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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Jan 31.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51 모름인정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김창옥 <목소리가 인생을 바꾼다>


우리는 부끄러움을 당하는 것을 싫어한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모르는 게 나와도 묻지 않기 일쑤이다.


모른다고 말하면 그것도 모르냐고 무시당할까봐, 일부러 짐짓 알은 체를 한다. 그러나 이런 식이면 발전이란 요원한 일일뿐이다.


<논어><위정>편에서 공자는 제자인 자로에게 ‘안다’는 뜻을 이렇게 설명했다. 아는 것을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


즉 진정한 앎이란,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그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행동의 철학인 것이다.


남들 앞에서 발가벗겨지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부끄러움을 당하는 것은 화가 아니라 복이다.


김창옥 <목소리가 인생을 바꾼다>



“지금 설명한 거 이해했어? 모르겠으면 다시 설명해줄게.”


“네네, 이해했어요. 그만 설명하셔도 돼요.”


작년에 있었던 일이다. 신입사원이 우리 팀으로 배정되어 나는 신입에게 우리 팀 업무를 가르쳐주게 되었다. 나는 신입 친구에게 처음해보는 일이니까 모르는 게 생기면 그때그때 바로 내게 질문하라고 얘기해주었다. 그러나 신입사원 친구는 내 말에 계속 알았다고만 하고 질문은 하지 않았다.


참 이상했다. 일을 하면서 모르는 게 당연히 생길법한데 그 친구는 질문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모르는 거 있으면 질문해도 좋다고 내가 이야기하면 괜찮다며 손사래를 쳤다. 뭐지? 이 친구는 천재인가? 뭐 본인은 궁금한 게 없다고 하니, 나는 그 친구가 알아서 잘하겠거니 하고 내 일에 집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무실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를 받아보니 우리 회사 고객이었다. 그런데 전화를 건 고객은 다짜고짜 직원들 관리 제대로 안 하냐며 내게 버럭 화를 냈다. 나는 그게 무슨 소리냐며 고객을 진정시키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알고 보니 신입사원 친구가 그간 그 고객이 의뢰한 일이란 일은 죄다 망쳐놓고 있던 거였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고객은 신입사원 친구에게 항의했지만 뭐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았고(?), 결국 고객은 다른 직원을 찾아보다가 나랑 연락이 닿았던 거였다.


나는 고객을 진정시키고 신입사원 친구가 저질러놓은 일들을 수습했다. 다행히 내 선에서 수습할 수 있던 건이어서 잘 마무리 짓고, 고객에게 통화로 사과한 후 나는 신입사원 친구를 찾아가 물었다.


“아니, 내가 모르는 거 있으면 분명 물어보라고 했잖아? 지금 나는 내 일하도 하나도 못하고 네가 저질러놓은 거 수습하느라 오늘 일과를 다 보냈어. 왜 나한테 안 물어보는 거야?”


“죄송합니다. 그게 선배님이 바쁘신 것 같기도 하고……, 또 질문하다는 것이 조금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뭐? 자존심? 네가 지금 배우는 입장에서 자존심 챙길 상황이야?”


소통강사로 유명한 김창옥 강사의 저 <목소리가 인생을 바꾼다> 책에선 이런 말이 나온다.



“우리는 부끄러움을 당하는 것을 싫어한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모르는 게 나와도 묻지 않기 일쑤이다.”


“모른다고 말하면 그것도 모르냐고 무시당할까봐, 일부러 짐짓 알은 체를 한다.”



신입사원 친구는 자존심이 강했다. 비록 그 친구는 신입이었고, 일을 배워야하는 입장이었지만 자존심도 챙기고 싶었다. 그래서 모르는 게 있어도 그게 자신의 단점으로 비춰질까봐 그냥 얼렁뚱땅 넘어갔던 거다.



“<논어><위정>편에서 공자는 제자인 자로에게 ‘안다’는 뜻을 이렇게 설명했다.”


“아는 것을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


“진정한 앎이란,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그 한 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나는 신입 친구에게 이제 회사에 막 들어온 신입이 회사 일 모르는 건 당연한 거고, 이건 자존심과 별개의 문제라고 재차 이야기해 주었다.


나는 신입 친구가 내게 약속해주길 원했다. 앞으로 모르는 게 있으면 꼭 물어보면서 배워나가기로. 그 친구는 내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


그렇게 며칠이나 지났을까? 한동안 나한테 와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던 신입 친구는 또 얼렁뚱땅 넘어갔고, 결국 다른 고객으로부터 항의전화까지 오게 됐다. 에휴, 회사생활을 내가 그렇게 오래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 특이한 직원(?)은 정말 처음이었다.



“남들 앞에서 발가벗겨지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부끄러움을 당하는 것은 화가 아니라 복이다.”



지금은 그 신입 친구와 같이 일을 하고 있진 않다. 가끔 나는 그 친구의 근황이 궁금하긴 하다. 아직도 자존심을 챙겨가며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을까?


혹시 당신도 지금 회사에서 일적으로 무언가를 배워야 하는 상황인가? 그렇다면 당신의 직급이 높던, 낮던 상관없이, 모르는 게 있으면 먼저 자신의 모름을 인정하고 배움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자신의 모름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자는 분명 주위에서도 많은 도움을 줄 거다.


나는 당신의 직장생활 가운데 배움을 위한 자신의 모름인정이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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