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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ld traveler Nina Dec 26. 2021

인생이 씁쓸할 때 추천할 맥주, IPA

IPA란? & 구미호 IPA (카브루 브루어리) 후기


 

출근하는 버스를 바로 앞에서 놓치고, 열심히 준비했지만 발표 당일 눈앞이 새하얗게 변하면서 준비한 모든 것이 기억이 나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지? 기대했던 승진 발표에서 나만 떨어지고 동기는 붙었을 때, 좋아하던 사람에게 고백을 했는데 차였을 때 기분이 거지 같고 오늘은 뭔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것만 같고 인생을 헛살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럴 때는 청량하고 시원한 라거나 달달하고 꽃향기가 나는 밀맥주보다는 인생의 쓴맛을 보여주는 것만 같은 씁쓸한 인디아 페일 에일(IPA)을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인디아 페일 에일(IPA, India Pale Ale)은 일반적인 에일 맥주인 페일 에일에 홉을 다량으로 넣어 만든 맥주이다. 알코올 도수가 일반 라거보다 높고, 화려한 홉의 아로마와 강한 쓴맛이 특징이다.


IPA는 19세기 제국주의 시절 인도를 지배하던 영국인들이 인도에서도 맥주를 즐기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시 인도에서 맥주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 했고, 영국에서 만든 맥주를 인도로 운송하는 데는 9~12개월이 걸리는 데다 온도 변화 때문에 맛이 쉽게 변질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런던의 양조업자 조지 호지슨은 기존 맥주에 홉을 더 많이 넣고 알코올 도수를 높인 맥주를 만들었다. 홉은 맥주의 방부제 역할을 했고, 도수가 높으면 균의 침입을 막아 변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인도로 건너와서도 품질이 유지되었을 뿐만 아니라 풍부한 홉의 풍미를 자랑하는 이 맥주는 순식간에 인도 맥주 시장을 점령하게 되었다.   

                                                                                      - 시사상식 사전(pmg 지식엔진연구소) -


IPA는 이후 세계대전을 거치며 영국에서 사라졌으나, 20세기 말 미국의 크래프트 맥주 운동을 통해 새롭게 탄생했다. 홉의 쓴맛이 강조되는 스타일과 다양한 홉 향이 강조되는 스타일로 나뉜다.

뉴잉글랜드 IPA, 더블 IPA, 라이 IPA, 벨지안 IPA, 블랙 IPA 가 있다.


오늘 마셔볼 맥주는 지난 번 수제맥주X야구 콜라보 에서 언급한 적이 있었던 슈퍼스타즈 맥주를 만든 카브루 브루어리의 구미호 IPA이다. 슈퍼스타즈가 뭔가 대중성을 갖춘 순한맛 IPA라면, 구미호 IPA는 쓴맛 애호가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매운맛 IPA라고 할 수 있겠다. 때문에 호가든, 블랑류의 꽃향기가 나고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거나 시원하게 벌컥 벌컥 들이키는 라거 맥주 러버라면 피하는 것이 좋겠다.  


"대한민국 맥주의 새로운 시작"




잘 익은 오렌지의 풍부하고 상큼한 홉향과 달콤한 다크 캐러멜과 구운 토스트의 깊은 몰티 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정통 인디어 페일 에일



맥주명 : 구미호 IPA

제조국 : 한국

제조사 : 카브루 브루어리

종류 : 인디아 페일 에일(IPA; India Pale Ale)

도수 : 6.3%

IBU : 75

원재료 : 정제수 보리맥아(덴마크/독일), 호프(미국), 효모, 산도 조절제, 효모영양제(황산아연), 영양강화제(염화칼슘), 이산화탄소

캔입일: 2022.10.27




1세대 크레프트 비어 선두주자 답게 캐치 프라이즈를 "대한민국 맥주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당차게 잡았다.

