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 분식 아주머니에게서 배운 겨울의 온기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거리마다 붕어빵 굴뚝에서 김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 향기를 따라가다 보니, 문득 ‘현주 분식’ 아주머니가 생각났다.
내가 애들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요.
그 말을 하며 아이들에게 떡볶이 한입, 붕어빵 한 마리라도 더 쥐어주시던 그분.
그 따뜻한 마음이 그리워, 일부러 차를 몰았다.
아주머니께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가게 앞 귀여운 메모판이 눈에 들어왔다.
손님이 1,000원을 내면 1마리 (300원 내주고)
2,000원을 내면 3마리 (100원 내주고)
‘후후, 여전하시네.’
그녀와 꼭 닮은 유쾌한 메모판에 절로 미소가 났다. 저 멀리서 잔돈을 바꾸러 갔다 돌아오는 아주머니가 보였다. 1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대번에 알아보며 말했다.
“이모~ 오랜만에 왔네!”
그 반가운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활짝 피었다.
“슈크림 붕어빵 3개 주세요!”
바삭한 꼬리를 베어 물며 뜨끈한 어묵 국물을 들이키는데, 택배 기사님이 차를 세우고 다가왔다.
“삶은 계란 있어요?”
“몇 개 줄까?”
“그냥 남은 거 다 주세요~”
“또 이걸로 밥 때우려구요?
뜨끈한 어묵 국물이라도 한 사발 하고 가요.”
그는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뜨끈한 국물보다, 잠시라도 머물 틈이 더 간절한 사람 같았다.
아주머니는 잠시 그를 바라보더니, 아무 말 없이 붕어빵 두 개를 봉지에 밀어 넣었다. 봉지 안에서는 아직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가 떠난 뒤 내가 물었다.
“저분, 자주 이렇게 식사하시는가 봐요.”
“맞아요. 그래서 내가 가끔 붕어빵 몇 개 슬쩍 넣어드려요.”
그녀는 눈을 찡긋하며 웃었다.
때론 아이들을 위해 떡볶이와 어묵을,
때론 어른들을 위해 계란을 삶는 사람.
그녀의 온정은 계절을 넘어,
여전히 사람들 사이를 따뜻하게 덮고 있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굽히던 건 붕어빵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온기였다.
어묵 국물은 식어도,
그 마음의 김은 여전히 피어오른다.