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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김형경 「사람풍경」

by 바람


'모든 어른들은 아직 마음속에 아이를 지니고 있다. 그 아이의 욕구를 채워 주어야 진짜 성장할 수 있다.'




예전에 심리학 책들을 읽으며 알았던 내용이지만 소설 주인공이 정신분석을 받으며 이야기해 주니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내가 겪는 마음의 갈등과 모순들을 정확하게 집어내는 주인공의 표현이 섬찟할 정도로 나의 속을 까발려준다.

그가 느끼는 상실감을 나도 그대로 느낀다.


현재의 내 모습이, 성취하는 것에만 급급해하고 행복하지 않은 내 모습이 그저 어린 시절 부성 결핍에서 오는 애정과 인정 욕구 때문만일까 궁금하다.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나의 화두다.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무사히 잘 지내는데 나는 왜 자꾸 이게 아니다, 이런 게 아니다는 생각만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을까.

원하는 일을 해도, 하기 싫은 걸 하지 않아도 늘 이 자리가 아닌 다른 곳을 꿈꾼다.

현재를 살지 못한다.

막상 원하는 곳에 간다고 해도 이 패턴은 반복된다. 그러니 이제 뭔가를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면 또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아깝기도 해서 성취할 만한 뭔가를 저지른다.

아이고.. 어지럽다. 정신분석을 받아봐야 하나.


다산생태공원의 보리수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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