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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효이재 Oct 30. 2022

[Insignt] 좋은 문제를 찾고 정의하는 방법

목표의 페르소나 2. 문제(Problem)와 문제(Issues)

black pumas - colors



‘좋은 문제정의’로서의 목표는 특히 누군가 처음 스타트업을 창업할 때 그 회사의 명운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특히 이때는 아무도 실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을 심각한 문제라고 정의한 채 오랜 시간을 그 착각의 덫 안에 갇혀 있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처음 회사를 시작하는 스타트업은 쓸 수 있는 비용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시기의 잘못된 문제 정의와 이 정의가 혹시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는 부분(반서재)에 대한 인식 없이 올인all-in하는 것은 자원이 풍부한 기성 기업 보다 훨씬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 창업의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배우는 것은 불필요한 것을 넘어서 위험하기까지 하다. 젊은 창업가들이 자주저지르는 실수는 스타트업의 겉모양만 흉내내는 것이다. 그럴듯한 아이디어(그러나 진짜 문제가 아닌 문제)로 가치를 높이고 멋진 곳에 사무실을 얻는 데 집중하다가 정작 진짜 문제, 사용자가 뭘 원하는지는 잃어버린다”[i]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스타트업 육성 및 투자 회사 Y컴비네이터Y Combinator 설립자로 미 스타트업 시장의 구루로 불리는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의 말입니다. 그는 스타트업을 시작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도 위험한 것이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라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성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실재하는 문제’를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것은 ‘그럴듯하지만 사실은 억지로 생각해낸 거짓 문제’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는 이를 ‘시트콤 아이디어’* 라 부릅니다.


   *한 TV쇼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스타트업을 시작했다고 생각해보자. 작가들은 그 장면과 스토리를 위해 무언가 아이디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극이라는 한계 속에서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아이디어는 그럴듯하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것이다. 폴 그레이엄은 일련의 맥락 안에서 실재보다 ‘그럴듯한 것’에 집착하는 다수의 스타트업 창업자의 아이디어를 ‘시트콤 아이디어’라 불렀다.


 시트콤 아이디어의 특징은 처음에 듣기엔 매우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대체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동시에 매우 포괄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깊이는 얕습니다. 반면 실재하는 문제를 다루는 아이디어는 실행단계에서 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고 깊습니다. 폴 그레이엄은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인지 아닌지를 알아보기 위해 스스로에게 두가지 질문을 던져보라 말합니다.


1)      누가 이것을 지금 당장 원할까?

2)      누가 이것을 듣도 보도 못한 이름없는 2명짜리 회사가 갓 만든 엉성한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원할까?


  이런 문제 정의와 아이디어를 어떻게 만들까? 우리가 그 중에서도 동의하는 부분은 여기입니다.


 “창업에 필요한 좋은 문제, 아이디어를 갖는 방법은 그것을 이미 가진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삶과 사유 안에서 이미 진실성 있게 ‘문제의식’을 가지고 준비된 마음을 갖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이 아니라 창업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는 방법론, 레시피에 대한 것을 기대한 분들께는 죄송할 따름입니다. 실망스럽게 들릴 수 있지만, 제가 오래 경험한 바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것이 다입니다. 이것이 진실입니다.”



 결국 포괄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사업을 위한 문제정의는 시장에서 ‘진짜 문제’를 찾아 정의하는 것(Business Impact 측면)과 우리가 꼭 풀어야 하는 문제 혹은 풀고 싶은 문제인가라는 동기(Motivation)라는 두 요소가 핵심입니다. 매우 단순하고 기본적인 요소 같지만, 이를 되새겨 보면 이는 조직의 신사업이 대부분 실패하는 결정적 이유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물론 비즈니스는 응당 ‘운’이라는 영역 역시 존재합니다. 문제를 무조건 잘 정의해야만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고 정의하지 않으면 또 무조건 실패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비즈니스를 장기적 관점, 지속가능한 생존 가능성에서 보면 일련의 기본적인 태도를 지키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어떤 기업 C가 있습니다. 이 기업은 신사업을 준비하면서 ‘수익성’, ‘벤치마킹’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왜’ 잘나가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비즈니스를 시작하면 수익성이 많이 나는 듯한 시장과 제품을 찾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그 제품은 따라잡기 쉬워 보였습니다.


