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전략과 구성원의 간극 줄이기 - 인재문화팀

공간을 만드는 프로세스 Step1. Strategy

Strategy

사무환경이란 기업의 비전과 업의 특성을 물리적 공간에 투영한 것이다. 따라서 물리적 공간을 구현하기에 앞서 기업의 비전과 업의 특성을 먼저 정의내린 후, 우리의 사무환경이 '왜', 그리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사무환경 개선 프로젝트에서 Strategy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Plan&Design으로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Strategy 단계에서 세운 변화의 '기본 원칙'이 프로젝트 전체와 실제 공간 활용까지 영향을 주므로, 이 단계에서 '왜'와 '어떻게'를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Strategy는 프로젝트의 시작을 선언하고 조직과 공간의 비전을 만드는 단계다. 조직이 지향하는 바에 맞추어 공간을 설계해야 하므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각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실제 사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디테일한 니즈와 구체적인 공간 운영 방향까지 고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무환경은 경영진이 생각하는 조직의 미래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중요한 지점은 경영진의 머릿속에 있던 '변화의 방향'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 모든 직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사무환경연구팀과 인재문화팀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사무환경연구팀은 PM역할을 맡아 전체 프로세스를 관리했고, 인재문화팀은 공간의 변화에 앞서 조직의 변화를 이끌었다. 두 팀의 이야기를 통해 공간을 바꾸는 이유를 찾아내는 방법과, 거기에 맞춰 사람들을 준비시키는 과정을 가늠하길 바란다.


Interview

전략과 구성원의 간극 줄이기 : 인재문화팀



공간 프로젝트에서 팀이 담당했던 업무를 소개해주세요.

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간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했어요. PM부서였던 사무환경연구팀이 임원이나 팀장, CA 대상으로 설명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 저희가 자리를 만들고 동료들을 모으고 의견을 취합하고 조율하는 업무를 했어요. 공간 뿐만 아니라 제도도 바뀐게 많았거든요. 새로운 공간이 생겨나고, 공간 활용법이 달라지면 구성원과 전략 사이에 간극이 생겨요. 그 간극을 줄이는게 저희 역할이었습니다.



인재문화팀이 TF에 참여하게 되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저희 팀은 사전에 TF에 참석해서
구성원 사이의 의견 격차를 미리 줄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보통 사무환경을 바꿀 때 전략이나 공간 구성까지 다 마친 다음에 사용자에게 통보하잖아요? 그러다보니 나중에 문제가 터져나오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HR부서나 총무 부서가 동분서주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저희 팀은 사전에 TF에 참석해서 구성원 사이의 의견 격차를 미리 줄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또 공간을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과정을 이해하고 있어서 나중에 팀과 팀 사이에 의견 대립이 생겨도 훨씬 수월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어요.



인재문화팀이 특히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공정함을 중요하게 여겼어요. 모두가 똑같은 환경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니 나중에 불만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이걸 왜 하는지, 자율좌석제를 예로 든다면 누구는 도입 하고 누구는 안하는지 그런 기준을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정의했어요. 입주 전에 이런 것을 확실하게 정해둔다면 나중에 논란이 생겨도 기준을 설명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자율좌석 사용자와 고정좌석 사용자 구분 기준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공유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클리닝 데이가 기억이 나요. 자율좌석제가 도입되면 수납 공간이 많이 줄어들잖아요. 그래서 이사를 하는 김에 필요 없는 짐을 싹 버리는 캠페인을 벌였어요. 우리가 반드시 보관해야 할 중요 문서의 기준을 정한 다음 팀에는 상자 2개, 개인한테는 상자 1개를 줬어요. 그 안에 못 넣는 짐은 모두 버리기로 했어요. 효과가 좋았어요. 날을 잡고 다 함께 신나게 버리니까 평소보다 과감하게 필요 없는 짐을 많이 버렸죠.

사물함 추첨도 재미있었어요. 사물함 배분을 구성원들에게 맡겨버리면 불편한 칸은 모두 막내가 쓸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엑셀 랜덤 함수로 양식을 간단하게 만든 후 CA(Change Agent) 모임에서 공개 추첨 행사를 벌였어요. "내 칸은 로얄석인데 키 180인 우리 팀장님은 맨 아래 칸을 받았대!" 그렇게 신나게 떠들고 많이 웃었어요. 그 이후로 반 년에 한 번씩 사물함을 랜덤 추첨하고 있어요. 이건 사물함을 공평하게 배분하려는 목적도 있고, 사물함을 옮기는 김에 안 쓰는 짐을 버리게 한다는 의도도 있어요. 새로운 문화를 규칙으로 정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클리닝 데이 풍경



규칙으로 정착시킨다는건 무슨 뜻인가요?


동료들이 새로운 오피스에서 적응할 때까지는
과할 정도로 세세한 안내를 해줘야 평균 수준의 운영이 되더라구요.


동료들이 새로운 오피스에서 적응할 때까지는 과할 정도로 세세한 안내를 해줘야 평균 수준의 운영이 되더라구요. 예를 들어 복합기에 토너가 다 떨어지면 누군가 자율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누가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도 모르는거죠. 지금은 세세한 내용을 전부 정리한 가이드 웹북을 전사에 배포하고 있어요. "토너가 다 떨어지면 이 번호에 전화하세요. 발견 즉시.", "냉장고 안에 음식을 보관할 때는 부서명, 이름, 보관 날짜를 적어주세요. 7일이 지난 음식은 폐기합니다." 이런 식이에요. 지금은 웹북 형식이지만 앞으로는 사내 위키 페이지로 바꿔나갈 생각이에요. 내용이 바뀔 때도 쉽게 업데이트할 수 있고, 무엇보다 위키로 연결되는 QR코드를 붙일 수 있거든요. 간단한 가이드와 QR코드를 오피스 곳곳에 꼼꼼하게 붙여두면 공간 사용에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동료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을거에요.



공간 프로젝트가 조직 문화에 어떤 영향을 준 것 같나요?

최근 비대면 협업이 늘어나면서 저희도 매월 1일에 하는 월례 조회를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변경했어요. 그런데 본사를 리뉴얼 할 때 지하 강당에 시스템을 보강 안했으면 과연 이게 가능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공간과 장비가 갖춰지니 새로운 방식에 도전해보는거죠. 마찬가지로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 '우리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의 유연성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공간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에게 경험자로서 조언을 한다면?


해보니까 어떤 결과가 좋은지 알게 되었고
또 다시 새로운 선택을 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야 해요. 저희도 처음 시작했던 생각의 정원이 꼬리를 물고 지금까지 온거잖아요. 해보니까 어떤 결과가 좋은지 알게 되었고 또 다시 새로운 선택을 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소통도 마찬가지에요. 처음에는 논의 주제를 제시해도 아무 말 안하고 조용히 침묵만 지키다가 헤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계속해서 자리를 마련하면 동료들도 미리 생각을 정리해 오고, 자신의 목소리를 조금씩 내기 시작할거에요. 너무 겁을 먹지 않아도 돼요.



*다음 이야기 "공간 컨셉과 레이아웃 디자인 하기 - 브랜드디자인팀" 인터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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