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주간 성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과삶 Sep 10. 2022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하는 것으로

시작은 어렵지만, 막상 해보면 좋은 일이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다양한 모임을 왕성하게 운영하지만, 2년 전만 해도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모임만 진행했더랬어요. 하나의 모임을 위해 줌(zoom) 연간 결제는 오버인 것 같아서 라인, 팀즈(teams), 웹엑스(WebEx) 등의 무료 회의 프로그램을 전전했습니다. 저야 무료 프로그램을 사용하니 부담이 없었지만, 사용자 경험은 나빴습니다. 팀즈를 주로 사용했는데, 회원 가입시키고 초대하기도 어렵고 막상 모바일 접속이 안 되는 경우가 빈번했어요. 수시로 업그레이드가 되니 참여자들이 메뉴를 찾는 것도 힘들어했습니다. 


줌 연간 결제를 할까 말까 망설이다 하나의 모임을 위해서라도 투자해야겠다 결심했어요. 150달러이니 월 2만원 정도인 셈이라 사실 아주 큰 부담은 아니었어요. '딴 데도 써보지 뭐'라며 눈 질끈 감고 연간 결제를 클릭했습니다. 알고보니 소소한 개인 모임을 위해 연간 결제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혼자 고민했던 것 같아요. 


줌을 사용하며 학습자 경험이 편해진 것은 기본이고, 저 역시 생산성이 향상되었습니다. 일일이 영상을 녹화하고 유튜브에 업로드해서 일부 공개 링크를 공유했는데, 줌은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제공해주니 시간이 절약되었습니다.


신기한 일은 그 후에 생겨났습니다. '딴 데도 써보지 뭐'라는 마음 때문이었을까요? 연간 결제했는데 한 달에 한 번만 사용하는 게 아까워서일까요? 줌을 활용할 아이디어가 샘솟았습니다. 계획적인 인간이라 뭐든 사전에 완벽하게 준비가 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편인데, 선 실행 후 수습의 모양새가 되었죠.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니,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할까 말까 망설여지만 일단 하는 게 좋겠습니다.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더 기회가 생깁니다.


회사에서 동호회를 지원하는 데 여러 곳에서 활동은 할 수 있지만 지원은 한 곳만 받을 수 있어요. 영어동호회를 운영하는 저는 영어동호회에서 지원금을 받습니다. 투자정보와 트렌드를 알고 싶어서 투자동호회에 준회원으로 참여합니다. 얼마 전 투자동호회에서 그림 투자 이야기가 나오면서 프리즈 아트페어(Frieze Seoul)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더군요.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그림에 관심이 있어 참여할까 보니 입장료가 55,000원이라 지원금을 받지 않는 준회원이 갈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접었습니다.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모임의 한 문우가 수업 중에 프리즈 아트페어를 보려 런던을 다녀왔다고 이야기해서 프리즈 서울 사이트를 다시 찾아봤어요. 런던까지 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대작을 만날 수 있다니 가고 싶었어요. 이미 매진이더군요. 돈을 주고도 못 간다니 더 아쉽더라고요. (얼리버드 티켓인 줄도 몰랐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현장 구매가 가능한 거였어요.)


'다음에 프리즈 아트페어 일정에 맞춰 런던에 가야 하나?'라는 마음과 동시에 작은 마음이 하나 더 올라왔는데요. '혹시라도 회원 중에 참여를 신청했다가 취소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라는 그래서 부끄럽지만 '투자동호회 회장에서 물어볼까?'라는 마음이었어요. 소심한 저는 또 엄청 고민했습니다. 정회원도 아닌데 55,000원짜리 티켓을 주는 행사에 참여하겠다고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애초에 신청도 하지 않은 거였고요. 그런데 신청한 사람들의 명단을 보니 정회원 반, 준회원 반이더라고요. 바보같이 저만 망설였나 봅니다. 그럼에도 용기를 엄청 냈습니다. 


"전 정회원이 아니어서 미안해서 신청 안 했는데. 그렇게 유명한 전시회인 줄 몰랐어요. 혹시 신청한 회원 중에 취소한 사람이 있다면, 제가 가도 될까요? 당일 아침에도 좋아요. 대기탈 수 있어요."

"잠시만요. 없어도 만들어 드릴게요."

"이미 매진이던데요."

"제가 할 수 있어요. 바로 알려드릴게요."


우여곡절 끝에 런던까지 가지 않고 한국에서 대작을 만났답니다. 7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는데요. 제가 용기 내 물어보지 않았다면 꿈도 못 꿀 전시회였습니다. 할까 말까 망설여지면 그냥 하면 됩니다. 아님 말죠 뭐. 

프리즈 서울에서 만난 명작들

이렇게 주장은 하지만, 몇 달 전부터 제 매니저에게 말할까 말까 망설여지는데요. 눈 한 번 질끈 감기가 참 어렵네요. 수십 번을 시뮬레이션해 보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요. 하지만, 힘을 내어 봐야겠죠? 저만 어려운가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9월 3일에 참여하고 9월 4일 하루종일 작성한 프리즈 서울 후기 (그림 구경하세요~)

주변 사람들에게 '일과삶의 주간 성찰'을 추천해 주세요. 아래 링크를 지인에게 알려주세요.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 티스트 웨이, 마이 웨이 / 내 글에서 빛이 나요 원데이 독서토론

  매일 독서 습관 쌓기 / 일과삶의 주간성찰 구독 / 일과삶 모임 전체 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플리마켓에서 재능 기부, 대화로 도서 추천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