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주간 성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과삶 Dec 14. 2019

어떻게 하면 강의를 잘 할 수 있을까요?

자기 반성과 배움이 필요한 순간

우연이었는지는 몰라도 같은 내용의 강의를 외국인 강사가 영어로 하면 사람들이 열광하고 너무 좋은 강의라고 칭찬하는 반면, 제가 우리말로 강의하면 나쁘진 않지만 외국인 강사 수준의 피드백을 받지 못했어요. 저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죠. 전 이렇게 핑계를 댔어요.


"같은 말이라도 영어로 하면 있어 보이고 한국어로 하면 없어 보여. 그러니 나는 문제 없어."


이번 주는 제가 부족한 게 무엇인지,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외국인 강사를 초빙해서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어느 정도 언어 특성상의 차이는 있겠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자아비판을 해볼까요?


강약조절을 못 했어요. 중요한 것은 강조하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사람들이 이해하도록 도와야 했어요. 강의안에 충실하게 따르다 보니 중요하지 않은 것까지 모든 내용을 다 전달했죠. 저조차 설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어떻게든 설명하려 했죠. 이번 강사는 아예 생략하고 넘어가더군요. 더할 건 더하고 뺄 건 뺐어야 하는데 제 옷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원칙만 따르려고 했어요. 


어쩌면 열정이 부족했는지도 몰라요. 나름 열정을 다한다고 말하지만, (이 부분은 언어적 차이는 조금 있어요. 영어는 리듬이 있지만 우리말은 차분한 경향이 있어요.) 과할 필요가 있죠. 작은 것에도 크게 반응하며 칭찬하는 외국인 강사를 보면서, '과연 나는 저 정도의 열정을 전달하는가?' 생각했어요. 


나의 초심은 어디로 갔을까요? 첫 강의를 하던 때가 떠올랐어요. 어떻게든 잘 준비해서 듣는 사람이 쉽게 잘 이해하도록 완벽하게 준비했죠. 시간이 갈수록 마음은 가벼워지고, 준비조차 그 마음을 따라갔어요. 누구를 위한 강의일까요? '내가 이런 강의를 했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강의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가 중요하죠. 어쩌면 통과의례처럼 형식적으로 진행했는지도 몰라요. 


이렇게 쓰고 보니 몸들 바를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번에 배운 점을 다음번에 적용해 보려고 해요.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과감하게 더하고 빼야죠. 열정이 무엇인지 보여줘야죠. 마음 가득 진정성을 전달하는 강의를 해야겠어요.



35년 이상 교육 담당으로 일하고 퇴직 후 강사로 활동하시는 분의 특강을 들은 적이 있어요. 초창기 그분은 다른 강사가 강의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기록했다고 합니다. 매일 밤 집에서 녹화한 영상을 보며 자신이 메모한 내용과 비교하며 복기했고 그중에서 한가지 배울 점이 무엇인지 정하고 익혔답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를 하는 사람은 분명 타고난 재능의 보유자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분의 경험에 의하면 수십 번의 리허설을 하면 분명히 달라진다고 하더군요. 강의력은 계발이 가능한 재능이라는 거죠. 그분은 가족이나 멘토 앞에서 시강을 하고 피드백을 받았다고 합니다. 


결국 용기와 자신감이 없으면 강단에 서지 말라고 했는데요. 용기는 철저한 사전 준비에서, 자신감은 작은 성공의 경험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자신이 진행한 강의 역시 매번 녹화하여 살펴보면서 한가지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 찾아서 고쳤다고 해요. 


배울 점을 찾고, 연습해서, 실제 적용해 보고 피드백을 통해 개선해 나가는 거죠. 전 이제 배울 점을 찾은 단계입니다. 그러므로 더 많은 연습과 적용, 피드백이 필요한 거죠.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하나씩 제대로 바꾸어 나가야겠습니다. 학습과 성찰이 있는 감사한 한 주였습니다. 여러분의 한 주는 어떠셨나요?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인생 책은 무엇인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