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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효이재 Feb 11. 2024

3 진보의 기준: 기술에서 인간으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OST, 지구본


21세기의 가장 흥미진진한 발전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의미에 관한 개념 확장에서 비롯될 것이다.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

 19세기부터 근 2세기 반에 걸친 시간동안 인류는 인류의 탄생부터 그 이전까지의 시간 보다 훨씬 더 급격히 진보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진보한 것일까요? 우리가 진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 것은 결국 어떤 기준에 비롯해 그리 판단했다는 이야기인데, 오랫동안 정작 우리는 그 ‘기준’에 대해 곱씹어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세계적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지난 산업혁명 시기(1~3차)의 진보는 오롯이 ‘하이테크’, 즉 기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온전히 기술을 기준점으로 삼은 나머지 ‘하이터치’, 즉 인간다운 인간으로서 기술을 향유하는 정신과 마음, 태도에는 소홀했다고 한탄합니다.


 기술의 원래 취지는 인간의 상상, 꿈과 갈망을 성취하기 위한 창조적 작업과 관련된 것이었지만 어느덧 우리는 기술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향유하기 보다 기술에 중독 되거나 뒤처질까 두려워하거나 때로는 오용하는, 기술만능주의 시대를 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20세기이후 지금의 경제, 경영을 지배한 단 하나의 기준은 기계는 가능한 인간처럼, 동시에 인간은 가능한 기계처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 나비 효과일까요, 우리는 현 시점에 전례 없이 예측 불가능한 뉴노멀, 나아가 넥스트노멀 시대를 맞게 되었습니다.


 또 한 번의 기술 혁명의 시기에서 공교롭게도 우리, 조직에 과거의 기준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효율, 표준화로 대표되는 기준 만으로는 이제는 양적 성장도, 질적 성장도 기대하기 힘든 비즈니스 환경이 되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안전과 안녕을 확실히 책임질 수 있다 믿기엔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라는 지극히 상징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간 우리가 쌓아온 최첨단 기술도 새로운 바이러스 앞에서 무력할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오히려 기술이 촉진한 촘촘한 [네트워크]가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에 기여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았습니다.  

Chat GPT의 출현을 비롯,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에 대해 우리는 이제야 말로 또다른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라 환호하면서도 아직 미처 정립하지 못한 윤리적, 도덕적인 기준, 그 사이를 이미 파고들어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부작용 앞에서 불안에 빠져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변화, 불확실성을 단순히 기술적인 관점에서만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가치, 마음의 측면에서도 심도 있게 고민하고 대응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우리가 이룬 기술적 진보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진보가 촉진한 높은 불확실성과 사회적 압력에 대응하는 우리의 정신적인 역량은 "과연 어디까지 진보했는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제는 불확실성의 세계에 대응하는 경제, 기술적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도, 극심한 불안에 대응하는 마음의 성장을 위해서도 우리 스스로를 기계화 시키려는 노력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이해하고 아는 것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요? 우리 조직과 개인에 필요한 새로운 기준은 기술보다 인간다움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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