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했구나..

일상기록

by 글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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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기를 시작하면서 크고 작은 쓰기가 일상이 되었다.

별스럽지 않은 글들에 감정을 담기가 제법 쉬워진 날들이 쌓이는 게 보이기도 하고

어떤 날에 키보드만 두드려도 문장 하나 뚝딱 완성시키는 내가 으쓱하기도 했다.


그래서 공저 글쓰기에 선뜻 참여 의사를 밝혔고, 주제가 정해졌을 때 중간만큼은 쓸 줄 알았다.

퇴고 원고를 받고, 또 받기 전까지..


첫 번째 퇴고 원고는 출근 3시간 전에 완성해서 그나마 쓸만했다.

아니 쓸만하게 여겨졌다.


[중반까지 흐름이 좋으나 감정선이 후반부에 갑자기(약하게) 꺼지는 느낌이 있음. 개인적인 고백을 넘어 “아, 내 마음이야”라고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문단이나 문장 요청.]


그러나 두 번째 작가 각자에게 주어진 요청이 또렷해진 퇴고를 받고는 더 이상 쓸만할 여유가 없어졌다.

나름 고심해서 고른 문장이고 나름 다듬고 다듬은 감정인데 전달력이 부족하다는 말은 곧 다시 처음부터라는

말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문장을 빼고, 어떤 문장을 넣어야 할까.. 고민 위로 주어진 시간에 반드시 써내야 한다는 강박이

요청받은 날로부터 머리 가득 반복하고 반복한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금, 토, 일 3일이다. 3일 안에 쓰자"


3일 안에 쓰지 않으면 다시 시작되는 월요일에 두려워질 것이고, 해야 할 일이 미뤄질 것이고

그럼 또다시 강박에 시달리게 될 것이고, 그럼 글쓰기 의지가 꺼질 것 같았다.


나 아직 세 번째 책 프롤로그도 못 썼는데....


그렇게 금, 토, 일 모두가 잠든 시간에 노트북을 켰다.


첫날은 다른 작가님들 글을 읽고, 대표님의 주신 피드백을 비교했다.


어느 글에는 대표님 피드백이 없어도 될 만큼 완성도 있었고, 쉽게 흡입되는 공감력이 부러웠다.


"다들 진짜 잘 쓴다"


혼자 중얼거리는 말인데, 혼자 낯부끄러운 말이 된다.


둘째 날 3시간을 앉아 있었는데 문장은커녕 빼낸 자리를 메우지도 못하고 쓰고 지우기만 반복하다 아침 해가 떴다.


이제 마지막이다.. 오늘은 진짜 써야 한다..


자정에 열린 노트북이 새벽 5시에 겨우 뚜껑은 닫았는데 어느 문장이 독자 마음에 닿을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나... 글 쓰기에 자만했구나.... 높게만 느껴지는 독자의 감정이, 작가로 자신할 수 없는 지금이.. 세 번째 퇴고 요청받기가 무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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