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선배 김세평> 제3부 - 01 참고참는 직장인

[직장생활 추천도서] 럭키드로우(드로우앤드류 저)

by 책장인 김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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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 01 참고참는 직장인


박철수: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김세평: 에? 누구??


이영희: 아, 이번에 새로 온 김철수 신입사원이에요!


박철수: 네! 박철수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세평: 아하, 만나서 반가워요. 와우, 이제 영희 씨도 후배가 생기신 건가요?


이영희: 히히. 그러게요. 저도 어느덧 2년차가 되어간답니다!


김세평: 어라? 그럼 이제 나이도 30대 진입?


이영희: 갑자기 제 나이는 왜요!!


김세평: 헉~ 무, 무서워라! 아무튼 철수 씨. 앞으로 잘 부탁해요.


박철수: 네! 선배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열정을 다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백선배: 저기, 철수 씨? 여기로 잠깐 와보세요.


박철수: 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김세평: 하하. 파이팅이 넘치는 신입이네요. 역시 신입 때는 열정이 넘칠 때지!


이영희: 그래도 걱정되긴 해요. 저렇게 처음부터 과하게 일하다 보면 금방 번아웃(burn-out) 될 텐데.


김세평: 어라? 영희 씨는 번아웃이란 것도 알아요?


이영희: 헐! 왜요? 제가 번아웃도 모를 거 같아요? 참나, 진짜 어이없네!


김세평: 어... 노, 농담입니다, 농담! 아하하하!!


이영희: 뭐에요 진짜. 아까 전부터 제 나이가 30대라니, 번아웃도 모른다니 그런 농담만 하시고!


김세평: 죄, 죄송합니다... 제가 아재라 아재개그를...


이영희: 으휴~ 진짜 완전 아재라니깐! 이번만 용서해 드릴 테니 다음부터는 그런 아재 개그는 절대 하지 마세요. 아셨죠?


김세평: 넵! (미안하지만 영희 씨. 아재 개그는 앞으로도 계속...)


이영희: 아무튼 선배님. 번아웃은 왜 이야기하신 거예요?


김세평: 네? 아아. 번아웃 하니까 저의 신입사원 시절이 생각나서요.


이영희: 어머, 왜요? 선배님도 신입시절에 번아웃에 걸리신 적이 있으세요?


김세평: 그럼요. 저도 신입 때 굉장히 열정이 넘쳤었죠. 취준생으로 3년 동안 고생 후 만난 회사였으니까요.

이영희: 헐? 믿을 수가 없어요. 선배님이 회사에 열정을?


김세평: 에? 믿을 수가 없다뇨?


이영희: 히히. 아니에요. 선배님. 계속 말씀하세요!


김세평: 흠흠. 아무튼 그 당시 제겐 믿음이 있었죠. 열정만 있으면 된다! 열정만 있으면 회사에서 잘 해나갈 거란 그런 이상한 믿음(?)이 있었죠.


이영희: 오? 방금 철수 씨 모습이랑 많이 비슷했을 거 같네요.


김세평: 하하. 맞아요. 그렇지만 그 믿음이 깨진 건 회사에 입사하고 얼마 있지 않아서였죠. 늘 넘칠 것만 같던 열정은 야근 몇 달 정도 하니 금세 바닥이 났죠. 그리고 번아웃이 찾아왔죠. 난생 처음 겪는 번아웃 증상이었어요. 에휴···.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이영희: 그러셨군요. 저도 예전에 번아웃 증상을 겪은 적 있어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어릴 때부터 그냥 무작정 열심히만 하면 뭐든 될 수 있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저는 진짜 뭐든 열심히 하면서 살았어요. 특히 대학생 시절에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아르바이트에, 학업, 그리고 취업준비까지!


김세평: 와... 영희 씨가 얼마나 치열하게 사셨는지 상상이 안 되네요.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이영희: 저 진짜 열심히 살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상하게 제 의지와 상관없이 막 몸이 무기력해지고 힘도 없고 그러더라고요. 그때 저는 처음으로 번아웃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때는 진짜 밥도 안 먹고 매일 누워만 있었어요. 정말 아무 것도 하기 싫어서요.


김세평: 그렇군요.


이영희: 그럼 선배님은 당시 번아웃은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김세평: 음······ 그 당시 제 일하는 모습이 과해 보였는지 어느 날 백선배가 저를 따로 부르더군요. 백선배는 제게 회사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버티는 것도 중요하다며 페이스를 조절하며 일하라고 하더군요. 근데 솔직히 저는 그때 백선배의 조언이 이해되지 않았죠.


이영희: 네? 왜 이해가 안 되셨어요?


김세평: 당시 저는 회사에 열정을 가지고 진취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래서 백선배의 회사에서 그저 버티라는 조언은 무슨 인생을 다 산 것 마냥 하는 이야기인 것 같아서 공감도 되지 않아 그냥 한 귀로 흘렸죠.


