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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

-공지영 「해냄」

by 바람


공지영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오래전에 읽었는데 전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아 다시 집어 들었다.

이 소설 이후로 베스트셀러작을 연속으로 내면서 비판(비평이 아니라)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80년대 운동권들의 삶을 팔아 글을 쓴다는 걸로.

하지만 비평가가 아닌 순수한 독자로서 나는 이런 소설 덕분에 그 당시 독재에 저항하던 학생들의 순수한 열정과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유시민 작가의 ‘나의 한국현대사’에서 알게 된 서울의 봄, 광주민주화운동 등의 생생함과 건조함은 그 나름대로 내 마음을 두드렸고 그때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는 또 다른 떨림을 준다.


그런 시대적 상황에서 나는 어땠을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당하면서 대의를 위하여 행동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러니 그 살벌한 시대에 아무리 작은 저항을 했더라도 그런 사람들의 ‘행동하는 양심’(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 말이다) 덕분에 그나마 이 정도로 민주화된 세상에서 웬만한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부조리가 많다.

가부장적 권위주의, 청산하지 못한 친일, 자본이 인간성을 먹어버린 갑질.

갑질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부자가 되어야 하는 현실에서

결국 교육이 망했다.

진짜 공부가 아닌 좋은 대학, 좋은 회사를 가기 위한 초, 중, 고의 획일적 교육.


나는 어떤 행동으로 내 양심을 우리 사회에 보탤 것인가.


길가의 회화나무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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