다.


매주 한 편 '주간 성찰' 매거진을 발행한다. 일주일에 있었던 일 중 의미 있거나 성찰이 일어난 경험 위주로 글을 쓴다. 특별한 사건이 없는 주에도 막상 생각해보면 글감이 떠오른다. 때로는 짧은 단어 한마디가 영감을 주기도 한다. 무조건 쓴다는 루틴을 가지다보니 뇌가 그 방향으로 작동한다. 일상에서 사소한 활동도 이 순간이 글감이 되는지 아닌지 자동으로 검열한다. 최근에는 삼계탕을 끓이면서 고정관념을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는 글을 쓰기도 했다. 루틴에 따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글감이 만들어진다.


글쓰기 천재가 아닌 이상 글감이 항상 나에게 무턱대고 찾아오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깨어 있고, 필요하면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기도 해야 한다. 루틴을 정해서 뇌가 자동으로 글감을 물어오도록 명령하라. 여러분은 글감을 어떻게 찾는가? 묘책이라도 있으면 함께 나누어 봄이 어떨까?




다음 매거진 글은 ROHY작가님의 <나는 '글 못 쓰는' 에디터입니다>입니다. 에디터의 삶이 궁금하지 않나요? 과연 글 못 쓰는 에디터가 맞을까요?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막막하고 두렵다면 지금《매일 쓰다 보니 작가》글을 추천드립니다. 꾸준하게 글을 쓰며 자신만의 무기를 단단하게 다진 작가의 노하우가 궁금한 분들은 매거진 구독부탁드릴게요.

매거진의 이전글 <매일 쓰다 보니 작가> 매거진 오픈 소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