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많이 좋아했지

by 흐르는 물

내가 너를 많이 좋아했지.

너랑 함께 있고 싶어서, 피가 나도 웃었지.

피가 나는 이유가 내 탓 같아서,

물길처럼 흘러내리는 날이면 더 웃었지.


아기가 생기고 가족 구성이 완벽해서 희망을 가졌지.

이젠 함께 기꺼이 주고 받는 사랑을 할거라고.


너의 등뒤에서, 아이와 나는 울었지.

네가 한번씩 휘저을 때마다

보금자리는 폐허가 되었고,

우린 안식처를 잃고

마음거리를 정처없이 떠돌았지.


노력하고 애쓰면,

너도 사람인데 알아줄거라고 믿었지.

내가 더 이해하고, 내가 더 진심 담으면

달라지는 나로 인해,

우린 행복할거라 생각했지


내 눈과 귀가 너를 향해 기울고,

내 맘은 너를 감싸고 이해하느라

내 아이가 내 등뒤에서도 울고 있다는 걸,

아파한다는 걸 몰랐지.


너는 나한테 빚쟁이처럼 늘 달라고만 하지.

내가 너로인해 티끌이라도 이익을 얻을까 안달 하면서

자기가 손해보고 있는 것처럼,

늘 분하고 억울해 했지.


나는 지금도 너를 좋아하지.

네가 조금만 부드러워지면

내 맘은 스르륵 녹아

어느세 또 너를 용서 하고 있지.


지금도 너의 경제 흐름은 유흥에 있고,

너의 관심은 온통 너 자신에게 있지.

기복 심한 기분으로 선택하는 행동,

중간 없이 극단으로만 달리는 감정,

너만 옳다는 믿음.


떠나라, 떠나라하며

상처를 반복 때리며 마음을 조각내는데도

떠나지 못한 나.

떠나라, 떠나라하며

자신만 존재하겠다 밀어내면서도

떠나 보내지 못하는 너.


이제 나는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지.

멍과 흉터로 얼룩진 세월을 덮고

다른 곳을 바라보며,

다시 꿈을 꾸는 나.

비로소 느껴지는 넉넉한 산소


너는 남편 역활이 안되는 나르시시스트.

나는 스톡홀름 증후군에 걸린 여자.


너는 너의 길로, 나는 나의 길로,

이제 안녕하며, 서로 손 흔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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