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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Feb 03.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54 의존안해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내 제안은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자기 안에 있는 ‘회사 의존도’를 낮추라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돈’과 ‘인사’에 연연하지 말자는 것이죠.


부업을 하라는 게 아닙니다. 생활을 점검하고 돈 들이지 않는 즐거움을 찾아보자는 뜻입니다.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렇게 회사에 의존하지 않는 자신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분명 일 본연의 기쁨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일이란 원래, 사람을 만족시키고 기쁘게 할 수 있는 훌륭한 행위입니다.


돈을 벌기만 하면 뭐든 해도 좋다는 것은 일이 아니라 사기입니다.


회사는 나를 만들어가는 곳이지, 내가 의존해가는 곳이 아닙니다. 그걸 알게 된다면 회사만큼 멋진 곳도 없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퇴사하겠습니다>



“세평 씨, 회사를 쉬는 게 좋을 거 같네요. 진단서 끊어드릴 테니 회사에 제출해보세요.”


“네? 선생님, 저보고 회사를 쉬라고요?”


원인모를 두통과 지속되는 불면증, 그리고 회사를 쉬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소견. 그렇게 갑작스레 맞이한 휴직 이후 어느덧 10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 다행히 몸은 회복되었고 이제 나는 다시 회사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처음 회사를 쉬게 될 때, 6년 동안 열심히 다니던 회사를 이제 나가지 않게 되니 무언가 어색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의 삶에 길들여진 내가 직접 하루의 스케줄을 정해보려고 하니 쉽지 않았다. 그동안 내가 회사가 정해준 시간에 묶여 지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렇다. 나는 나의 시간을 회사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제 회사에서 나오던 월급이 반 토막이 나버렸다. 반 토막이 난 수입으로 나는 생활비, 월세, 대출이자 등 어떻게든 생계를 감당해야만 했다. 나는 평소 회사 월급에 의존하며 유지하던 기존 씀씀이를 손보고 있던 중, 내가 그동안 회사 월급에 그저 묶여 살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렇다. 나는 나의 경제를 회사에 의존하고 있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 자신을 소개할 때도 어색해졌다. 예전에는 내 자신을 소개할 때 늘 무슨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막상 회사를 쉬게 되니 이제는 나를 소개할 때 단순히 내 이름과 사는 지역만 언급한다. 그동안 나는 나 자신을 소개하는 것마저도 회사를 의존하고 있었다는 걸 느꼈다. 그렇다. 나는 나의 이름도 회사에 의존하고 있었다.


50세 늦은 나이에 퇴사한 이나가키 에미코는 자신의 퇴사를 준비하고, 겪던 과정을 담은 <퇴사하겠습니다>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내 제안은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자기 안에 있는 ‘회사 의존도’를 낮추라는 것입니다.”



나는 집 근처 작은 도서관에서 만난 이 책을 읽다 무릎을 탁 쳤다. 마침 나는 내가 회사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 중이었다. 그래, 이제 내게는 내 안에 있는 ‘회사 의존도’를 낮추는 도전이 필요했다.



“부업을 하라는 게 아닙니다. 생활을 점검하고 돈 들이지 않는 즐거움을 찾아보자는 뜻입니다.”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렇게 회사에 의존하지 않는 자신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분명 일 본연의 기쁨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점입니다.”



회사를 쉬어보니 깨달았다. 내 시간, 경제, 이름 등등. 뭐 내 인생 자체가 회사에 묶인 거나 다름없었다. 이게 내 자신인지, 아니면 회사인지 헷갈린 판이었다. 이제 내게는 회사에 의존하지 않는 내 자신을 만들어낼 도전이 필요했다.



“일이란 원래, 사람을 만족시키고 기쁘게 할 수 있는 훌륭한 행위입니다.”


“돈을 벌기만 하면 뭐든 해도 좋다는 것은 일이 아니라 사기입니다.”



일하다가 몸이 아팠다. 일 때문에 몸에 병이 났다. 아니, 책 저자의 표현대로 일이란 원래 사람을 만족시키고 기쁘게 할 수 있는 훌륭한 행위가 아니었던가? 도대체 일을 통한 나의 만족과 기쁨은 어디로 간 것일까? 그 잘난 적은 월급이 뭐라고 나는 내 자신에게 사기를 치고 있던 것일까?



“요약하자면 ‘돈’과 ‘인사’에 연연하지 말자는 것이죠.”


“회사는 나를 만들어가는 곳이지, 내가 의존해가는 곳이 아닙니다. 그걸 알게 된다면 회사만큼 멋진 곳도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책을 폈다. 그렇다. 나는 이제 회사가 아닌 책을 의지하기로 했다. 회사에 돌아가서도 나는 오늘처럼 책을 붙들 거다. 그렇기에 이제 ‘돈’과 ‘인사’에 연연하던 지난 나의 회사 시절에 안녕을 고한다. 그리고 책이 알려주는 ‘지혜’와 ‘꿈’을 환영할 것이다. 그렇게 책이 주는 지혜를 통해 나만의 꿈을 꾸고, 찾고, 그리고 이룰 것이다. 비록 내 몸은 회사에 있을 지라도!


혹시 당신도 회사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제 회사에 묶여있는 당신을 조금씩 풀어주도록 하자. 회사에 당신이 더 느슨하게 의존할수록, 그간 잊고 있었던 당신만의 본연의 기쁨을 조금씩 되찾게 될 거다.


나는 당신이 회사를 의지하지 않고 본의 당신을 아낄 줄 아는 ‘의존 안 해’ 직장인이 되길 진심으로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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