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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Nov 11. 2019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는 진짜 이유

오감과 사유로 이데아를 찾아 나서는 삶의 현장

'재능이 없는 내가 감히 어떻게 작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소심한 생각을 불과 1년 반 전에 했다. 운 좋게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점점 뻔뻔스러워지고 관종으로 커밍아웃했다. 그 결과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나찾글)'라는 수업까지 개설했고 올해 27명의 문우가 수업을 들었다. 8주 온라인 글쓰기 수업 과정으로 4기까지 오픈하여 현재 4기 수업을 진행 중이다. 


한 기수가 끝나고 다음 기수를 모집할 때면 머릿속이 복잡하다. 모집 공지를 했으나 처음부터 신청자가 몰리지 않기도 하고, (물론 매 기수 최대 인원으로 마감을 했지만) 마감일이 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최종 참여 인원에 신경이 쓰였다. '인원 미달로 개설되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있지만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나는 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는가?'다. 


이왕 시작한 것이니까? 안될 때까지 해보려고? 나는 끝을 보는 사람이니까?

상당 부분 맞는 말이다. 난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사람이다. 중간에 포기하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하는 고약한 성질을 가졌다. 자존심이 세기도 하고 성격이 무던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잘 질리지 않는 사람이다 보니 오래도록 지속하는 것이 자연스럽기도 하다.


돈을 벌려고? 부수입으로 과연 짭짭할까?

대부분 글쓰기 수업은 수입을 목적으로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글쓰기가 좋고 함께 성장하고 싶어서 수업을 진행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 나찾글의 경우 최대 인원 7명이 참여한다고 해도 각종 안내, 준비 등으로 2시간, 과제 리뷰 및 피드백 작성으로 매주 3시간 반, 매주 수업 참여로 2시간, 8주 동안 총 46시간이 소요되니 시간당 만 원의 수입이다. 최저임금 수준이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은 절대 아닌 것으로. 


글을 더 잘 쓰려고? 

물론 그런 의도도 있다. 분명히 시각이 달라진다. 뭔가를 제대로 알려면 그 분야를 가르쳐보면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에 나찾글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글을 깊게 읽고, 다양한 사람들의 글을 접했기에 분명 도움은 되었을 것이다. 피드백을 주면서 늘 나를 성찰하므로 알게 모르게 도움을 받았다. 


내가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는 진짜 이유는?

글쓰기 수업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언어 종합예술의 결정판이다. 난 예술 감독으로서 글쓰기로 나를 찾으려는 사람에게 방향을 제시한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말로 문우에게 격려와 위로를 전하고, 희망과 감사의 말을 듣는다. 나 역시 문우가 쓴 글을 곱씹어 읽으며 뭉클해진다. 이 모든 경험이 글감으로 다가와 내 글은 완성된다. 


내가 문우에게 도움을 주는 점도 있지만, 나 자신도 문우로부터 다양한 캐릭터, 글 스타일 그리고 그들의 삶을 배운다. '나 스스로 새로운 배움을 얻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 함께 성장하는 것' 바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니던가? 글이 이데아라는 완전한 세계라면 글쓰기 수업은 오감과 사유로 이데아를 찾아 나서는 삶의 현장이다. 그 현장에서 숨 쉬는 나를 느끼기 위해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다.


매 기수를 진행하면서 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새로운 시도를 계획하고, 적용하고, 부족한 점을 보충해 나가는 것 그조차도 크게 보면 성장 메커니즘이다. 삶의 재미이자 내가 살아가는 이유다.




다음 매거진 글은 ROHY작가님의 <매력적인 도입부 쓰기>입니다. 작가님은 어떻게 하면 매력적인 도입부를 쓰는지에 관해 알려주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막막하고 두렵다면 지금《매일 쓰다 보니 작가》글을 추천드립니다. 꾸준하게 글을 쓰며 자신만의 무기를 단단하게 다진 작가의 노하우가 궁금한 분들은 매거진 구독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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