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은 야채가 맛있어서 먹는 거였다.

꽃 봉오리

by 글짱

스무 살, 서른 살, 마흔 살이 되면서

가끔 앞선 동료의 뒷모습만 바라보는 내가,

아쉽고, 안타깝고, 하찮게 여겨질 때가 있고

같은 동년배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데

먼저 자립하고 성공한 동급생을 보며

자괴감과 시샘의 외다리에서

갈팡질팡 괴로울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감정은 결국 내 안에서

내가 만든 기준과 내가 맞춘 틀에 스스로를 빠트렸기에

생겨난 못난 자존심이 들먹이는 핑계이다.


내가 그들에 뒤에 있다고

내가 멈춘 것도 아니고

내가 앞을 향해 걷지 않는 것도 아니며

내 등을 보며 따라오는 사람도 있고

앞서 걷는 나를 보며 동경하는 사람도 있다.


먼저 성공했다고, 먼저 자립했다고

그들에게만 특별한 미래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평지를 걷는 듯한 나에 비해

비탈길을 걷는 그들이 지치거나 주저 않기 쉽고

실패에 대한 부담과 불안이

나의 지금과 별만 다르지 않은 무게일 것이다.


계절마다 각기 다른 시기에 꽃이 핀다.

사람살이에도 각기 다른 시기의 개화와 만개가 있다.

때가 되면 나도 피어날 것이고

설령 아직 피지 못한 꽃 봉오리라 해도 꽃이 아닌 게 아니다.

지금에 나는 결코 부진하지 않다.

아직 피어날 시기가 아닌 꽃 봉오리일 뿐이다.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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