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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생각의 길」

by 바람


‘세상을 바꾸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물을 가르고 온 것 같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시민 작가에게 했던 말이라고 한다.

한 나라의 최고 위치에 있었던 사람도 무기력을 느꼈던가보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늘 ‘그럼 뭐 하나 지금도 겨우 이렇게 사는데’ 라며 염세적인 생각에 빠져있다.

가족들과 내가 건강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걸 안다. 공부하고 일하면서 애써 잘 살아온 것이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다.

타인이나 사회를 위해 지금 뭔가를 하지 못해도 내 책임인 자식들을 키우고 나면 나보다 약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꼭 쓸모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다짐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마음에는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도 밉고 나는 왜 편하게 살지 못하고

나랑 맞지도 않는 일을 주구장창 해야만 먹고 살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이 도사리고 있다.


나도 이런데 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한 사람들은 얼마나 고단할까.

정말 힘들게 물을 거스르며 앞으로 나아갔는데 뒤돌아보면 다시 그 상태라는 걸 알아차릴 때의 막막함이 느껴진다.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작가는


‘삶에서 기쁨을 느끼고 자기 삶에 만족하여 마음이 흐뭇한 상태’라고 답한다.


‘언제 이런 흐뭇함을 느끼는가?’


‘스스로 설계한 삶을 자기가 옳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살면서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성취했을 때’


내가 늘 염두에 두고 살고 싶어 했던 방식이다.


‘자기 결정권을 제약당하거나 빼앗긴 사람의 인생은 행복할 수 없다.’


길가의 좀작살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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