 ‘우리 좋은 인력과 기술이면 저 정도 웹/앱 사이트와 서비스는 금방 따라잡겠는데?’ C 기업 경영진은 당장 TF를 꾸려 자회사를 설립하고, 분석을 했습니다. 시뮬레이션 상 수익, 이익의 관점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래서 인력 및 비용을 집중 투입해 빠르게 유사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초기 적정한 자본금을 투여하고 신규 채용도 했습니다. 본사에 있던 실력 있는 개발자, 기획자들은 파견되어 2주 단위 스프린트를 통해 빠르게 기능을 붙이고 사업적 확장을 꾀하기로 했습니다.


 위와 같은 접근은 사실 의외로 많은 기업이 꾀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운 좋게 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예상 보다 부진할 때’ 생깁니다. 실제 이 C기업은 서비스가 예상한 만큼 성과가 잘 나지 않았습니다. 경영진은 원래 지켜보기로 한 실험 기간 내에 유의미한 성과가 잘 나지 않았음을 이유로 사업을 빠르게 정리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C기업은 최근의 경영 문화, 방법론이 이야기하는 ‘빠른 시도와 실패’의 사이클을 잘 지킨 것 럼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 의견은 다릅니다. 복잡계 세계에서 사업을 실천했을 때 예상보다 부진한 이유도 여러가지 입니다. C기업이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고, 사업 분석에서 빠뜨린 것일 수도 있고, 정상적인 기류라면 굉장히 잘 되었어야 했는데 갑작스런 외부환경 변화 때문에 예상만큼 성적이 좋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에 대한 열정과 동기를 갖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정말 비즈니스가 예상보다 부진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세밀하게 검증하고 찾아보려는 전략과 의지를 제공합니다. 나아가 ‘여기에 정말 난파선이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의지와 전략 역시 제공합니다. 때문에 통상 예상치 못한 위기나 위험이 닥쳤을 때 ‘좋은 문제 정의 및 그에 따른 자신감과 동기’를 가지고 출발한 기업은 그 위기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있습니다. 


 반면 단지 외부의 유행 혹은 벤치마크 등에 기대어 신사업을 추진과 조직과 구성원은 위기, 위험이 닥쳤을 때 ‘분별하는 힘’을 발휘하는 대신 ‘분열하는 힘’을 발휘합니다. ‘거봐 내가 뭐라했어’ 그 위험의 이유와 원인을 서로에서 찾기 바쁘고, 책임을 회피하려 하는 것입니다.


 C기업이 얻은 배움도 바로 그 것이었습니다. 위기, 위험 상황에서 우리가 자본과 열정을 더 투여해서 ‘버텨야 할 것인가?’라는 현실적 질문 앞에서 정작 이 사업에서 풀고자 했던 ‘문제’가 정말 중요한 것인지, 우리가 꼭 풀어야만 하고 풀 수 있는 문제인지’ 그제서야 되묻지 않을 수 없었고 그랬을 때 더 나아갈 수 있을지 확신과 자신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우리 모두 투자의 원리 와도 같습니다. 고유의 축적된 지혜와 전략이 없이 단지 주변인, 분위기를 좇아 투자를 하다 보면 정확히 같은 덫에 빠집니다. 시장이 좋을 땐 무턱대고 과도한 돈을 투여하고 시장이 급작스레 폭락할 때는 다같이 패닉에 빠집니다.


 정신없이 팔면 갑자기 시장은 다시 좋아집니다. 그래서 허겁지겁 다시 사면 시장은 다시 나빠집니다. 결국 모든 돈을 잃고 최악의 경험과 기억을 않고 시장을 떠납니다.


 반면 내게 분명한 투자 전략과 원칙, 그에 기반한 신중한 숙고의 과정이 있었다면 최악의 경우 돈을 잃더라도 최소한 우리는 그 과정에서 제대로 된 배움을 얻고 또다른 의미 있는 시도와 실험을 할 수 있는 재무적/비재무적 체력과 내적 확신은 남겨둘 수 있습니다.


‘문제 정의’와 그 것을 수행하는 태도가 그토록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References


[i] 폴그레이엄, http://www.paulgraham.com/startupidea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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