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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Jul 24. 2024

64. 끌림

-이병률 「달」


읽다가 그저 가벼운 한 줄 글에도 멈칫하며 이어가지 못했다.  

많은 마음과 사랑을 가지고 있는 사람 같다.  

십 년 가까이 여행을 다니며 느낀 상념과 경험들을 사진과 함께 풀어놓은 책이다.  

내가 책을 읽고 독후감이라고 쓰는 글들이

그저 내 일기에 속마음을 꺼내놓고 싶어서인 것처럼 여행지에서의 경험과 사람들에 대해 쓰면서도 작가는 항상 내면의 어떤 마음을 보인다.  

그걸 느낄 때마다 내 마음도 반사된다.  

마음과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어떤 생각들이 이런 책을 읽을 때 나에게 더 찰싹 달라붙어 버린다.  

떨치고 싶은데, 놓아버리고 가볍게 앞으로 나가고 싶은데 내 걸음은 무겁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은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사람에게 실망할까 봐 혼자 다니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실망시키거나 내가 그럴까 봐.  

누구도 누구를 어쩌지 못한다는 걸 알지만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적어도 나를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서운하게 하지 않았으면

나에게 따뜻한 마음을 많이 내주었으면..

이런 바람도 있을 것이다.     


이병률 작가가 대표로 있는 달 출판사와 마이달링커피에 찾아가 봐야겠다.  

사랑이 많아서, 그걸 내놓다가 상처받은 일이 많아서 두껍고 딱딱한 외투막을 겹겹이 싸고 여행을 다니는 작가의 공간을 느끼고 싶다.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가면 됩니다.’     


비슷한 마음에 또 놀란다.  


선운사 가는길의 진노랑상사화

(Yellow surprise l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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