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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May 02. 2024

5. 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밝은 세상」


처음 읽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위험한 관계’였다.  

사랑이라 생각하고 결혼했던 사람이 계획적인 음모를 가지고 주인공을 철저히 이용하면서 삶을 파멸로 이끄는 내용이었다.  

결국 정신을 차리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지만 상처받은 마음은 나에게까지 전해졌었다.


누군가를 믿고 마음을 준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그때 반전과 인간관계의 의미 등이 재미있게 그려져서 계속 작가의 작품을 찾아 읽었다.  

‘빅 피쳐’, ‘모멘트’, ‘행복의 추구’, ‘파리 5구의 여인’.  그리고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 ‘템테이션’이다.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자신의 일에 대해 열정이 있으나 초반에는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결국 소설이기에 가능할 것 같은 기회들을 잡고 성공한다.  

이런 부분을 읽을 때면 생각나는 게 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재능을 갖고 성공하고 싶다.’  

예술적 경지에 오른 사람들을 보며 가끔 떠올리는 말이다.  물론 그 예술인들은 피나는 노력으로 그 자리에 우뚝 서게 되었겠지만 타고난 자질이 있어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을 것만 같다.  

노력하기 귀찮은 소인배의 핑계겠지.


다시 소설로 돌아와서 ‘템테이션(유혹)’에 빠진 주인공 데이비드는 성공의 최정상에서 밑바닥으로 추락한다.

하지만 그 바닥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파멸이 억만장자인 필립의 유혹 때문이 아니라 그의 자만심과 교만 때문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깨닫는다.  

해결 또한 혼자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도움을 받아 하게 된다.  

사회 안에서 한 인간이 하는 성공은 서로 아껴주는 관계가 있을 때만 의미 있다고 여겨진다.  


뭔가 이루어내고 싶은 욕망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인정받고 싶을 때 더 활활 타오르는 것 같다.(반대의 경우도 있긴 하다.)  

우리는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다는 말을 하지만 그저 ‘그래야 한다’라고 당위성을 주장하는 정도가 아닐까.     


길가의 명자꽃(명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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