이영희: 흠······.


김세평: 그런데 직장생활을 어느 정도 해보니, 당시 공감하지 못했던 백선배의 버티라는 그 조언이 아주 꿀 같은 조언이었다는 걸 깨달았죠. 하하. 알고 보니 회사는 오래 다닐만한 곳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회사라는 곳은 그저 오래 버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열정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영희: 진짜 그러네요. 회사에서 버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열정이 있다라······.


김세평: 혹시 <럭키 드로우>라는 책 읽어보셨어요? 드로우앤드류라는 어느 유튜버 분이 쓴 책인데요.


이영희: 오! 저 그분 알아요. 유튜브에서 되게 유명하신 분이잖아요. 오, 그분이 쓴 책이 있는 줄은 몰랐어요.

김세평: 나중에 한번 읽어보시는 걸 추천 드려요. 마침 <럭키 드로우>란 책에서도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책 저자의 말로는 ‘열정의 실체는 사실 우리가 생각한 만큼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고 이야기해요.


이영희: 어머, 그런가요? 저는 열정을 생각하면 머릿속에 불꽃같은 것도 그려지고 그러던데요?


김세평: 후후. 그렇죠? 그러나 열정은 화려함보단 오히려 묵묵함에 가까워요.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 진짜 열정을 보이는 직원들은 사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일들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직원들이에요. 이들은 화려해보이진 않지만 이들의 묵묵한 열정으로 사실상 회사가 돌아갈 수 있던 거죠.


이영희: 흠···. 선배님이 그런 말씀하시니까 문득 정과장님이 생각났어요!


김세평: 정과장은 왜요?


이영희: 정과장님이랑 같은 팀에 있는 제 동기한테 들은 이야기인데요. 매일 아침마다 정과장님이 부하직원들 모아놓고 열정적으로 회사생활 해야 자기처럼 과장도 빨리 달 수 있다고 말씀하신대요.


김세평: 에고. 정과장 그 인간은 진짜 여전하네요.


이영희: 그런데 열정이랍시고 정과장님은 없는 일을 막 만들어 벌려놓고선 제대로 수습도 못한다는 거예요. 결국 다른 부하 직원에게 떠넘기고 본인은 도망간다는 거 있죠?


김세평: 에? 허 참, 그러니까 정과장처럼 열정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 인간들이 꼭 저렇게 일만 만든다니까요, 결국 본인들이 싸 놓은 똥 다른 이가 치우는 꼴이잖아요?


이영희: 그러니까요. 정과장님이랑 같은 팀에 있는 동기가 너무 불쌍해요.


김세평: 사실 그런 인간들에게 필요한 건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열정인데 말이에요.


이영희: 오,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열정! 선배님, 뭔가 재밌는 말인데요? 우리 회사 상사 분들에게 꼭 가르쳐주고 싶은 열정인데요?


김세평: 하하. 아무튼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철수 씨가 지치지 않도록 영희 씨가 신경 좀 써주세요.


이영희: 네. 물론이죠! 제 첫 후배니까 잘 챙겨야죠. 히히. 어? 저기 백선배님이 오시는데요?


김세평: 어? 그러네요?


백선배: 야, 김세평! 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뭐? 지방으로 전근신청을 했다고??


이영희: 네? 전근??


김세평: 헛? 벌써 소문이 난 건가? 이거 들켜버렸구만. 아하하하!


백선배: 야!! 이게 지금 웃을 일이야? 너 지방으로 전근신청한 게 사실이라는 거야?


김세평: 어. 사실이야.


이영희: 헐?!


백선배: 미··· 미쳤어? 왜 나한테 상의도 없이 그런 짓을 했어?


김세평: 백선배. 이따 따로 얘기하자 백선배. 지금 보는 사람이 좀 많네. 하하.


백선배: 세평아, 속상하게 왜 이래? 도대체 무슨 일이야! 어떤 미친놈이 코앞의 승진을 뿌리치고 자발적으로 지방에 내려갔다고 하고 하냐...


이영희: ······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우리 회사에서는 승진이 빠른 본사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직원들이 수두룩하다는 걸 전에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인사시즌만 되면 본사로 오고 싶다는 직원들의 요청이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반대로 승진에 불리한 지방근무를 직원들은 다들 꺼려한다는 것도 말이다.


그런데 우리 본사에서 승승장구 중이었던 세평 선배님이 지방근무를 자청했다고 하는 거다. 정말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다. 아니, 세평 선배님은 이번 인사 시즌에 가장 유력한 승진예정자라는 이야기도 돌았었는데! 헐?! 그럼 예정된 승진도 이번 지방전근으로 취소되는 거 아니야??


도대체 세평 선배님은 왜 이런 선택을 하신 거지?


······그리고 이제는 선배님과는 같이 일할 수 없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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