일단 디자인에 먼저 눈이 가게 되는데 카브루 로고도 구미호인데 맥주도 구미호IPA라서 '브루어리의 정수를 담은 맥주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기치 못한 맥주캔의 귀여운 로고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맥주를 따르면 짙은 호박색의 맥주가 흘러나오고, 적당한 거품으로 채워진다. 원래 보던 황금빛이 아니라 짙은 호박색이라 뭔가 색다르다. 슈퍼스타즈 맥주보다 약간 더 진한 호박색이었다.


눈으로 맥주 맛을 봤으니 이제 코로 음미할 차례.

설레는 마음으로 잔에 코를 들이 밀었는데 갑자기 생각지 못했던 몇 배나 강한 홉의 향이 내 후각을 강하게 자극했다. 음식이 들어가기 전에 맥주맛 부터 보는 편이라 순간 놀랐다.


한가지 팁을 주자면, IPA를 마실 때는 사진과 같은 입구가 좁은 튤립잔이나 플루트잔에 마시면 안그래도 강한 홉의 향이 다소 거북할 수 있으니 파인트나 필스너 잔과 같이 입구가 넓은 잔에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나는 오늘 아무 생각 없이 원래 자주 맥주를 따라 마시던 튤립잔에 마셨다가 강한 홉의 향에 순간 기절할 뻔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홉의 향을 맡아보니 솔향이 코 안에 가득 들어왔다. 굉장히 많은 홉이 이 안에 담겨 있다는 것이 이미 후각으로 느껴졌다.

이번엔 입으로 맛을 봐야했다. 우선 입술에 닿는 거품의 질감이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천천히 한모금을 들이켜서 바로 삼키지 않고 잠시 입안에 머물렀다. 마시자마자 묵직함이 느껴지면서 홉의 씁쓸한 맛과 향이 한번에 들어오면서 끝맛은 깔끔했다. 정확하게 '나 IPA야!' 라고 외치는 기분이랄까. 그도 그럴 것이 쓴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IBU가 75씩이나 되는 데다가 알콜 도수도 6.3%로 만만하지는 않다.

 

구미호 IPA는 호불호가 생길 수 밖에 없는 확실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쓴맛을 싫어하는 분에게는 추천할 수 없는 맥주이다. 어느 순간 라거나 에일이 지겹다고 느껴질 때가 바로 새로운 맥주 타입에 도전해 볼 기회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내가 바로 그렇게 IPA에도 발을 들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누구나 입맛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아니라는 생각보다는 언젠가 한번 도전해볼 맥주리스트에 넣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의 입맛과 어른의 입맛이 달라지듯 우리 인생도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것이니 말이다.





< 인디안 페일 에일(IPA) >

인디아 페일 에일(IPA, India Pale Ale)은 일반적인 에일 맥주인 페일 에일에 홉을 다량으로 넣어 만든 맥주이다. 알코올 도수가 일반 라거보다 높고, 화려한 홉의 아로마와 강한 쓴맛이 특징이다.


IPA는 19세기 제국주의 시절 인도를 지배하던 영국인들이 인도에서도 맥주를 즐기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시 인도에서 맥주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 했고, 영국에서 만든 맥주를 인도로 운송하는 데는 9~12개월이 걸리는 데다 온도 변화 때문에 맛이 쉽게 변질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런던의 양조업자 조지 호지슨은 기존 맥주에 홉을 더 많이 넣고 알코올 도수를 높인 맥주를 만들었다. 홉은 맥주의 방부제 역할을 했고, 도수가 높으면 균의 침입을 막아 변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인도로 건너와서도 품질이 유지되었을 뿐만 아니라 풍부한 홉의 풍미를 자랑하는 이 맥주는 순식간에 인도 맥주 시장을 점령하게 되었다.   

                                                                        - 시사상식 사전(pmg 지식엔진연구소) -


IPA는 이후 세계대전을 거치며 영국에서 사라졌으나, 20세기 말 미국의 크래프트 맥주 운동을 통해 새롭게 탄생했다. 홉의 쓴맛이 강조되는 스타일과 다양한 홉 향이 강조되는 스타일로 나뉜다.

뉴잉글랜드 IPA, 더블 IPA, 라이 IPA, 벨지안 IPA, 블랙 IPA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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