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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커피만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졌다는 어반커뮤니티. 어반코아트(urban.co.art)라는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복합 문화예술 공간인 어반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Interview with
어반코아트 남윤식 대표
어반커뮤니티는 신진 예술인이 활동을 펼치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실험적이고 참신한 작품을 전시하기도 하고, 작업 공간을 필요로 하는 예술인에게는 작업실을 쉐어하고 있어요. 원데이클래스, 독립영화 상영회, 웹드라마 촬영 등 다양한 예술 콘텐츠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 활동의 거점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클래식 작곡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예술경영을 공부했어요. 그 후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쌓다 보니 예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첫 직장으로 문화 예술과 관련된 사회적 기업에서 일을 하며 경험을 쌓고 프로모션 회사, 문화 재단, 도시재생 관련 회사 등을 다니며 항상 예술의 사회적 참여를 잘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그러다 결국은 저의 역할을 찾아보고자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왜 안산에 공간을 만들게 되었나요?
제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에서 할 수도 있었겠지만 문화 예술을 위한 많은 것들이 이미 서울에 밀집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바로 가까이 있음에도 문화격차가 심한 경기도, 그중에서도 제가 나고 자란 고향 안산에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역을 안산으로 정해 둔 것이 같이 창업할 파트너를 구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했어요. 마음 맞는 누군가와 같이 창업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면 서로 의지할 수 있고, 머리 맞대고 고민할 수도 있고, 외부에서 봤을 때 안정적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대부분 동료들이 서울에 거주 중이고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하지 않으니 선뜻 같이 하겠다 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과거 회사를 다닐 때와 비교해서 혼자 공간을 운영하는 일의 장, 단점은 무엇인가요?
어느 곳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혼자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저의 방식을 고수해 나갈 수 있어요. 그래서 조금은 느리더라도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쉬는 날이 없는 것과 수익적인 부분에서 안정적이지 못한 것이 단점입니다. 오픈 초반에는 흔히들 말하는 '오픈 빨'의 효과를 본 것 같아요. 매출이 높게 나오는 것을 보고 자신감이 생기던 와중에 코로나가 심해져 영업제한이 생겼고 매출이 확 떨어졌었어요. 그때 운영적인 측면에서나 심적으로나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모든 것이 제 스스로의 선택이기에 큰 스트레스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현재는 운영이 잘 되고 있나요?
어떤 관점으로 보는지에 따라 답이 다를 것 같아요. 매출을 기준으로 본다면 이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 잘 되고 있다고는 말하기 어려워요. 그런데 목적성을 두고 말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잘 진행 중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무언가를 열심히 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는 목적을 이루고 무언가 남기는 것에 더 큰 행복감을 느끼거든요. 또 목적성이 뚜렷해야 방향을 잃지 않고 달려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당연히 수익이 있어야 목적성도 유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수익 활동이 목적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기보다는 과정이 어떠했는지, 끝나고 무엇이 남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어떤 사람들이 어반커뮤니티를 찾았으면 하나요?
문화・예술을 경험하러 타 지역으로 가는 사람들이 찾아주면 좋을 것 같아요. 안산에도 이런 공간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고, 안산에서도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협업할 대상으로는 청년 예술인이었으면 좋겠어요. 청년이라고 해서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 저와 비슷한 관심사와 트렌드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해요. 종종 전시하러 오는 작가님들이나 그 전시를 관람하는 분들에게 '공간이 좋다', '이런 곳이 있는 게 너무 감사하다.' 등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가 의도한 것들 그리고 그 방향을 이해해 주는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어반 커뮤니티에서 전하고 싶은 새로운 소식이 있나요?
올해 로컬리즘;A라는 공동체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내년에도 진행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하고 싶네요. 로컬리즘;a는 "안산의 문화. 예술 발전을 행정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역의 창작자, 기획자, 공간 운영자 등이 함께 협력하여 만들어가면 어떨까?"에서 시작됐어요. 주체가 될 분들을 연결하고 일정 수준의 이해도나 공감대를 형성해서 나중엔 함께 ‘문화 거버넌스’라는 개념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로컬리즘 프로젝트에 30명 정도 사람을 모으는 것이 가까운 목표인데, 그렇게 되면 우리가 목소리를 내는 것에 좀 더 힘이 실릴 것 같아요. 예술이 성장함에 있어서 큰 기업을 유치하고 규모 있는 문화시설이나 스타디움 등을 짓는 것도 좋지만 도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그 도시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 공동체라고 생각해요. 예술을 매개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안산에서 목표를 이룬다면, 다른 지역으로 가서 사업을 확장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저 같은 개인이 도시를 완전히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해도 다른 지역으로 가지는 않을 것 같고, 안산이라는 지역에 더 집중해서 계속 발전시키는 쪽을 선택할 것 같아요. 안산이 고향이라 아무래도 이 도시에 애정이 더 많은가 봐요.
지금은 어반커뮤니티에 집중을 해야 하는 것을 잘 알기에 언제 다른 사업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먼 미래에 예술인 매니지먼트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사회 참여에 관심 있는 예술가를 매니지먼트해서 지역과 예술을 발전시키고 싶어요. 더 멀리는 서울예대 친구들과 재즈바를 운영해보고 싶기도 해요. 수익은 공간을 운영하는 데에 사용하고 공간이 아티스트들을 지원해 주는 곳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대체로 안산은 사건, 사고가 많은 도시로 비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굉장히 살기 좋은 도시거든요. 계획도시라 녹지도 많고 교통도 잘 되어있어요. 대부분의 지형이 평지이고 대부도나 해안 도로 등도 잘 조성되어 있고요. 이런 안산에 문화예술인들이 관심 갖고 역할을 찾아 나가다 보면 멀지 않은 미래에 다른 모습의 안산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저의 자리에서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거예요.
글·사진|워크사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